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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지난 2월에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은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무결점의 스케이터' 예브게니 플루센코(28, 러시아)가 현역으로 복귀하면서 플루센코의 올림픽 2연패의 가능성은 커져갔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비롯해 각종 고난도 점프를 실수 없이 구사하는 플루센코는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플루센코를 근소한 점수 차이로 누르고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한 선수는 쿼드러플 점프를 단 한 번도 구사하지 않았다.

1.31점의 점수 차로 플루센코를 제치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건 에반 라이사첵(25, 미국)이 국내에 내한했다. 지난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라이사첵은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슈퍼매치 10-메달리스트 온 아이스'에 출연할 예정이다.

매년 아이스쇼 출연을 위해 국내를 찾는 라이사첵은 "올림픽이 끝난 뒤, 매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유명한 TV쇼에 출연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스케이터들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쇼는 일주일 전에 끝났고 이번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근황에 대해 밝혔다.

라이사첵은 정상급 남자 싱글 선수들이 대부분 구사하는 쿼드러플 점프를 구사하지 않는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 + 더블 토룹, 그리고 각종 콤비네이션 점프로 승부를 거는 라이사첵은 지난 올림픽에서 큰 실수 없이 모든 과제를 깔끔하게 소화했다.

그리고 자신보다 한층 고난도 점프를 구사하는 플루센코를 제치고 올림픽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쿼드러플 점프의 필요성에 대해 라이사첵은 "쿼드 러플 점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스케이터도 있겠지만 그들과 비교해 나는 생각이 다르다. 특정한 기술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쿼드를 하지 않고도 기존에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해낸 것이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올림픽에서 라이사첵은 경쟁을 자체를 즐겼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 "나는 관중이 지켜보는 앞에서 경쟁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압박감이 있는 컴페티션에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술구성요소만 놓고 볼 때, 라이사첵은 플루센코를 넘어서기 힘들었다. 하지만, 라이사첵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높은 컨시 능력을 보여줬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실수 없이 마친 결과는 금메달로 이어졌다.

기초점수에서는 플루센코가 앞섰지만 라이사첵은 풍부한 가산점(GOE)으로 자신의 점수를 만회했다. 남자 싱글 경기가 끝난 뒤, 플루센코는 현 점수체계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고 남자싱글에서 4회전 점프의 가치가 인정받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플루센코의 주장을 떠나서 라이사첵이 올림픽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친 것은 사실이다. 크게 실수하지 않고 기술의 성공률을 높였던 라이사첵은 다음 시즌의 준비에 대해 "지난 시즌이 끝나고 난 뒤, 너무 바쁘게 지내왔다. 그래서 다음 시즌에 대한 생각을 깊이 못해봤는데 남은 시간동안 이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사첵은 이번 공연에서 마이클 잭슨의 곡이 들어간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쿼드 러플없이 정상에 올라선 라이사첵의 피겨 철학은 "자신이 잘하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 = 에반 라이사첵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