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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올림픽 베스트7', 우승만 남은 조효비의 인생역전

조이뉴스24 | 입력 2012.09.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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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뉴스24 >

[이성필기자] 불과 1년 전, 그는 실업자 신세였다. 계약 문제에 이견이 생기면서 '코트 위의 미아'가 됐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그는 벌어놓은 돈이 다 떨어져가자 아르바이트까지 생각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핸드볼만 해왔던 그에게는 모든 게 막막했다.

2010년 핸드볼큰잔치에서 신인상을 받았고 지난해 핸드볼코리아컵에서 득점왕까지 올랐던 레프트윙 조효비(21, 인천시체육회)의 인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했다.

핸드볼을 다시 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 대학 입학, 소속팀 인천시체육회와의 화해 등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소녀가장'인 조효비에게 해외 진출은 부담스러웠다. 할머니를 두고 가야 한다는 것 자체를 상상할 수 없었다. 대학 입학은 역시 돈이 들어가는 문제였다.

고민을 거듭하던 조효비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해체한 용인시청을 인수해 새로 창단한 SK루브리컨츠(현 SK슈가글라이더즈) 입단 기회가 온 것이다. 입단테스트에서 조효비는 1년간 코트를 떠난 공백이 무색하게 날카로운 슛을 던졌고 현란한 스텝을 보여줬다. 할머니에게는 입단테스트 사실도 알리지 않을 정도로 독한 마음을 먹고 나섰다.

그러나 인천시체육회는 조효비의 이적동의서를 발급해주지 않았다. 이견이 있었지만 조효비가 돌아와 팀을 바로세워주기를 바랐다. 임영철 감독도 조효비를 불러들이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제시했다.

우여곡절 끝에 조효비는 인천시체육회로 돌아왔고 곧바로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조효비 사태를 계기로 대한핸드볼협회는 선수단 관리규칙 공청회를 열어 계약, 이적 등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등 제도 개선 움직임을 보였다. 아마추어 관습을 답습하던 핸드볼계에 조효비 문제가 규정 정비의 계기가 된 셈이다.

조효비는 대표팀에서 레프트윙 1인자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제2의 임오경'으로 불릴 정도로 강단과 끈기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놀랍게도 조효비는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강해졌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완벽하지 않은 체력으로도 8경기에 출전해 32골을 터트리며 전체 득점 부문 공동 8위에 올랐다. 스페인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경기종료 버저와 동시에 던진 슛이 1초 차이로 득점 인정이 되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고 한국도 무관에 그쳤다.

그래도 주포 김온아(인천시체육회) 등 핵심 전력이 줄줄이 부상 당한 상황에서도 조효비는 대표팀이 무너지지 않도록 라이트백 류은희(인천시체육회)과 함께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골문을 향해 볼을 던졌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조효비의 기량을 인정하며 베스트7에 선정했다. 2016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충분히 주축이 될 자격을 얻은 셈이다.

런던올림픽 출전 여독을 채 풀지 못한 조효비에게는 코리아리그 우승이라는 큰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팀이 우승하는 자리에 없었던 한을 이번에 풀겠다는 각오다. 71득점, 21도움을 기록하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인천시체육회가 SK슈가글라이더즈를 이기면 지난해 결승 상대였던 리그 1위 원더풀 삼척(삼척시청)과 재대결을 벌인다.

조효비는 "너무나 지쳐 있지만 꼭 팀에 우승을 안겨다 주고 싶다. 전반기 때 너무 못해서 후반기에 잘하려고 노력했다. 우리팀은 연령대가 높아서 젊은 나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더 뛰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할머니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최선을 다하는 조효비를 보며 "그저 경기에 뛰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라고 손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는 조효비다. 그는 "올림픽은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 언젠가는 유럽에서도 뛰어보고 싶다. 일단 지금은 팀을 바로세워 우승을 안겨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반드시 큰일을 해내겠다고 선언했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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