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김연아父 김현석씨 "꿈이 현실로..자랑스럽다"

2010. 2. 2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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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던 아버지는 딸의 차례가 오자 일어나 경기장 복도로 나갔다. 딸이 아슬아슬한 무대에 나갔는데 차마 앉아서 볼 수가 없었다.

딸이 무대에 등장하자 기둥 뒤로 숨었다. 연기를 시작하려 숨을 고르던 순간, 아버지는 기도라도 하듯 두 손을 꼭 모았다. 저쪽에서 따로 보던 어머니도 아버지에게로 왔다.

딸의 연기가 시작되자 어머니는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숨을 죽였다.

딸의 첫 점프. 가장 중요한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멋지게 성공시키자 아버지는 뜨거운 박수를 쳤다. 참았던 박수는 딸이 점프할 때마다 터졌고, 마지막 점프까지 멋지게 성공하자 아버지는 울고 있는 어머니를 끌어안으며 외쳤다. "됐어. 됐어."

연기를 마친 딸의 우는 모습에 아버지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어머니도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김연아의 아버지 김현석씨(53)와 어머니 박미희씨(51)는 딸의 연기를 그렇게 지켜봤다.

다음은 아버지 김현석씨와의 일문일답.

-딸의 경기를 어떻게 봤나.

"정신이 없었다. 이게 현실로 이뤄졌다니, 너무 바랐던 금메달이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애 엄마랑 나는 혼수상태였다."

-150점이 넘게 나왔는데.

"그 정도까지 나오리라고는 예상 못했다. 많아야 145점? 150점 나와서 너무 놀랐다."

-앉아서 못 보던데.

"이런 걸 가르치는 부모의 마음은 해 보면 다 알거다. 앉아서 볼 수가 없다. 주체할 수 없으니 서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경기장에서 딸의 경기를 직접 보지 않았는데.

"내가 경기장 가더라도 연아한테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될 수 있으면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경기장에 가지 않았다. 올림픽이니까 역사적인 순간을 아빠로서 봐야겠기에 왔다."

-딸이 금메달을 따기까지 어머니가 고생 많이 했는데.

"가족이 아니면 잘 이해 못할 거다. 우리가 아무리 얘기 해도, 애 엄마뿐 아니라 큰 아이까지 모든 가족이 희생하지 않으면 힘들다. 애 엄마는 자기 인생을 딸한테 모두 바쳤다. 애 엄마의 희생이 가장 컸다."

-딸을 보면 무슨 말을 가장 먼저 해주고 싶나.

"아버지로서 자랑스럽다. 더 이상 연아한테 무슨 말이 필요한가. 올림픽 금메달인데."

<밴쿠버(캐나다)|김은진기자>- 경향신문이 만드는 生生스포츠! 스포츠칸, 구독신청 (http://smile.khan.co.kr) -ⓒ 스포츠칸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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