죽음 부른 태권도 편파판정 진상 조사, '왜 늦어지나?'

태권도조선 입력 2013. 6. 3. 11:58 수정 2013. 6. 3. 11: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분짜리 영상 분석하는데 6일도 모자라..

세상에서 가장 강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지만 권력 앞에서는 매번 치욕을 당해야만 했다. 수많은 제자와 주변인들로부터 존경받는 태권도 지도자라도 코트 위의 포식자들에게는 대항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을 가장 믿고 사랑하는 아들에게 항의 한 번 제대로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일이었을까? 아버지의 머릿속에는 계속 극단적인 방법만 맴돌았다. '내 한목숨 버려서 태권도 경기가 공정해 진다면...' 태권도 지도자이면서 선수의 아버지였던 故 전 모 관장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대신 경기가 깨끗해지기를 바랐다.

사건이 불거지자 서울시태권도협회(회장 임윤택)가 팔을 걷어붙이고 조사에 착수했다. 면밀한 분석과 엄격한 잣대로 해당 심판을 징계해 잘못을 바로 잡을 기세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태권도계에 악습이 사라질 수도 있다 기대했다.

그런데 고인이 그렇게 세상을 떠난 지 6일이 지난 현재까지 조사 결과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진상조사위원회가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 30일 오후 4시 첫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이렇다 할 내용이 없어 기자들의 불만을 샀다. 동영상을 보면서 문제가 됐던 경고 사항에 대해 해명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구도 거절했고, 참석이 예상됐던 주심도 오지 않았다. 지난 31일 다시 개최한 기자회견도 역시 내용은 없었다.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이라고 밝힌 A 서울시태권도협회 부회장은 "정확한 분석을 위해 좀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곧 공식적 발표가 있을 테니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할 뿐 조사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함구 했다.

여기서 말한 자료라는 것은 동영상을 의미한다. A 위원장에 의하면 영상판독용으로 촬영한 고화질의 영상은 이후 진행된 다른 경기를 촬영하기 위해 삭제돼 남아 있지 않은 상태. 현재 이미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진 고인이 촬영한 것과 상대팀에서 찍은 다른 각도의 것 한 개까지 총 두 개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태권도협회 측이 영상을 입수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난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채 10분도 되지 않는 동영상 두개를 분석하는 데에 6일 이상이 소요 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그런데도 아직 더 조사할 것이 남았다는 서울시태권도협회의 속내를 더더욱 알 수 없다는 것이 여론이다.

서울시태권도협회가 명확한 기준으로 잘잘못을 가리려는 것인지 아니면 대회 주최 측과 당사자들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 의혹만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신병주 태권도조선 기자[sign23@nate.com]

▲자살한 관장의 유서 전문,'바다 한가운데 뿌려줘...'▲'50초에 경고 7회' 자살 부른 심판판정 경기영상 공개▲편파 판정에 관장 자살 "아들아! 미안하다"▲경악! 태권도 성지 국기원에 쓰레기, 똥물 세례▲죽음 택한 관장, '아들에게 남긴 문자' 최초 공개▲태권도팀 '부정부패' 쉬쉬 넘기는 삼성 에스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