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메달 성시백 "괜찮아요. 500m 남아 있으니까요"

온누리.이정찬 2010. 2. 2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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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온누리.이정찬]

얼마나 더 불운에 울어야 할까.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불렸던 성시백(23·용인시청)이 1000m에서도 노메달에 그쳤다. 14일 1500m에서는 팀동료 이호석과 충돌해 메달을 놓치더니 1000m에서는 7위에 그쳤다.

21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남자 1000m 경기. 준결승에서 그는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둔 순간까지 1위였다. 하지만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에게 추월당한데 이어 샤를 아믈랭(캐나다)에게 0.006초 차로 2위마저 내줬다. 결승 진출 실패였다. 순위전(파이널B)에서는 1등으로 들어오고도 어깨싸움을 지적받아 실격당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성시백의 미니홈피에는 위로의 글이 쏟아졌다. 성시백은 마음을 다잡고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아쉬웠지요. 그렇지만 괜찮습니다. 제 주종목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500m와 계주(5000m·이상 27일)가 남아 있으니까요." 의외로 담담한 목소리였다.

순발력이 좋은 성시백은 500m가 주종목이다. 불운을 탓하는 대신 성시백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27일 열리는 500m를 준비하고 있다. 1000m 경기가 끝난 뒤 김기훈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500m에서 성적이 좋아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스타트가 아주 빠르다"고 얘기했다. 1000m와 1500m에서는 경쟁자였던 대표팀 동료들도 5000m 계주에서는 든든한 원군이다. 이미 메달을 목에 건 이정수·이호석 뿐만 아니라 곽윤기(연세대)·김성일(단국대)도 한국이 아니라면 한 나라의 에이스가 될만한 기량을 갖췄다. 모든 팀들이 한국을 계주 우승 '0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성시백은 "남은 기간 훈련 잘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께요"라고 다짐했다. 그에게는 아직도 2관왕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

▲부친 "중학교때 담력 키우려 공동묘지 데려가"

성시백의 아버지(성명제·58)는 이날 1000m 경기를 보지 않았다. 왠지 1500m의 불운이 자신이 중계를 지켜본 탓인 것 같아서다. 대신 사찰을 찾았다. 그의 어머니는 최근까지 아들의 메달을 기원하며 불경을 필사했다. 대학노트 28권 분량이나 된다. 성씨는 두 번의 실패를 겪은 아들이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성씨는 "중학교 때 담력을 키워주려고 한밤중의 공동묘지를 데려가 혼자 있게 한 적이 있다. 기특하게 버텨냈던 아들"이라며 "대학원(연세대)에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한 것도 (스스로를 다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온누리 기자 [nuri3@joonang.co.kr]서울=이정찬 기자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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