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김]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일본프로야구

조회수 2012. 7. 26. 05: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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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선수는 류현진이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기록은 4승 5패이다. 승률과 승패로만 그를 판단하면 그는 평범한 투수이다. 하지만 그가 소속되어있는 한화 이글스의 전력과 평균자책점 그리고 탈삼진 수를 들여다보면 금방 그가 한국 최고의 투수임을 알 수 있다. 현재 그는 12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스트라이크아웃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닝 당 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4승 5패라는 기록만 보고 그를 평범한 선수라고 섣불리 판단한다면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것밖에되지 못한다.

< 사진 제공 - MLB 사무국 >

문제는 돈이다!

얼마 전 일본프로야구 선수협회는 WBC 보이콧을 선언했다. 많은 야구팬이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로 나타나고 만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부분은 표면적으로는 이해가 된다. 지난 2009년 제2회 WBC에서 우승했던 일본은 대회 수익금의 고작 13%를 받았다고 한다. 일본 선수협회는 수익금 배당방식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WBC라는 대회의 깊은 의미와 기본적인 경제적인 논리로 판단한다면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다. 아니, 완전히 바보 같은 결정이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욕심쟁이?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의 총 배당금은 1500만 달러였다. 그중 백만 달러는 국제야구연맹(IBAF)에 야구 발전 기금으로 전달되었다. 그리고 남은 액수는 약 1400만 달러였다고 한다.

이미 대회전부터 2009년도 우승국에는 270만 달러가 보장되어 있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최소 270만 달러가 보장되었다는 점이다.그리고 준우승 팀에는 최소 170만 불이 보장되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회 대회에 출전한 모든 국가에 성적과 상관없이 30만 달러를 약속했다. 예선 탈락만 해도 일단 참가만 하면 협회는 한화로 약 4억 원을 받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대회의 성공과 이윤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출전하는 모든 팀에게 상당한 액수를 '개런티'하고 대회를 준비했다는 뜻이다. 그만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위험 부담을 안고 추진하는 대회가 바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이다. 메트 본 메이저리그 대변인은 야토크와 인터뷰에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의 목적은 야구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금전적으로 위험은 있지만 야구를 위해서 감수하고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밝혔다. 물론 흥행에 실패하여 적자가 난다면 금전적인 피해는 고스란히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 돌아간다.그리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참가했던 모든 국가에 약속대로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개런티를 지급해야 한다. "만약 대회가 적자라고 하여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각국 협회에 약속한 개런티를 지불할 뿐만 아니라 NPB나 KBO는 아무런 금전적인 책임이 없다"고 매트 본 대변인은 전했다. 물론 일본프로야구 선수협회 또한 금전적으로 피해가 있을 수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회 준비과정과 진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 또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책임져야 한다. 매트 본 대변인은 "지난 두 대회에 메이저리그가 투자한 금액은 1억 달러 이상이었다"라고 전했다. 한화로 약 1,150억 원을 투자했다는 뜻이다.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 참가국은 선수단만 구성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보내주는 전용기에 선수들을 태워서 보내기만 하면 된다. 물론 선수들의 시간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각 협회에 금전적인 부담감을 전혀 주지 않고 대회를 진행한다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비용 부분에 대하여 KBO나 NBP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대회를 준비해왔다. 만약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이 더 많은 배당금을 원한다면 메이저리그가 안고 있는 '리스크'와 투자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만 생각하고 권리만 주장하는 것은 좋은 파트너의 모습이 아니다. 더 좋은 혜택과 조건을 원한다면 '리스크'도 같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일본프로야구 선수협회는 이러한 점들을 무시한 채 무조건 권리만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성숙한 비즈니스 파트너의 모습은 그들에게서 찾아 볼 수 없다.

매트 본 대변인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한국 팬들의 성원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년 대회 또한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마디로 WBC를 위해서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지난 대회를 통해서 이익을 챙겼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투자했기 때문에 거기에 합당한 이윤을 챙겼을 뿐이다. 매트 본 대변인은 "당시 이익금 상당 부분은 쓰이지 않고 2013년 대회를 위한 자금으로 묶어 놓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2006년 대회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받은 '대출'로 치러졌지만 2013년에는 지난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 축적해놓은 자금으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주식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대회를 치르게 된다는 뜻이다. (사업하면서 cash flow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우승팀에게 13%만 주어진다고 보이콧을 선언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경제적인 개념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정이다. 단 1달러도 투자하지 않고 참가했다는 이유 하나로만 주최 측만큼의 배당금을 원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이기적인 생각이다.

아무리 할리우드 스타라고 하여도 영화제작사의 이윤 이상으로 출연료를 받을 수는 없다. 물론 직접 투자까지 참여했다면 가능하다. WBC 대회 '제작자'는 메이저리그이다. 그리고 실제로 거금을 투자해가며 제작자의 역할을 충분히 그리고 성실히 해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아주 투명하게 금전적인 부분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튼튼한 자금력을 동원했기 때문에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첫 대회부터 적자를 피했다는 것은 그만큼 메이저리그의 행정 능력이 뛰어났고 튼튼한 자금력이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다.

일본 스폰서의 돈?

현재 많은 한국과 일본 기업이 메이저리그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많은 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지급하고 메이저리그의 후원사가 되는 이유는 딱 하나이다.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이다. WBC기간 동안 많은 일본 기업들이 스폰서로 많을 돈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기업들이 참여하는 이유는 미국시장을 위해서이지 일본시장을 위해서가 아니다. 일본프로야구 선수 협회는 일본 기업이 내고 있는 스폰서 계약금을 본인들의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 또한 엄청난 착각이다.

WBC는 누구를 위한 대회인가?

냉정하게 표현해서 메이저리그는 WBC가 필요 없다. 장기적인 야구의 미래를 생각하고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을 뿐이지 굳이 욕까지 먹어가면서 진행할 필요가 없다. 현재 메이저리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얼마 전 LA 다저스가 20억 달러에 매각되었던 것을 보면 알듯 메이저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협회가 약 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개인에게는 엄청나게 큰 액수이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에는 그렇게 큰 금액이 아니다. 아니, 아주 작은 액수이다.

그리고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지난 두 대회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일본과 한국이다.2006년 대회와 2009년 대회는 (베이징 올림픽과 함께) 전환점이었다. 어쩌면 현재 한국야구가 인기가 높아진 것도 WBC 대회의 영향이 컸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 프로야구가 WBC를 통해서 얻은 경제 효과를 실제로 돈으로 산출하기 어렵지만 큰 발판이 되었던 것은 확실하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WBC 2회 연속 우승팀이라는 프리미엄을 얻었다. 그리고 다르빗슈, 푸쿠도메 같은 선수들은 WBC에서의 활약을 통해서 엄청난 연봉을 약속받고 메이저리그의 진출할 수 있었다.

첫 대회였던 2006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의 슬로건은 '야구는 공용어 이다'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완벽한 단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식에서 어긋나는 단체는 절대 아니다. 분명히 바로잡아야 할 부분은 있지만 일본 선수협회가 주장하는 것처럼 보이콧까지 해야 할 만큼 크게 잘못된 부분은 없다. 만약 일본선수협회가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고 일본 없이 WBC대회가 치러지게 된다면 그 피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아닌 일본 야구팬들에게 돌아갈 것이다.WBC는 많은 야구팬들에게는 좋은 추억과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오랫동안 성공하는 대회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일본이 참가하지 못한다면 아쉽지만, 끝은 아니다. 시니컬하게 생각하면 WBC는 그냥 메이저리그에서 돈 벌려고 하는 이벤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필자가 느꼈던 WBC는 그런 대회가 아니었다. 아직도 LA 다저스 스태디엄, LA 에인절스 구장, 그리고 샌디에고 패트코파크에서 울렸던 '대한민국'의 응원소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정말 감동 그 자체였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웠던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다음 대회에서도 KIA 타이거즈의 윤석민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거포 미겔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잡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 일본 나오지 마라.

Twitter - @danielkimW

daniel@dk98gro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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