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농구협회 방열 시대..추락한 한국농구 구할까

2013. 2. 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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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 제32대 대한농구협회장으로 선출된 방열 건동대 총장. ⓒ 연합뉴스

방열 건동대 총장(72)이 제32대 대한농구협회장에 선출됐다.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린 농구협회장 선거에서 방열 회장은 경쟁자였던 이종걸 전 대한농구협회장, 한선교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를 제치고 대한농구협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에 올랐다.

방열 회장의 당선은 농구계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전문 농구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농구협회 수장이 된 것. 그동안 정치인들의 낙하산 인사가 보편적이었던 스포츠 단체장에서 체육인이 수장을 맡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실제로 올해 대거 몰린 스포츠단체장 선거 역시 다른 단체들은 대부분 정치인들이 자리를 독점했다.

이번 선거에 나선 3명의 후보 중 방열 후보를 제외하고 이종걸 전 회장과 한선교 총재는 모두 현역 정치인이다. 방열 회장은 지난해 농구계 원로모임에서 대한농구협회의 무능을 강하게 성토, 이종걸 회장의 사퇴를 촉구한 전력도 있다. 농구협회장 선거에서도 정치인 출신 후보들과 대립각을 유지하며 "정치인은 여의도로 가고, 농구인은 농구장으로 가면 된다"며 차별화에 주력했다.

방열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추락한 한국농구의 위상과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려야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2000년대 이후 한국농구의 위상은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는 대표팀이 연이어 최악의 성적을 경신, 지난해는 남녀 동반으로 올림픽 본선진출이 좌절되는 굴욕을 맛봤다. 한때 야구, 축구와 함께 국내 최고 인기를 자랑했지만 최근에는 겨울시장에서도 배구에 밀려 점차 비인기스포츠로 전락하고 있다.

정치인 출신 이종걸 회장이 재선에 걸쳐 9년간 협회를 이끄는 동안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협회에 제 기능을 상실했고, KBL과의 협력체제도 최악이었다는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방열 회장 앞에는 많은 숙제가 산적해 있다. 대표팀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은 물론 심판비리 척결, 전문 지도자 양성 등은 방열 회장의 공약에도 포함돼 있었던 내용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역시 전문 체육인 출신 회장 하에서 농구협회의 '자생력'이다. 실제로 아직 국내 스포츠 단체 중 재정이나 행정적인 면에서 자생력을 지닌 곳은 많지 않다. 여전히 스포츠단체들이 실제로 돈줄이나 사회적 지원을 직접 끌어올 수 있는 정치인-기업인 출신 수장들의 '개인파워'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방열 회장은 존경받는 농구계 원로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정치-경제적 인맥보다는, 자수성가한 학자 스타일에 가깝다. 당장 농구협회의 여러 가지 제도적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결국 안정적인 예산확보가 절실한데 방열 회장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미지수다.

엄격하고 소신이 강한 방열 회장의 원칙주의형 스타일이, 농구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분열과 갈등을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농구인으로서 방열 회장의 일관된 소신은 스포츠 단체가 정치, 경제, 종교 같은 외부적 변수로부터 자유롭고 오히려 스포츠 자체의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구인들 스스로 이기주의와 의존성을 버리고 자발적인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예산 문제도 다양한 자체 기금조성과 국제대회 유치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병행해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오랫동안 타성과 이기주의에 젖어있는 대한농구협회가 방열 체제를 맞이해 대대적인 혁신을 위한 새로운 실험을 앞두고 있다.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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