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에 '타락한' 프로게이머 M

2010. 5. 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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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용준 기자] MSL 3회 우승, 스타리그 1회 우승 등 그가 쌓아올린 금자탑은 놀라움 그 자체다. 전성기 시절 적수가 없었고, 그의 동작 하나 하나가 '살아있는 전설'로 꼽혔다. 2007년 그가 올린 수입은 2억 원의 연봉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무려 4억 원이 넘는다. 지금 소위 잘나가고 있다는 이제동도 이영호도 그와 어깨를 겨루는 '본좌'축에 끼지 못할 정도로 그는 영광 그 자체였다.

그런 프로게이머 M(23)의 영광이 단 한 방에 사라졌다. 영광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시장을 통틀어 흔들었다. 불과 200만 원 때문에 그의 자신의 자존심도 팬들의 사랑도 외면해버렸다. e스포츠계는 물론 한국 사회가 사상 초유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온통 시끄러워지고 있다.

승부조작은 운동선수의 약물 복용 추문 못지 않은 파문이다. 무엇보다 e스포츠 대스타로 꼽히는 이가 이제까지 지켜온 명예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데 충격이 더해진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제2부(부장검사 위재천)은 2010년 4월 초부터 대표적 온라인게임인 '스타크래프트' 경기의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하여 승부조작에 관여한 전현직 프로게이머 11명, 이를 사주한 브로커 3명, 정보를 이용하여 불법 도박사이트에 베팅을 한 2명 등 총 16명을 적발하여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1명을 구속 기소하고 7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누구 누구는 심증이 뚜렷하지만 물증이 없어 증거 불충분으로 제외됐다"는 애기가 나오는 걸 보면 프로게이머 M은 운이 억수로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에게 아름다운 기억과 환상을 판매하는 e스포츠의 간판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동이다. 또 그를 보고 e스포츠를 선택해 밤낮 없이 몸이 부서져라 꿈을 좇는 후배들에게 진정 못할 짓을 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K3리그 소속 축구선수인 J씨와 결탁한 M은 친분이 두터운 프로게이머 J를 매수했다. M의 부탁을 받은 J는 그해 12월 11일 스타리그와 12월 31일 MSL서 경기당 300만 원을 받고 고의로 경기를 패배했다.

이뿐만 아니라 M은 공군 게임단에 있는 절친한 후배 K에게 마수를 뻗쳤다. 지난 1월 18일 프로리그 경기에 나선 K에게 200만 원을 주고 고의 패배를 사주했고 브로커에게 받아 게이머에게 전달해야 할 돈 중 200만 원을 중간에서 챙긴 혐의다.

1년에 4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 그가 쌓아올린 명예는 200만 원에 의해 타락한 전설의 빛바랜 영웅담에 불과했고 결국 비웃음거리로 전락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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