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수의 X파일] 동양인의 한계를 깨고 있는 김동현 선수 승리

조회수 2011. 1. 2. 14:51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성민수의 X파일]

1. GSP를 불러내다

경기 후 UFC 웰터급 챔피언 조르쥬 생 피에르를 불러냈습니다. UFC 8연승을 거두고 있으면서 체급 내 적수가 없단 평가를 받는 캐나다 출신 스타에게 꽤나 멋진 도발을 하면서 본인의 존재감을 알렸습니다.

2. 한국인 파이터 연패를 끊다

최근 추성훈, 양동이, 정찬성 선수가 선전했지만 아쉽게 패배했지요. 동양 선수들이 다소 부진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파이터의 연패를 끊었단 점도 의미가 큽니다.

3. 본인의 연승을 이어가다

UFC 5연승 1무효의 기록은 엄청납니다. 적잖은 해외 파이터들이 화려한 이력을 갖고 UFC에 왔으나 패배를 당한 뒤 서서히 밀려나는 경우가 빈번한 걸 본다면 김동현 선수가 UFC에서 이룬 업적은 참으로 대단하지요.

4. 쉽지 않은 여건에서 올린 쾌거

요새 격투기는 팀위주로 많이 움직입니다. 미국 현지에서 같은 소속팀 선수들끼리 경기를 피하는 건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며 팀이 단체에 압박을 가하다가 손해를 본 경우도 있지요. 그와 달리 해외 선수들은 다소 감춰진 상태에서 경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면은 장단점이 있겠지만 현지 분위기 적응이란 면에선 다소 손해를 볼 수 있지요. 해외의 경기임에도 올린 이번 쾌거는 인정받아 마땅합니다.

5. 영어를 활용했다

경기 후 영어를 했다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예전 미국 여자 골프에 영어를 안 하는 대한민국 선수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가 되자 우리나라에선 차별처럼 이야기했지만 리그의 입장에선 광고수입이 떨어지니 나올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요.

동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현지팬들의 공감을 삽니다. 연예프로에서 해외 유명 연예인에게 '안녕하세요.', '김치, 불고기 좋아해요.'라는 말을 얻어내는 것도 역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지요. 적어도 다가가려 한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너무도 빨리 타이틀 구도에 던져진 브록 레스너와 실력파이지만 인기가 없다가 최근에서야 올라간 앤더슨 실바는 현지팬들의 공감이란 차이가 있었습니다. 경기 후 자국어로 말하다가 야유를 받는 앤더슨 실바를 떠올리면 되겠지요.

6. 차근차근 실속을 챙겼다

UFC에서 1승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요. 비록 승부가 확연하게 30:27로 갈린 게 아니라 29:28이지만 라운드별로 골고루 챙겼다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실속파 선수라고 할 수 있겠네요.

7. 대한민국 격투기 인기를 이어가다

대한민국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지만 다양한 분야에 프로스포츠들이 포진했지요. 근무시간도 많은 터라 실제 경기장에 팬들이 차있지 않으면서도 경기가 진행되기 다반사입니다. 격투기도 최홍만, 추성훈 선수 덕분에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2011년은 불과 몇 년 전과 양상이 너무 다르지요.

대한민국 스포츠의 특성은 국내 선수의 해외 결과에 꽤나 민감하단 점입니다. 국위선양이라 생각하기에 해외에서 잘하는 분야에 관심을 많이 갖지요. 가령 여자 피겨는 잘 알아도 남자 피겨는 아무 관심 없습니다. 대한민국 스타가 없으면 일반 팬들은 빠져나갈 뿐이지요. 김동현 선수의 승리는 그런 위기를 막아냈습니다.

8. 일본 격투가들의 패배와 대조된다

개인적으로 일본은 좋아하는 나라가 아니지만 적어도 격투기에서 만큼은 현실적으로 꽤나 필요한 국가입니다. 국내대회들도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한 때는 1위, 지금은 2위의 리그로서 가까운 나라 대한민국 선수들을 부르기 때문이지요.

최근 일본 격투기의 경제위기로 인해 스타들이 미국으로 시선을 많이 돌렸습니다. 심지어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는 3년 전부터 미국 진출을 고민했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이번 대회에서 고미 다카노리가 패배한 것을 보면 정말 놀라운 성과입니다. 한 때 자신의 체급에서 표도르, GSP, 앤더슨 실바 같은 평가를 받던 과거의 고미가 아니지요. 김동현 선수는 동양인의 한계를 깨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

1. PRIDE 주제곡

PRIDE 주제곡에 맞춰서 김동현 선수가 나왔습니다. 공식적으로 PRIDE에서 뛴 적은 없지만 PRIDE에서 경기할 예정이었고 마지막 대회에선 무대 뒤풀이에 올라간 적은 있지요. 다만 그 부분을 모르는 현지 팬들에겐 고미 다카노리에게 더 어울릴 수 있다 생각하겠지요.

2. 야유를 받다

야유가 나왔지요. 3:0 승리이긴 하나 일방적으로 승부가 갈리지 않았고 외국인이기에 좀 더 받은 듯하네요. 영어를 써서 다가가는 건 정말 좋았지만 아무래도 앤더슨 실바처럼 현지 팬들에 대처하는 법도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추성훈 선수처럼 영국 현지에서도 환호를 이끌어내는 법도 연구하면 좋겠고요.

3. 상대의 무례함

경기 후 네이트 디아즈는 악수하지 않고 떠났습니다. 경기 후 감정이 고조되었기에 나올 수 있는 일이지요. 그런 것에 개의치 말고 GSP를 불러낸 것처럼 당당하게 가면 좋을 겁니다. 여하튼 지금 UFC에서 김동현 선수가 동양인으로서는 최고네요. 화끈한 KO승도 좋겠지만 지금만 하더라도 동양 선수로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대단합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