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영광..군포 수리고의 '김연아 기념관'

2010. 3. 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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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뚜렷한 업적을 남긴 사람은 후세에 영원히 기억되는 것이다. 때로는 그런 위인들을 위한 기념물도 마련된다. 스포츠와 연예계도 마찬가지. 현역 스타와 은퇴 스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념물이 존재하고 스포츠의 '영구결번' 등 그들을 잊지않기 위한 독특한 관행도 있다. 군포 수리고에 있는 '김연아 기념관'과 고양시 행신동 소재 '장미란 체육관'을 찾아 조명해 본다.  < 편집자주 >

빛바랜 유니폼'밴쿠버 피겨퀸' 미래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일본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자랑스런 금메달을 목에 건 '피겨 여왕' 김연아(20ㆍ고려대). 그녀의 업적은 후세에 영원토록 기억될 전망이다.

 '피겨여왕' 김연아(20ㆍ고려대)가 다닌 고등학교는 경기도 군포시 수리동 소재 수리고. 이 학교 수리문화관 건물 1층에는 김연아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약 24㎡(8평) 규모의 김연아 기념관이다. 수리관 입구 왼쪽에 자리잡은 김연아 기념관을 이상진 빙상부 감독과 함께 들어가봤다. 이 감독은 김연아가 군포 도장중 3년 때인 2005년 말, 서울의 한 고등학교로 진학하려하자 그녀를 끈질기게 설득해 수리고로 스카우트한 주인공. 4년 전 기념관 설치부터 깊숙이 개입한 이 감독은 "전시품에 대한 분실 위험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학생들과 일반 관람객들은 투명유리로 된 복도쪽에서의 관람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김연아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수리고를 다녔고, 기념관은 그녀가 1학년 때인 2006년 12월 27일 오픈했다. 김연아가 2006년 11월에 벌어진 2006∼2007시즌 피겨 그랑프리 4차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서자, 학교측에서 그녀의 업적을 기리고자 작은 규모나마 기념관을 설치하게 된 것이다.

 기념관에 비치된 전시품은 당시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가 학교측으로부터 "절대 분실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제공한 것들이다. 기념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빛바랜 김연아의 유니폼. 초등학교 및 중학교 시절 운동을 하면서 입었던 유니폼이다. 박미희씨가 유니폼에 직접 바느질로 자수를 넣어 독특한 모양을 띠고 있다. 이 감독은 "전시된 유니폼의 가격은 싼 것이 50만원, 비싼 것은 150만원까지 간다"고 설명했다. 유니폼과 함께 김연아가 신었던 피겨 스케이트화도 전시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이 역시 한켤레에 100만원이 넘는 것들이라고. 기념관에선 김연아가 중-고 시절 타낸 각종 트로피와 상장도 볼 수 있다. 그 중에는 스포츠조선이 지난 2005년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 때 김연아에게 신인상으로 준 상패도 전시돼 있다. 중-고교 시절 세계 여러나라의 각종 대회를 다니면서 수집한 알록달록한 색깔의 기념배지도 눈길을 끄는 전시품이다. 그림실력이 상당한 박미희씨가 김연아가 7세때인 지난 1997년 유화로 그린 초상화도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전시품이다.

 팬들로부터 받은 100여통의 팬레터도 전시돼 있다. 이 감독은 "김연아가 재학 중 전국에서 학교로 팬레터가 답지했다. 팬레터를 보낸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했고 스토킹 성격의 팬레터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연아의 고교시절 활동상황을 보도한 신문의 스크랩도 기념관의 전시품. 전시관 가운데엔 40인치 TV도 놓여있다. 김연아가 고교시절 대회에 참가했을 때 연기장면을 담은 동영상 CD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갖다놓은 TV다.

 이 감독은 "김연아의 기념관은 수리고 재학생들이 원대한 꿈을 키워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교시절 김연아는 어떤 학생이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군포시에는 빙상장이 없다. 그래서 김연아는 오전과 오후로 태릉 빙상장과 과천 아이스링크를 옮겨다니며 훈련을 했다. 수리고 인근의 집에는 새벽 1시에 귀가한 적도 많다"고 했다. 한눈 한번 팔지않고 묵묵히 훈련에만 매달렸다는 것이다.

◇김연아의 모교인 군포 수리고의 김연아 기념관에는 각종 상패와 기념배지, 어머니 박미희씨가 그린 김연아 초상화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 맨 오른쪽은 김연아를 키운 수리고 빙상부 이상진 감독. < 군포=홍찬일 기자 hongIL@sportschosun.com >

 그런데 수리고의 김연아 기념관은 몇 년 후 학교밖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있다. 군포시가 추진 중인 김연아 빙상장이 완공되면 그곳에 대형 기념관도 들어설 예정이고, 그 기념관에 수리고 기념관이 흡수될 가능성이 높은 것. 군포시는 지난 2007년부터 김연아 빙상장 건립을 추진해왔다. 대야역 부근의 그린벨트 3만㎡ 부지에 김연아 빙상장을 비롯한 스포츠 콤플렉스를 건립한다는 계획 아래 예비 타당성 검토를 마친 상태. 행정절차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13년쯤 착공해 2015년에 완공한다는 복안이다. 군포시는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원에 김연아 조각상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군포시는 관계자는 "김연아는 군포시를 상징하는 운동 선수다. 김연아 때문에 군포시를 알게 됐다는 사람들도 적지않다"면서 "빙상장 건립을 통해 김연아를 영원한 군포의 자랑으로 남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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