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자농구]최악의 상황에서 거둔 감격의 8강

박범신 2010. 9. 30.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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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목표로 정했던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임달식 감독(46)과 이호근 코치(45)가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체코 브르노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의 제16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12강 결선리그 F조 마지막 경기에서 65-64로 이긴데 이어 체코가 우리와 조 4위를 두고 다투던 브라질을 잡아준 덕에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예선성적을 포함해 3승3패를 기록한 한국은 4승2패의 체코에 이어 F조 4위에 올라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스페인과 러시아도 8강에 올랐다. 한국이 첫 경기에서 잡은 브라질은 2승4패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6년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3위에 머문 부진을 씻으며 아시아 여자농구의 최강임을 널리 알렸다. 일본과 중국은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윤아(25), 하은주(27. 이상 신한은행), 김정은(23. 신세계)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진데 이어 있는 선수들마저 줄부상에 허덕인 상황에서 거둔 8강이라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가용인원은 8~9명뿐이었다.

'세대교체 실패'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정선민(36. 신한은행), 박정은(33. 삼성생명), 김지윤(34. 신세계), 변연하(30. KB국민은행) 등 베테랑들은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에게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전했다.

자신보다 한 뼘 이상은 큰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견줘 전혀 밀리지 않는 기량은 물론이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 포기하지 않는 근성 등을 통해 후배들에게 강인한 정신력도 선보였다.

후배 김단비(20. 신한은행), 김보미(24. kdb생명) 등은 세계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으로 제 몫을 해내며 차세대 한국 여자농구를 이끌 재목임을 과시했다. 특히 김단비는 주포 박정은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에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펼쳤다.

스페인, 체코, 러시아 등 전통적인 유럽의 강호들을 만나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지만 열악한 상황에서 '버릴 건 버리고 챙길 건 챙기는' 실속있는 운영을 선보인 임달식 감독의 결단도 한 몫했다.

임 감독은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전반에 1점 밖에 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8강 진출을 가늠할 마지막 일본과의 경기에서 전력을 다하기 위해 과감히 주전들을 모두 벤치에 앉히는 모험을 벌였다.

국제무대에서 철저히 외면 받던 한국 여자농구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도 달라졌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한국이 첫 경기에서 브라질을 꺾자 "이번 대회 첫 번째 이변"이라며 극찬했고 브라질, 스페인 등 다른 국가 코칭스태프는 태극낭자들의 정신력과 강력한 수비, 조직력에 혀를 내둘렀다.

체코는 여자대표팀에 있어 영광의 장소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1967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곳이기 때문이다.

임달식 감독, 이호근 코치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은 선배들이 그랬듯 '영광의 땅' 체코에서 43년 만에 여랑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F조 4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10월1일 E조 1위와 8강에서 맞붙는다. E조 1위는 미국과 호주 둘 중 하나다.

ero020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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