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조순영 수영 감독의 눈물

전명훈 2012. 9. 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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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잠시라도 선수를 더 챙기려다 일어난 일이었다.

패럴림픽 수영 대표팀의 조순영 감독이 이인국의 실격에 얽힌 뒷이야기를 눈물로 털어놓았다.

이인국은 31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 파크 내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 패럴림픽 수영 남자 배영 100m S14(지적장애) 결승 출발선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기 시작 직전 런던패럴림픽조직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낸 결승 선수 명단의 맨 아래에는 "이인국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예비 선수가 이인국 대신 출전한다고만 적혀 있었다.

예선 성적 1위로 결승에 오른 이인국이 출전하지 않은 채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경기가 끝난 지 1시간 이상이 흐르고 나서 조직위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실격 사유는 '3분 지각'.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경기 시작 20분 전까지 집합 장소인 '파이널 콜룸'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인국은 17분 전에야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이 조직위의 설명이었다.

충혈된 눈으로 취재진을 만난 조순영 감독은 선수가 늦은 사실은 인정한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사정이 있었다.

지적장애인 선수인 이인국은 선생님이나 가족처럼 돌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태가 된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조 감독은 결승 시작 30분 전에 '퍼스트 콜룸'에 들어가서 이인국을 돌보고 있었다.

국내 대회에서는 세계 수준의 성적을 내다가도 국제 대회만 나오면 성적이 뚝 떨어지는 이인국이 예선에서 경쟁자들보다 훨씬 앞설 수 있었던 것도 항상 조 감독이 이인국을 '엄마'처럼 돌봐준 덕분이었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무대인 패럴림픽 결승을 앞두고 긴장한 선수의 심리 상태를 안정시키려던 조 감독의 마음 씀씀이가 '규정선'을 넘어서고 말았다.

코치나 감독이 함께 입장할 수 있는 퍼스트 콜룸과는 달리 파이널 콜룸에는 선수 혼자만 입장할 수 있는데 조 감독은 조금이라도 더 이인국을 돌보려다가 시간을 확인하지 못하고 파이널 콜룸 입장 시간에 3분 늦고 만 것이다.

경기를 앞두고 얼마든지 돌발행동을 할 수 있는 지적장애인 선수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규정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단칼에 이인국을 실격시켜 버렸다.

시간이 다 됐으니 입장하라는 안내도 없었다.

조 감독이 애걸복걸하며 사정을 설명했지만 심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을 전부 영어로 전달하지 못했던 것이 한이었다.

조 감독은 취재진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면서 울컥했는지 몇 번이나 말을 멈췄다.

결국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예선 성적에 따라 선정된 2명의 예비선수(예선 기록 9·10위) 중에서 경기장에 나타난 일본의 쓰가와 다쿠야(예선 10위)가 출전 기회를 잡았다.

츠가와는 이 대회에서 6위를 차지했다.

"죄송하다"며 몇번이나 눈물을 훔친 조순영 감독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하긴 했지만 (조직위에서)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실격된 이인국은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jun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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