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중국천하 막을 나는 '거미손' 주세혁

손장훈 기자 2012. 3. 2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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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5위, 25일 독일서 또 중국 아성 도전

지난 1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에서 열린 ITTF(국제탁구연맹) 헝가리오픈 8강. 당시 세계 랭킹 8위였던 한국의 주세혁(32·삼성생명)이 지난해 세계선수권자 장지커(2위· 중국 )를 4대0으로 완파하자 해외 중계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상대 공격을 10번 가까이 받아낸 다음 역공(逆攻)으로 포인트를 따내는 모습엔 "믿을 수 없다"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헝가리오픈에서 주세혁은 세계 랭킹 1위 마룽(중국)과의 결승전에서 3대4로 져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ITTF에서는 "10년 넘게 세계 탁구를 휩쓴 중국의 독주를 저지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주세혁이 오는 25일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에서 다시 중국 탁구의 아성(牙城)에 도전한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대회는 런던 올림픽에서의 메달 색깔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초전의 성격이다. 유남규 대표팀 감독은 "(주)세혁이가 있으니 남자 단체전 금메달도 노려볼 만하다"고 했다.

수비형 선수인 주세혁은 '탁구의 거미손'으로 불린다. 상대 공격을 쉴 새 없이 막아내는 모습이 축구의 골키퍼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주세혁은 "축구에선 상대 슛을 막는 게 몇 번 없지만 나는 경기 내내 상대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묘기에 가까운 탁구를 선보이는 주세혁은 해외 무대에서 '스타 대접'을 받는다. 메인 중계도 늘 주세혁의 몫이고, 숙소까지 찾아와 사인해 달라고 하는 팬들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팀과 불화를 빚는 '문제아' 취급을 받았다.

주세혁은 지난 2005년 전 소속팀(당시 KT&G )과 이적 문제로 법적 공방을 벌여 1년 가까이 '무적(無籍) 선수'로 지냈다. 탁구협회는 그를 대표팀 명단에서 빼버렸고, 세계 랭킹은 30위권까지 떨어졌다. 주세혁은 "그때는 정말 '이민 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2005년 10월 국내 무대에 복귀했지만 한동안 운동을 쉰 주세혁의 기량은 예전만 못했다. 그리고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서 탈락하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혔다. 당시 국내 선발전에서 떨어져 출전권을 놓친 주세혁은 "1년 가까이 잠을 제대로 못 잤을 정도로 분했다"고 했다.

마른 체형(180㎝·69㎏)의 주세혁은 하루 평균 10㎞씩 달리기를 하며 하체 근력을 보강했다. 매일 3000개씩 공을 치며 드라이브·스매싱 등 공격 기술을 가다듬었다. 상대가 공격을 퍼붓느라 지쳤을 때 반격하는 신무기를 장착한 것이다. '공격하는 수비수'로 거듭난 주세혁은 지난 9일 비(非) 중국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인 세계 랭킹 5위에 올랐다. 주세혁의 진짜 목표는 런던올림픽이다. 세계 랭킹 순으로 각국마다 2장씩 주어지는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확보했다.

남자 탁구 국가대표 주세혁(32)은 세계 최강 중국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25일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단체전)에 나서는 주세혁은"경기 초반 중국 선수들에게 휘둘리지 않는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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