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2002 비망록] 이동국이 대표팀에서 빠진까닭은?

2006. 5. 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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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누구를 뽑을까보다 누구를 탈락시킬까 하는 문제를 더 고민한다. 한국팀을 맡은 히딩크가 가장 먼저 찾은 선수는 이동국이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19살의 이동국은 인상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당시 네덜란드 감독이었던 히딩크는 그를 눈여겨봤다.

그랬던 히딩크가 2002년 월드컵 엔트리에서 이동국을 제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같은 해 4월 말 파주 국가대표팀 훈련장. 히딩크가 비공개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느닷없이 이동국을 거론했다. "전 세계 스트라이커를 ABC 등급으로 나눈다면 이동국은 어느 수준이라고 보는가." 한국인 코치 대부분은 B 정도는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히딩크는 "A급은 호나우두,라울,앙리처럼 유럽 명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고 B급은 독일 네덜란드 같은 2류 리그에서 뛰는 스트라이커들"이라며 "그러나 이동국은 아직은 C급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공수 전환력,수비 기여도 등에서 히딩크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이 결정적 이유인 듯했다.

당시 이동국은 K리그 포항의 스트라이커였고,황선홍 안정환 최용수와 함께 내로라하는 한국의 공격수였다. 이런 점들을 익히 알고 있었던 한국 코치진은 그가 제외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후 발표된 최종 명단에 이동국의 이름은 없었다. 히딩크가 코치진에게 한 언급은 '나는 이동국을 빼기로 작정했으니 나중에 놀라지 말라'는 사전 암시였던 셈이다. 선수들에게는 '한국에선 자신이 최고인 것처럼 보이지만 세계 수준과 비교해보면 아직 멀었음을 알라'는 경고이기도 했다. 당시 대표팀에서 탈락했던 이동국은 절치부심의 세월을 보내며 단점을 보완했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에는 독일행 티켓을 거머쥘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가 또다시 4년 후를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탐사기획팀=이광호 이용훈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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