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獨극우파 "잡탕대표팀 빨리 탈락하길"

2010. 7. 5.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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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23명중 11명이 외국계..클로제.외칠.포돌스키 등(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독일팀이 기대 이상의 실력으로 승승장구하면서 4번째 우승에 대한 독일인들의 기대가 한껏 높아지고 있다.

승용차와 주택 발코니에는 흑-적-황의 3색기가 내걸렸고 경기가 있을 때면 많은 사람들이 대형 화면이 설치된 시내의 광장이나 식당, 바 등으로 몰려가 세계인의 축제를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인 중 유일하게 독일팀의 탈락을 바라는 부류가 있다. 극우파들이다.4일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대다수 독일인이 축구 열병에 빠져 있으나 극우파만은 다문화 대표팀이 '비독일적'이라는 이유로 대표팀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우에 나르치세라는 필명의 한 네티즌은 한 사이트에 "대표팀에 동질성을 느낄 수 없다"면서 "잡탕 독일팀이 월드컵에서 삼색기를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 대표팀 선수 23명중 외국계는 역대 가장 많은 11명이다. 독일축구협회(DFB)는 과거 외국계 선수를 선발하는데 인색했으나 2004년 유럽선수권에서 부진을 계기로 정책을 전환했다.

'젊은 피' 루카스 포돌스키와 월드컵 최다골에 도전하는 모로슬라프 클레제는 폴란드 태생이고, 메수트 외칠은 독일에서 태어난 터키계이다. 제롬 보아텡은 가나계, 사미 케드라는 튀니지계, 제로니모 카카우는 브라질계이다.

다른 네티즌은 "독일팀이 가능하면 빨리 떨어지길 희망하며 적어도 외국인 50%로 구성된 팀이 월드컵 우승은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을 극우 정당인 국가민주당(NPD) 당원이라고 밝힌 사람은 "국가대표라는 이름을 붙인 다문화 팀에는 관심없다"고 밝혔다.

독일의 선전에 환호하면서도 골만은 외국이름을 가진 선수가 넣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극우파도 있었다. 한 사람은 "카카우의 골에는 환호하지 않겠지만 노이어, 람, 슈바인슈타이거는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독일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축구의 신성으로 떠오른 외칠은 가나와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기록해 독일의 16강 진출을 견인했고 클로제는 이번 대회에서 벌써 4골이나 터뜨렸다. 카카우는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교체 출장해 4번째 골을 기록했다.

하노버 대학의 역사학자인 데트레프 클라우센 교수는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극우파들은 인종적 순수성에 기반한 대표팀을 원하지만 독일은 이미 100년전부터 인종적 다양성과 대규모 이민을 경험한 나라"라면서 "대표팀이 이같은 현실을 이제야 반영한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극우파 전문가인 요나스 가블러는 "독일 국민이란 혈통이 아니라 헌법에 근거한다"면서 "다문화 대표팀은 국가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극우파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 극우파 사이트는 "사람은 독일인이거나 독일인이 아닌 것이지, 독일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키가 작고, 금발도 아니며, 피부는 검거나 갈색인 사람들, 무슬림, 이런 사람들이 독일연방공화국 국민일지는 모르지만 독일인은 아니기 때문에 이 팀을 독일 대표팀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이트는 "이 새로운 연방공화국 국민은 외국인이고, 앞으로도 외국인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이런 점에서 이번 대표팀 구성은 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국민 대다수는 이런 다문화 대표팀 구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클라우센 교수는 외칠이 가나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다음날 상점에 갔을 때 "한 독일인이 외칠의 사진을 1면에 실은 (대중지) 빌트를 들고 '터키인은 이제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그러자 상점 주인은 그 사람을 조용히 쳐다보다가 "외칠은 터키 사람이 아니라 독일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kskim@yna.co.kr <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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