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살아있는 전설' 임요환-이윤열의 새 도전

2010. 10. 28. 15: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름 뿐인 30대 프로게이머는 사양하고 싶습니다"(임요환). "뛰지 않는 프로게이머는 프로게이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 많은 고민 끝에 스타크래프트2 전향을 선택했다"(이윤열).

억대 연봉과 탄탄한 인생 설계를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혹자들은 배은망덕하다고 비난하기도 하고 바보같은 선택을 했다고 질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그들의 도전이 더 아름다워 보일지도 모르겠다. 제2의 e스포츠 인생을 시작한 '황제' 임요환(30)과 '천재' 이윤열(26)의 질주가 눈부시다.

임요환과 이윤열 둘 모두 당당하게 첫 참가한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이하 GSL) 시즌2에서 당당하게 전승 행진을 이어가며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임요환의 경우 지난 23, 24일 양일간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블리즈컨에서 GSL시즌 1 챔피언인 김원기에게 0-2로 무너지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27일 열린 GSL 32강 안정민과 경기에서 완벽한 2-0 승리를 연출하며 멋지게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999년, 2000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사실상 e스포츠 주춧돌 역할을 하던 임요환과 이윤열은 2009년을 기점으로 하향세로 접어들며 고개를 떨꾸기 시작했다. 임요환은 공군 제대 이후 제 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이윤열은 팀 내 경쟁에서도 밀려나며 가장 먼저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프로리그 통산 100승도 가까스로 달성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2 종목 전향 이후 둘의 승리 행진은 자못 놀랍다. 아니 경이스럽기까지 하다. e스포츠 승부 조작과 지적 재산권 분쟁으로 e스포츠를 떠난 팬들도 다시 돌아오게끔 하면서 자신들의 제 2의 전성기뿐이 아니라 스타크래프트2를 중심으로 한 e스포츠의 제 2의 전성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임요환은 "정말 오랜 고민 끝에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 전향을 선택했다. 선수로서 경기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은 욕심이 아닌 당연한 마음이다. 뛰지 않는 30대 프로게이머 보다는 한 경기라도 나설 수 있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드리는 선수로 남고 싶다"며 전향에 대한 이유를 전달했다.

이윤열의 경우 2억 원에 육박하던 연봉이 2008-2009시즌 앞두고는 1억 3000만 원으로 깎이는 아픔을 겪었다. 데뷔 이후 한 차례도 깎이지 않았던 연봉도 내려갈 정도의 부진은 그에게 변신을 강요했을지도 모른다. 특히 이윤열은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 은퇴 공시로 인해 사실상 공군 에이스 입대가 막혔다고 할 수 있다.

이윤열은 "고민이 많이 됐죠. 아주 힘든 시간이었어요. 주변과 연락도 일체 끊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를 하고 싶은 마음을 접을 수는 없더라고요. 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지금 이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라며 담담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16강전서 승리할 경우 8강서 맞붙게 될 둘은 공개적으로 대결을 희망하면서 승리 의지를 다지고 있다. 임요환은 "(이)윤열이처럼 좋은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우리 둘 모두에게 좋은 것 같다. 붙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 경기하겠다"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윤열 역시 "(임)요환이 형은 대단한 것 같다. 나도 요환이 형을 쫓아가겠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16강 승리가 먼저"라며 8강행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임요환과 이윤열의 스타크래프트2 도전을 살펴본다면 새로운 도전이지만 그들에게 그간 걸렸던 기대치를 떠올린다면 충분히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이윤열의 경우 선수들 중 최다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이고 임요환은 무려 17개월 동안 KeSPA 랭킹 1위를 고수했던 최고의 선수다.

2009년 이후 시련과 좌절을 맛본 이들에게 어쩌면 스타크래프트2 종목 전향은 그들의 도약을 기다렸던 팬들과 자신들에게 승부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임요환, 이윤열 모두 동기 부여가 필요했고 그것이 다시 하겠다는 승부 근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한 방송 해설위원은 "스타크래프트1만 봤을 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두 사람만을 두고 봤을 때는 옳은 선택인 것 같다. 1에서도 최고였던 두 선수가 2에서도 그 위치에 올라가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만큼 어디까지 달려갈지 기대가 된다"며 박수를 보냈다.

임요환과 이윤열이 얼마 전까지 뛰던 프로리그에서는 소위 '택뱅리쌍' 김택용 송병구 이제동 이영호가 멋진 경기력으로 팬들의 박수와 환호를 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단연 으뜸은 임요환과 이윤열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