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김] 1억 달러의 남자.. 다르빗슈의 현실

조회수 2012. 8. 20. 13: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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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던 다르빗슈가 시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어렵게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무려 1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해서 데려온 선수인데 지금까지 그의 성적은 몸값에 비하면 형편없다. 물론 연봉을 비해서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개인적으로는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르빗슈는 그냥 좋은 3선발 정도의 투수이지 텍사스 레인저스가 원했던 것처럼 초대형 투수는 처음부터 아니었다.그렇다고 다르빗슈가 나쁜 투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연봉은 초특급 에이스급이지만 그의 실력은 에이스급이 아니라는 뜻이다.

1억 달러 투수가 아메리칸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볼넷을 허용했다면 믿기 힘들겠지만 이것은 다르빗슈의 현실이다.

작년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그의 성적은 완벽했다. 평균자책점은 천문학적인 1.44였고 230 이닝을 소화했기에 체력적으로도 문제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일본프로야구는 공인구를 바꾸면서 현재 DEAD BALL 시대에 이르렀다고 한다. 실제로 다르빗슈가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1점대를 기록했지만 그렇다고 퍼시픽리그 1위를 한 것도 아니었다.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는 1.27를 기록했던 타나카였다) 그만큼 투수에게 유리한 곳이 바로 일본프로야구이다. 다르빗슈가 뛰었던 퍼시픽리그에는 작년에 2점대 미만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발투수가 총 13명이었다고 한다.

현재 다르빗슈의 기본적인 성적은 12승 9패 평균자책점 4.51이다. 텍사스의 타선이 워낙 좋다 보니 승수는 많은 편이다. 처음부터 예상했던 부분이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거 다르빗슈는 어떤 투수일까?

완급조절이 없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투수는 3가지의 구종을 완벽하게 제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90마일 중반 대 빠른 속구를 기본으로 80마일 중반 대 BREAKING PITCH (슬라이더, 커브) 그리고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OFF SPEED (체인지업, 포크볼)가 필요하다. 슬라이더는 타자의 밸런스를 옆으로 흔든다면 체인지업은 존에서 역회전하며 타자의 타이밍을 흩트린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타자의 밸런스를 앞뒤로 흔들어 버리는 것이 OFF SPEED의 주된 목적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발투수인 저스틴 벨란더는 이 3가지 요소를 완벽하게 갖춘 투수이다. 평균구속 94마일 이상을 기록한 패스트볼이외에도 80마일 중반대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구사하고 있다. 평균 구속이 86을 기록했던 그의 체인지업은 총 투구비율 17%나 차지했다. 자신의 빠른 공 평균구속에 10마일이나 느린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타자들의 밸런스를 흩트렸다.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LA 에인절스의 제래드 위버도 마찬가지이다. 위버의 속구 평균 구속은 89마일밖에 되지 못했지만, 슬라이더 (평균구속/81마일, 투구비율 13%)와 체인지업 (평균구속/79마일, 투구비율 13%)을 적절히 구사하며 상대 타자들을 옆으로 앞으로 흔들어 놨다. 위버는 2012 시즌 15승 3패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하고 있다.

빠른 공을 시작으로 완벽한 MOVEMENT와 완급조절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압도하는 투수가 바로 벨란더와 위버이다.

그렇다면 다르빗슈는 어떤가?

간단하게 말해서 다르빗슈는 OFF SPEED PITCH가 없다. 그가 올 시즌 구사한 체인지업은 4%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부진했던 7월에는 2%밖에 차지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빠른 공과 BREAKING PITCH (슬라이더, 커브)로만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완급조절을 전혀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의 슬라이더와 커브가 아주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BREAKING PITCH로만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살아남기는 어렵다. 다르빗슈가 1억 달러 투수로서 벨란더와 위버와 비슷한 투수가 되려면 완급조절을 할 수 있는 구종이 필요하고 이 부분은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다르빗슈를 상대로 하는 타자들의 머릿속은 간단할 수밖에 없다. 우타자일 경우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와 커브만 피하고 빠른공에 배트 스피드를 조준하여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실제로 다르빗슈는 우타자를 상대로 인사이드 코너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 보니 다르빗슈는 패스트볼의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해 보인다.결국, 볼넷이 많은 이유도 패스트볼을 완벽하게 제구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만약 완급조절을 할 수 있다면 똑같은 빠른 공을 던져도 타자들은 위력 있게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다르빗슈도 굳이 완벽하게 제구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투수에게는 자신감은 생명이다. 많은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마운드에서 그가 자주 흔들리는 이유는 (구종은 많지만) 투구패턴이 뜻밖에 단조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정할 부분도 있다. 다르빗슈의 BREAKING PITCH는 정말 최고이다. 그는 현재까지 17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6위를 하고 있다. 불안정한 투구내용이지만 그의 BREAKING PITCH 만큼은 명품이라는 것을 입증 해 주는 부분이다. 발렌더가 보여주듯 다르빗슈 또한 완급조절을 할 수 있다면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이 바라던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후반기 들어와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와쿠마를 봐도 이 부분은 알 수 있다. 8월에만 2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고 있는 이와쿠마는 이번 달에 포크볼(23%)과 슬라이더(21%)를 적절하게 구사하며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다르빗슈는 일본프로야구의 최고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완성이 덜 된 투수이다.장기적으로 시간은 많지만 올 시즌 그에게 에이스급 활약을 기대하기는 무리이다. 그리고 한번 솔직히 생각해보자. 포스트 시즌 결정적인 순간에 론 워싱턴 감독은 자신 있게 그를 마운드에 올릴 수 있을까?내년 시즌은 모르겠지만 올 시즌 그는 에이스가 아니다.

Twitter - @danielkimW

daniel@dk98gro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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