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최고의 '명장 허정무' 그도 여전히 배고프다

2010. 6. 23. 07: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55)의 '위대하고 유쾌한 도전'이 마침내 가슴 벅찬 결실을 맺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 원정 16강.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 56년만에 이뤄낸 쾌거다. 더욱 믿기지 않는 건 그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인 최초 다른나라 대표팀-해외 명문클럽 사령탑 도전 할 수도쌍방향 리더십으로 의사소통 길 열어…최고의 도우미는 박지성

◇허정무 감독은 이제 한국 최고의 명장이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 50년 만에 토종 감독으로서 최초의 원정 16강을 이끌었다.

 ▶한국 축구 최고의 명장으로 기록되다

 대한민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한국인 감독이 해낸 위업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백척간두의 위기를 넘기고 이뤄낸 쾌거이기에 더욱 감동적이다. 그리스를 2대0으로 완파하면서 오토 레하겔 감독과의 벤치싸움에서 승리했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는 1대4로 대패해 마라도나 감독에게 또 한번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그는 기어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고 국민들에게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기쁨을 선물했다. 이제 그는 마음만 먹는다면 향후 다른 나라의 국가대표팀 감독이나 해외 명문클럽의 감독으로 활약하는 최초의 한국인이라는 또 다른 신화에도 도전할 수 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감독상을 받을 때도 그가 월드컵 원정 16강을 이뤄낼 거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그리스, 나이지리아 모두 세계랭킹에서 한국보다 앞선 강팀들이었기 때문. 그러나 허 감독은 선수들의 역량과 팀의 조직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려 기적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배고프다. 출정 당시 주변의 측근들에게 말했듯 그는 이제 8강의 목표를 향해 다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리더십의 실체는?

 그리스전 승리 후 칭찬이 쏟아지더니 아르헨티나전이 끝난 후에는 다시 비난이 비등했다. 그리고 지옥에서 천국으로. 나이지리아전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고 나자 사람들은 다시 허 감독이 갖춘 명장의 요건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상대 팀의 전술과 전략을 읽어내는 지략, 자유방임과 카리스마의 조화. 코칭 스태프 및 선수들과의 쌍방향 의사소통 능력과 상호간 무한 신뢰. 8년 전 4강 신화를 이끌어낸 히딩크 리더십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선배들이 일관했던 '기관차형 리더십'에서 탈피, 선수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쌍방향 리더십을 지향했다는 것. 완벽한 의사소통 루트를 만들어 벤치와 선수 모두가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면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조직력의 팀으로 만들어냈기에 오늘의 영광이 가능했다. 사실 시드니 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허 감독 역시 '외강내강'의 권위적 지도자였다. 그러나 실패를 경험하면서 코칭 철학이 바뀌었다. 강팀을 상대해 이기려면 감독이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알아서 자율성과 창의성,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봤다.  ▶특급도우미는 박지성

 그렇다면 허 감독은 어떻게 쌍방향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을까. 선수들에게 믿음을 심어준 게 가장 큰 비결. 다양한 루트로 선수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고 선수들의 반응을 관찰하며 합리적으로 팀을 운영했다. 이는 이동국의 최종 엔트리 포함 과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성적으로 말해달라는 주문을 다양한 루트로 전달했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확인한 후 비록 평가전에서 다쳤지만 약속을 저버리지 않고 최종 엔트리에 발탁했다. 혹자들은 "선수 복이 많은 게 아니냐"며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K리그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듯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하다고 그 팀이 승리하는 건 아니다. 다만 허정무호의 조직력을 강철처럼 연마해준 특급 도우미는 있었으니 바로 주장 박지성이다. 허 감독 덕분에 올림픽 대표 선수로 발탁돼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수 있었기에 박지성은 이운재 안정환 김남일 등의 고참 선수들과 이승렬 기성용 등 막내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허 감독의 오른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 정경희 기자 gumnuri@sportschosun.com>

◇허정무 감독 프로필

▶1955년 1월 13일 ▶A매치 출전=84회 ▶득점(GK실점)=25골 ▶월드컵 출전 경험(지도자 시절 포함)=3회(1986년, 1990년, 1994년) ▶지도자 경험=대표팀 트레이너(1989년~1990년), 포항 코치(1991년~1992년), 현대 코치(1993년), 포항 감독(1993년~1995년), 대표팀 코치(1993년~1994년), 전남 감독(1995년~1998년), 올림픽팀, 대표팀 감독(1998년~2000년), 대표팀 코치(2004년), 전남 감독(2005년~2007년), 대표팀 감독(2007년~현재)

◇1980년 최미나씨와의 결혼식 장면

◇1980년 PSV에인트호벤에서의 활약 모습

◇2000년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벤치에 앉아있는 장면

◇2004년 대표팀 코치로 본프레레 당시 감독을 보좌하는 장면

◇ 2007년 12월 프로축구 전남 지휘봉을 잡고 FA컵에서 우승한 뒤 샴페인 세례를 받는 모습

◇지난 5월28일 파주 NFC에서 대표팀 선수들에게 전술을 설명하는 장면. < 스포츠조선 DB >

[ ☞ 웹신문 보러가기] [ ☞ 스포츠조선 구독]-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