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명예훼손' 고소에 황상민 "본질을 무시하는 처사"

2012. 6. 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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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희선 기자] 당초 이렇게까지 비화될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한 대립을 이룬 끝에 '피겨여왕' 김연아(22, 고려대)의 '교생실습 쇼' 논란이 결국 법정까지 가게 됐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5일 김연아 측이 "김연아의 교생실습은 쇼"라는 발언을 한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연아의 고소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안의 이상훈 변호사는 "지난 달 22일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한 황 교수가 김연아의 교생실습을 두고 쇼라고 언급한 부분이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명예훼손이 성립하느냐 아니냐는 검찰에서 판단할 일이지만 김연아에 대해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그 부분을 명백하게 이야기한 점에서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고소장을 제출한 경위를 설명했다.

또한 이 변호사는 "(황 교수 발언이)다른 의도를 가지고 말하고자 했던 것이겠지만 그 표현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표현에 대해 사과 의지를 보인다면 언제든지 고소를 취하할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의 이야기에 따르면 김연아 측은 방송이 나간 22일 이후 일주일 후인 29일까지 황 교수의 반응을 기다렸으나 특별한 언급과 사과가 없어 30일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황 교수는 김연아의 대응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OSEN과 전화를 통해 황 교수는 "교생실습 출석에 대해 비난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대학의 태도에 대해 비난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스포츠 스타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비난에 대해 본질이나 핵심을 무시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황 교수는 문제가 됐던 "교생실습은 쇼"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일종의 수사법이었다. 물 한 모금 달라고 하면 정말 물 한 모금을 주고 마는가? 내가 사는 것도 일종의 쇼다. 말을 왜 그렇게 못 알아듣는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그것은 핵심이 아니다. 대학이 그런 측면에서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교수를 고소한다면 앞으로 누가 지적할 수 있겠나"며 반박했다.

황 교수는 김연아 관련 발언에 대해 "본질과 핵심은 대학에 대한 비판이었다. 김연아의 다른 예가 문대성이다. 금메달리스트로 석사 박사 학위까지 따고 교수까지 됐는데 다 빼앗기지 않았나. 이게 대학이 할 짓인가"라며 "김연아를 제2의 문대성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나. 문대성이나 김연아 모두 잘못된 대학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고 발언의 의도와 배경을 밝혔다.

김연아가 고소장을 제출했다는 사실을 5일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는 황 교수는 "지난 일주일 동안 죽일 놈이 된 것은 상관 없다.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는 지성인으로서 당연히 들을 수 있는 소리다. 하지만 고소는 지나친 것 아닌가"라며 "아직 학생인 김연아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교수를 고소한다는 것은 개그다. 강용석 의원이 최효종을 고소한 것보다 더한 코미디다"고 격앙된 심경을 전했다.

문제의 발언 이후 김연아 측에 따로 연락하거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 표현에)비난하려고 할 의도가 있었다면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이야기했을 것이다"며 "본질이 아닌 부분이 부풀려지는 모습을 보면서 대꾸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교수는 "김연아가 주도해서 고소장을 제출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내가 지적한 문제가 어떤 부분인지 알면 이런 반응이 나올 수가 없다. 김연아를 아낀다면 에이전트는 이런 반응을 하면 안 된다"고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에 대한 격앙된 감정을 토로했다.

결국 황 교수의 발언에서 서로 집중하는 부분이 달라 문제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사실이 아닌 표현을 적시한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는 김연아 측과 "이야기의 본질과 핵심을 봐야 한다"는 황 교수의 대립은 법정 공방까지 불사하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costba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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