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무에타이 표절?" 日왜곡에 혐한 확산 우려

2011. 9. 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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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톡톡] "한국이 가라데, 검도에 이어 이번엔 태국의 무에타이까지 베끼고 자기네 것이라 우기고 있다!"

우리의 종합 무술인 '격투기'가 태국의 무에타이를 표절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일부 혐한(嫌韓) 성향 일본 네티즌들의 악의적인 왜곡으로 빚어진 소동인데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같은 오해가 확산되고 태국 언론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현지 네티즌들의 혐한 정서를 자극하는 황당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오른 '한국의 킥복싱, 격투기 다큐멘터리(Korean Kickboxing Kyuktooki documentary)'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시작됐다. 동영상은 무술전문 도서·DVD 제작판매업체인 '터틀프레스'가 '한국의 킥복싱: 격투기(Korean Kickboxing: Kyuktooki)'라는 제목으로 2005년 11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DVD의 샘플이다.

5분13초짜리 동영상은 격투기 동양챔피언 출신으로 2006년 이후 현재까지 성남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는 정용한(37) 의원이 격투기 유래와 시합 방식 등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정 의원은 격투기 유래를 언급하며 "무술은 이집트 무사들이 손에 붕대를 감고 맨몸으로 싸우는 것을 시발점으로 한다"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관련 단체가 생겨나면서 본격화됐다"고 설명한다. 동영상에는 격투기가 다양한 무술을 종합해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깃발도 등장하고, 격투기에는 무에타이는 달리 꺾기와 던지기, 조르기가 있다는 사실도 명시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동영상을 일본의 혐한 네티즌들이 왜곡해 퍼뜨린다는 데 있다.

아이디 'jariwoXXX' 'dokkXXX' 등 일부 극성스러운 혐한 네티즌들은 "한국이 무에타이를 훔쳐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식으로 글을 쓴 뒤 유튜브 동영상을 첨부하는 식으로 왜곡을 일삼았다. 이 같은 주장을 사실로 믿은 일부 태국 매체들이 이를 다루기 시작했고 현지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있다. 실제 1년전에 유튜브에 게시된 해당 동영상에는 그동안 별 댓글이 없었다가 최근 현지 보도 이후 태국 네티즌들의 반한 감정 섞인 댓글이 쇄도하는 모습이다.

동영상을 꼼꼼히 보면 격투기가 무에타이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지만 태국 네티즌들은 격투기 선수들이 착용한 팬츠가 무에타이 선수들의 것과 비슷하다는 점 등만 보고 오해를 키우고 있다. 유튜브 뿐 아니라 무술 관련 사이트 등에도 계속해서 관련 이슈가 오르며 혐한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이를 확인한 우리 네티즌들은 서둘러 "한국인 모두 무에타이를 한국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데 오해하지 말아달라"거나 "무에타이가 태국 고유의 무술이라는 것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로 한국이 무에타이를 베끼려한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식의 영어 댓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지만 오해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엉뚱한 피해를 입게 된 정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격투기는 무에타이는 물론 무에타이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킥복싱 등 다양한 무술을 응용한 종합무술이다. 일부 무에타이로 보일 수도 있지만 무에타이에는 없는 꺾기와 던지기, 조르기 등의 기술이 있으므로 무에타이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며 "이를 명확히 밝혔는데 이를 왜곡하거나, 왜곡된 것을 사실로 받아들인다면 무술하는 사람으로서 자질이 안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또 "나라마다 고유의 운동 종파가 있고 종파마다 기술과 룰이 다르다. 격투기는 척 봐도 무에타이와 다른데 일부분이 비슷해 보인다고 해서 그걸 베꼈다고 비방해선 안된다"며 "일부 일본 친구들이 격투기가 무에타이를 베꼈다고 얘기하고 있다는데, 예전에 태권도가 공수도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우겼던 일본인들의 사례가 생각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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