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 류현진이 천만 달러의 남자가 될 수 있는 이유

조회수 2012. 11. 6. 06: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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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혼란스럽다.

ESPN의 키스로 기자가 발표한 FA (자유계약 선수) 랭킹에서 37위였던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 씁쓸하게 느껴졌던 소식이었다. 하지만 실망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며칠 지나 야후 스포츠 제프 파산기자가 발표(?)한 랭킹에서는 비교적 상위권인 22위에서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럼……. 그렇지! 류현진이 한국 최고 투수인데 말이야!"

근데 랭킹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전문지인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5일 (이하 한국 시간) 발표한 FA 랭킹에서는 아예 류현진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의 분석과 FA 시장 해석이 어쩌면 이렇게 서로 다를 수 있을까? 그리고 3사가 내놓은 상반된 분석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평가 기준과 과정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어떻게 보면당연한 결과이다.

그만큼 류현진을 바라보는 시각이 메이저리그 구단들 사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미국 언론들의 보도 형태에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는 총 30개의 구단이 있다. 그 중 분명히 류현진의 영입을 위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구단들이 있는가 하면 아예 그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없는 구단들도 있다. 대다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은 아직도 (자금력 또는 스카우팅 방침상) 아예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나 마이애미 말린스 같은 구단 관계자에게 류현진 관련해서 물어보면 당연히 부정적인 대답을 듣거나 아예 모른다고 답할 것이다. 마치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류현진의 이름을 포함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어차피 곧 우리는 결과를 알게 될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필자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이왕 미국에 간다면 많은 돈을 받고 가는 모습 또한 보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몇몇 구단 관계자들에게 솔직하게 물었다. 물론 이 시점에서 포스팅 액수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을 원하지도 않았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왜 류현진을 영입대상 리스트 올렸는지는 꼭 먼저 확인해보고 싶었다.

결정권은 단장의 손에 있다!

그동안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본 스카우트들은 다들 하나같이 이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한다. 본인들은 최선을 다해서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제는 '본사'에 계신 높으신 분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스카우팅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적혀있을까?

AL 구단의 어느 한 스카우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위주로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했다고 한다. 당시 류현진의 투구 내용과 컨디션은 최고였다. 물론 같은 시기에 스카우팅 중이던 첸 웨인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스카우트 A는 아주 자신 있게 말했다.

"광저우에서 본 류현진은 언히터블에 가까웠다. 당시 그의 구위는 첸 웨인보다 월등히 좋았다"라며 2년 전 류현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얼마 전 단장에 제출한 스카우팅 보고서에는 첸 웨인의 구위보다 좋았던 내용을 포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AL 구단의 B스카우트는 올여름 한국을 찾았다. 그리고 대전까지 내려가 그의 경기를 직접 관찰하고 돌아갔다. 처음으로 직접 본 투수 류현진의 모습을 그는 어떻게 평가했을까?

"일단 체격적인 조건이 마음에 든다. 솔직히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류현진 부모님의 모습도 확인했었다"며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는 그렇다면 어떤 평가를 했을까? (선수 부모님의 체격 조건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꼭 확인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오늘 경기 투구 내용으로만 판단하기 어렵지만그는 오늘만큼은 그는 파워투수가 아니었다. 변화구 비율이 뜻밖에 높았다. 단 한 경기만 보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오늘 내가 본 투수는 finesse 형 투수였다"며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그날 저녁 류현진이 상대했던 팀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그나마 적극 스윙을 하는 팀이 바로 롯데이고 어쩌면 변화구 비율이 높았던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그가 내린 마지막 결론은 무엇일까?

"첸 웨인이 한 수 위다. 하지만 분명히 메이저리그에서 5선발로서 출발은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비교적 낮은 평가를 했다. 같은 투수를 지켜봤지만 시기와 상대 팀에 따라 평가는 조금 달랐다. 당연하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 두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만한 실력을 갖췄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

"에이스급은 아직은 아니지만..."

솔직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립서비스'는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의상 긍정적인 얘기만 계속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조금 다르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가 한국 방문하는데 적게는 약 5천 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구단 고위층 관계자가 한국을 찾는다면 당연히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편을 사용하기 때문에 1만 달러 이상 드는 것은 기본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이라도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돈뿐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구단 프런트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간이다. 시즌 중에는 식구들과 제대로 저녁 식사도 못 하는 것이 바로 메이저리그 프런트의 현실이다. 한마디로 그들이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 온다면 그들이 판단하기에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다수의 메이저리그 구단 고위층 관계자들은 한국을 찾아 류현진의 투구를 직접 확인하고 돌아갔다. 프로야구팀 스카우트와 프런트의 기본적인 업무가 당연히 야구장에 출근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며 그리고 3, 4일을 투자하며 한국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다.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다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은 아시아 지역 스카우트가 아닌 팀장 또는 부단장급 관계자를 한국으로 급하게 출장을 보냈다.

한국을 직접 찾았다는 점은 '립서비스'가 아니다.

류현진은 마음을 컨트롤 할 줄 아는 투수이다!

"지금 불펜에서 던진 공을 네가 경기에서 던질 수 있다면 너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2005년 스프링캠프 기간 중 뉴욕 메츠 댄 워슨 투수코치가 어느 한 마이너리그 투수에게 남긴 한 마디이다.

연습과 실전은 물론 다르다. 그리고 평범한 정규 시즌 경기와 한국 시리즈 7차전 경기는 다르다. 류현진은 이미 많은 국제대회를 통해서 큰 경기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빅게임'일수록 강한 모습을 보였다. 어린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투수에게 컨트롤이 중요하지만 어쩌며 더 중요한 것은 마운드에서 본인의 마음을 컨트롤 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어느 한 스카우트는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웃었다. 어이없는 실책이 많았다. 하지만 류현진에게서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화를 내는 모습을 찾지 못했다. 그 부분에서는 분명히 크게 점수를 주고 싶다"며 류현진의 차분함과 '쿨'한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아직 25살밖에 되지 않았다.

류현진이라는 야구선수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이름이다. 2006년 시즌 프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지난 7년 동안 우리는 그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우리는 그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봤고 2009년 WBC에서의 맹활약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경력과 시간으로만 판단하면 그는 이제 베테랑이다. 하지만 1987년생인 그는 내년에 고작 만으로 26살이다. 아직도 어리다는 뜻이다. 만약 그의 나이가 30대 초반이었다면 지금 이 정도의 관심을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직도 그는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고 그의 무한한 가능성은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그리고 만약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 어려운 시즌을 보낸다고 하여도 그에게는 시간이 있다. 일시적인 시련을 겪어야 한다고 해서 그는 아직도 어리기 때문에 충분히 기회가 극복할 기회가 올 것이다.

"첫해에 실패해도 류현진에게는 시간이 있다. 만약 우리 팀이 그를 영입한다면 일단 5선발로 시즌을 시작 할 것이다. 나머지는 그의 능력에 달려있다"

며 A 스카우트는 말한다.

체력적으로 준비되어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첸 웨인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다. 12승 1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는 볼티모어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물론 승패와 평균 자책점도 중요하지만, 필자는 그가 선발을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200이닝에 가까운 '이닝이터'의 역할을 해냈다는 것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의 스케줄을 완벽하게 소화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결국 첸 웨인이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체력적으로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체력적인 부분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류현진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솔직히 150km 이상 던질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거다. 마이너리그에도 빠른공 던지는 투수들은 많다. 하지만 류현진이 8회, 9회에도 구속을 유지하는 점은 분명히 그가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부분이다"라고 A스카우트는 평가했다.

ESPN의 제리 크라스닉 메이저리그 전문기자는 ESPN 네티즌들과의 대화에서 "류현진은 능력 있는 좌완투수이다. 빠른공은 90마일 초반 대 그리고 아주 좋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에이전트가 스콧 보라스인 만큼 포스팅은 시작일 뿐 아주 흥미로운 연봉 협상이 기다리고 있다"고 류현진을 소개했다.

과연 류현진과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연봉 협상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류현진의 포스팅은 천만 달러를 넘을 수 있을까? 정말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물론 필자는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한국을 찾았던 A 스카우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야토크: "바쁘신 일정에도 올 여름 한국에 오셨는데……. 설마 후회하고 계신가요?"

A 스카우트: "먼 길이었지만 안 왔으면 크게 후회할 뻔 했습니다"

"Are Ryu Ready?"

Twitter - @danielkimW daniel@dk98group.com

"Work hard, play 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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