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KBL의 공염불, 정치인 출신 한선교 총재의 한계인가?

2013. 11. 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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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염불!'

KBL(한국농구연맹·총재 한선교)은 2013∼2014시즌 개막을 앞두고 들떴다. 걸출한 신인 선수들이 가세함에 따라 '중흥기'를 맞을 것이라고 KBL 집행부는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지난 달 12일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 말뿐이었다. 관중수가 지난 시즌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고 시청률에서도 프로배구와 여자프로농구 등에 뒤졌다. 개막 한 달이 지나도 아직까지 방송 중계권 협상도 끝내지 못하고 있다.

KBL 집행부의 능력 부재다. 남자프로농구는 2012∼2013시즌 고의 패배 논란에 이어 승부조작에 까지 휘말리면서 팬들로부터 외면 당했다. 하지만 KBL은 이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심지어 승부 조작에 대해 "전직 총재 시절이니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는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결국 KBL의 '대수술 없이' 앞날이 없다. 능력이 없더라도 최소한 체육관을 찾는 농구팬들을 오히려 내쫓지는 말아야 한다.체육부

◆시청률? 중계권 협상도 못 끝냈다.

한 때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던 프로농구가 프로배구에 밀린 것은 한참 전 이야기다. 실제로 프로농구 시청률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를 함께 중계하고 있는 한 케이블 방송사에 따르면 이번 시즌 프로배구의 시청률은 0.5% 가량이며, 프로농구는 절반 정도인 0.2%대다. 그래도 배구를 부러워하는 목소리만 높일 뿐 인기를 되살릴 묘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KBL의 현실이다.

사실 KBL은 시청률을 걱정할 처지가 아니다. 개막 한 달이 넘었지만 중계권 협상도 아직 타결짓지 못했다. 다행히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중계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심각한 협상력 부재다.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잘 나오는 배구를 선호한다. 콘텐츠가 밀리고 협상력까지 한참 떨어지니 KBL은 방송사를 찾아다니며 그냥 애원만 하고 있다.

프로농구 감독 출신으로 행정 경험이 없는 안준호 전무이사에게 KBL 실무를 맡기다보니 일이 원활하게 돌아갈 리 없다. 그렇다고 경기 운영이 매끄러운 것도 아니다. 20일 SK-오리온스전에서는 심판의 미숙한 판정으로 추일승 감독의 감정이 폭발해 KBL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따라서 '정치인' 한선교 총재가 이끄는 KBL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많다.

◆관중몰이도 빨간 불 켜졌다.

지난 20일까지 치른 정규리그 78경기 관중수는 총 30만7756명으로 지난 시즌 같은 경기 수 대비 총 관중 31만4558명에 비해 2.2%인 6802명이 줄어들었다. 경기당 평균으로는 3945명으로 지난 시즌 4032명에 미치지 못했다.

아직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각종 호재가 많았다는 점에서 너무나 실망스런 성적표다. 원주에 신축 체육관이 새로 들어서면서 관중 수용 능력이 늘어난 것을 필두로 아시아선수권 3위에 오르는 선전으로 한국 남자농구가 16년 만에 농구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며 분위기를 달궜다. 여기에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등 특급 신인들이 대거 리그에 합류하는 등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을 요소들이 넘쳐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관중수는 줄었다. 이에 비해 여자프로농구 WKBL은 용병 제도 변경 등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팀간 전력 평준화를 가져와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며 전년 대비 10% 가량 관중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KBL이 마케팅 등은 구단들에게 맡기고 농구의 흥미를 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등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 줄어든 관중의 책임은 구단이 지고 KBL은 자신들의 치적만 챙긴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국제경쟁력 강화에 귀막은 KBL

KBL 때문에 대표팀의 귀화선수 문제도 답보상태다. 대한농구협회와 WKBL은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진 상태지만, 아직 KBL과는 그 선까지도 진척하지 못했다.

귀화선수 문제는 지난 8월과 10월 남녀 아시아선수권에서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수의 국가가 귀화선수(FIBA 규정상 1명 가능)를 영입해 골밑을 보강했다. 힌국 남자팀은 3위로 선전했다고 해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여자프로농구 역시 일본의 혼혈센터 도카시키 라무에 막혀 준결승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은 한국 농구의 국제경쟁력을 위해 귀화선수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예산 등 많은 부분에서 남녀 연맹의 협력 없이는 일을 추진하기가 힘들고, 이에 방 회장은 한선교 KBL 총재 및 최경환 WKBL 총재와 얘기를 나눈 뒤 긍정적인 반응을 들었다. 특히 최경환 총재는 방 회장의 뜻에 동의하면서 돕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그런데 KBL은 관망 중이다. KBL은 최근 국가대표선발위원회와 얘기를 나눈 적은 있지만 거리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 회장과 한 총재는 이후 만난 적이 없고, 때문에 남자농구 귀화선수 논의는 유야무야 사라지는 분위기다. 결국 한선교 총재가 확실한 의사를 보여줘야 한다.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면 거부의사를 밝히든지, 아니면 적극적인 논의를 하든지 명확한 태도가 필요하다. 민감한 사항이라고 해서 시간끌기로 나서는 것은 농구계의 분열만 초래한다. 한 총재는 취임사에서 여섯 번째 목표로 '국제경쟁력 확보'를 강조한 바 있다.

스포츠월드 체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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