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돌직구' 재기불능 만루포 초래

2013. 1. 2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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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 아사다는 감정을 억제하는 보통의 일본인과 달리 희로애락이 얼굴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 데일리안 스포츠

야구에서 명투수의 세 가지 조건은 구종·구위·구질 삼위일체다.

'구종'이란 공의 종류를 뜻한다. 직구, 커브 등이 대표적이다. 공을 움켜쥐는 방법에 따라 구종이 결정된다. '구위'는 말 그대로 공의 위력, '구질'은 공의 성질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투수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좋은 투수는 공의 성질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킨다. 직구 폼으로 던졌는데 직선으로 포수 글러브에 꽂히는 게 아닌, 꿈틀거리거나 때로는 예측불허 각도로 들어온다.

피겨 스케이팅도 구종을 조합해 던지는 투수의 성질과 비슷하다. 기술·파워·창의적인 감각을 고루 갖춰야 한다.

피겨엔 5종 3회전 점프(러츠·플립·토루프·루프·살코)가 있다. 5종을 마스터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피겨의 핵심이자 뼈대인 까닭이다. 특히, 여자피겨는 5종 점프를 조합하는 기술의 향연이다

이론은 피겨 교본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그러나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 피겨설명서를 곱씹어 읽었더라도 실전에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선수마다 점프의 질도 다르다.

12살 때 5종 점프를 마스터한 피겨퀸 김연아(23)는 '호흡하는 피겨 책자'로 불린다. 이론과 실전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현역 여자피겨의 유일무이 존재라는 찬사가 쏟아진다. 게다가 귀신도 질린 강심장과 고차원 지능과 센스로 경쟁자들을 밀어냈다.

반면, 일본 아사다 마오(23)는 실전에 약한 편이다. 트리플 러츠의 경우,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리플 러츠 정석은 바깥쪽 날로 도약해야 하는데 아사다는 여전히 안쪽 날로 점프한다.

아사다의 가장 큰 문제는 무모한 승부만 고집했다는 사실이다. 트리플 악셀 외에 내세울 만한 무기가 많지 않다는 점이 단조로운 패턴의 '돌직구' 남발 배경이 됐다.

자칭 필살기 트리플 악셀마저 '꼼수'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몸을 비틀어 도약하고 착빙도 과격한 스크래치의 연속이다. 공중에서 3회전 반이 아닌 도약과 착빙에 모자란 회전수를 집어넣는다는 혹평이 쏟아진다.

그럼에도 아사다는 여전히 "트리플 악셀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일본 언론을 통해 밝히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화려한 복귀와 맞물려 고질적인 오기가 다시 한 번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제는 무모함을 버릴 때다. 그보다 트리플 러츠 오류 등 시간을 투자하면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는 5종 점프 완성도에 집중할 시기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다. 선배 안도 미키도 지난 2008년 트리플 플립을 1년 동안 교정해 약점을 보완했다.

아사다는 마음이 여리다. 표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감정을 억제하는 평균적인 일본인과 달리 희로애락이 얼굴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성적이 나쁘면 티슈 한통 다 쓰도록 펑펑 울었고, 기쁘면 함박 웃음을 터뜨린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트리플 악셀 때문에 아사다가 다시 심란 모드에 빠지는 것은 아사다 팬들도 원치 않는다. 게다가 아사다는 절정의 시기를 살짝 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과 속도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

현역 말년까지 트리플 악셀 직구만 던졌다간 '재기불능 만루포'를 얻어맞을 수 있다.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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