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찬밥 한국탁구, 밖에선 귀빈 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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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 왜 인기가 없죠?"
지난 주말 세계탁구선수권이 한창이던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아레나에서 만난 한 중국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주세혁(31·삼성생명·세계랭킹 10위)과 장지커(중국·3위)의 16강전이 끝난 직후였다. 장지커가 수십 명의 중국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가운데 주세혁은 2~3명의 한국 취재진들과 다소 썰렁한 인터뷰 중이었다. 중국 기자는 "유승민(29·삼성생명·13위)은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고, 주세혁은 세계선수권에서 2위를 한 세계적 스타들인데 한국에선 관심이 없느냐?" "왜 한국에서는 탁구가 인기가 없느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했다. 딱히 좋은 답변이 떠오르지 않아 진땀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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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에서 4연속 전종목 우승을 휩쓴 '만리장성' 중국의 위용은 실로 대단했다. 관중석의 절반 이상을 오성홍기가 물들였고,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방불케 하는 "짜요! 짜요!" 응원이 이어졌다. 중국뿐만이 아니었다. '얼짱 스타' 후쿠하라 아이와 '탁구 신성' 미츠타니 준이 이끄는 일본 탁구계는 자국 선수가 출전하는 전 경기를 실시간 생중계했다. 주요 경기가 열리는 메인홀 테이블과 관중석 한 블록을 수십억원대의 돈을 내고 사들였다. 일본 응원단의 "닛뽄! 닛뽄!" 구호와 일본 대지진을 잊지 말자는 '와스레나이(WASURENAI) 3·13' 플래카드는 경기장 곳곳에 나부꼈다. 경기의 승패와 무관하게 믹스트존에는 언제나 일본 취재진들이 진을 쳤다. 경기장 어느 곳에도 태극기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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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현지에서 눈으로 확인한 유승민, 주세혁 등 한국탁구선수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유승민과 왕하오의 16강 격돌 때 유럽 팬들은 "리유(Ryu)"를 연호하며 '공공의 적' 중국에 맞서는 유승민을 '편파 응원'했다. 주세혁의 경기가 끝나면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이 줄을 이었다. 강문수 삼성생명 감독은 "주세혁은 유럽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끈질긴 수비탁구와 허를 찌르는 공격력에 열광한다"고 귀띔했다. 지하철에서도 이들을 알아보고 사인 공세를 펼치는 네덜란드 팬들을 수없이 만났다.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건 '19세 코리안 듀오' 김민석(한국인삼공사)-정영식(대우증권)의 활약에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택수 대우증권 감독은 "난리가 났다"는 말로 국제 탁구계 분위기를 전했다.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세계탁구계는 중국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는 한국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세상의 모든 1등을 싹쓸이한 난공불락 중국을 한번이라도 꺾은 팀은 한국 혼합복식의 석하정(26·대한항공)-서현덕(20·삼성생명)조와 '유럽의 희망' 남자단식 티모 볼(독일·2위)이 전부였다. 남녀 단식에서 중국이 1~3위를 싹쓸이했고, 한국과 홍콩이 각각 동메달 2개, 일본이 동메달 1개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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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대표팀이 열흘간의 기나긴 일정을 마감하고 귀국하던 17일 대한민국은 조용했다. 유남규 현정화 유승민의 1등만을 기억할 뿐, 탁구의 동메달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세계 35위 김민석과 세계 63위 정영식이 만리장성의 틈바구니에서 건져낸 동메달의 의미를 한국은 모른다. 집에서 찬밥 신세인 한국탁구가 집 밖에서 융숭한 귀빈 대접을 받는 생경한 풍경이 새삼 안타까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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