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박지성이 7시즌을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제2막을 펼친다. QPR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중 17위로 간신히 강등을 면한 팀이다. [중앙포토]

'산소탱크' 박지성(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영국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6일(한국시간) "박지성이 맨유를 떠나 QPR로 이적한다. 이적료는 500만 파운드(약 88억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QPR은 9일 오후 11시 영국 런던 밀뱅크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지성 영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마크 휴스 감독과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이 참석한다. 그동안 QPR이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기성용(23·셀틱)은 6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올림픽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나는 100%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 역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프로 데뷔 후 4번째 팀에서 활약하게 됐다. 박지성은 교토 상가(일본)-에인트호벤(네덜란드)을 거쳐 2005년부터 7시즌간 맨유에서 활약했다. 지난 시즌 17위 턱걸이로 1부 리그에 잔류한 QPR이 EPL에서 잔뼈가 굵은 박지성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원했다. 박지성은 맨유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회 등 다수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최근 여러 시즌 동안 유럽 내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도 고사해 왔던 박지성이 QPR의 제의를 수락한 건 팀 내 입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애슐리 영, 루이스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 등 어린 경쟁자들에게 밀려 충분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로도 마이클 캐릭, 라이언 긱스 등의 벽을 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가가와 신지의 합류로 팀 내 '아시아 간판' 지위도 위태로워졌다. 쓸만한 중앙 미드필더가 부족한 QPR에서는 동료 선수들을 리드하며 구심점 역할을 맡을 수 있다.

　QPR 입장에서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아시아 마케팅 강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QPR의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아시아 최대 저가 항공사 에어아시아를 소유하고 있다. QPR은 14일부터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거치는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1882년 창단한 QPR은 1만8000명을 수용하는 런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쓴다. 2011~2012시즌 EPL로 승격한 뒤 최종 17위에 올라 다음 시즌 잔류에 성공했다.

　◆박지성 석사논문 표절 의혹도=한편 박지성의 석사학위 논문도 표절 의혹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JTBC 보도에 따르면 박지성은 '한국 유소년 축구의 발전 방향 제시'라는 논문으로 지난달 모교인 명지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이 논문에서 12줄에 걸쳐 참고문헌에 나온 글을 자신의 논문에 그대로 옮긴 것을 비롯해 인용의 출처가 누락된 곳이 모두 여섯 군데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 표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여섯 단어 이상 무단 인용하거나 출처 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 표절에 해당된다.

박린 기자 < rpark7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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