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와 묘미 잃은 올스타, 투표 방식 바꿔야 산다

2013. 7. 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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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올스타가 또 다시 특정팀으로 줄 세워졌다. 지난해 롯데에 이어 올해는 LG가 올스타 단일팀을 구축한 것이다.

지난 8일 발표된 2013 올스타 웨스턴 리그에는 베스트11 포지션에 LG 선수들로 도배됐다. 지난해 이스턴 리그에서 롯데 선수 10명이 베스트10을 독식한 데 이어 2년 연속 특정팀 싹쓸이 현상이 벌어졌다. 올스타전 특유의 묘미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지적되어 온 문제인 만큼 이제는 투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사라진 올스타전의 묘미올스타전은 축제의 장이다. 각 팀의 대표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진정한 의미의 별들의 축제였다. 올스타전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평소 한 데 모이기 어려웠던 각 팀의 스타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팬들에게는 희소가치 있는 즐거움이다. 올스타전이 한 시즌의 주요 메인 행사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를 둘러봐도 올스타전의 묘미는 바로 '최고의 선수'들이 한 팀을 구성한다는데 그 의미를 두고 있다. 특정팀 싹쓸이 현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올스타 31명 중 요미우리 선수는 7명 뿐이다. 팬투표 선수도 2명 뿐이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35명 중에서 뉴욕 양키스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와 로빈슨 카노 2명 뿐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한국처럼 특정팀에서 올스타 자리를 독식한다면 올스타전의 묘미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일단 올스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아 진정한 의미의 축제가 되기 어려우며 또 하나는 새로운 볼거리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정팀 경기는 시즌 중에라도 언제든 볼 수 있다. 하지만 올스타로 구성된 최정예팀은 1년에 한 번만 볼 수 있는 가치가 있다.

▲ 투표 방식 바뀌어야 한다과거에도 특정팀에 치우친 올스타가 있었다. 1980~1990년대 해태는 베스트10 중 7자리를 채운 게 4차례나 됐다. 하지만 그 시절의 해태는 팀 자체가 올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2003년에도 베스트10 중 9명이 삼성 선수였는데 임창용-이승엽-김한수-양준혁-마해영 등 선수 면면이 올스타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올스타 독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터넷 투표가 본격화된 2000년대 후반부터 지나친 팬 사랑이 올스타 투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경기장 입장 관중들에게 주어진 현장 투표마저 사라졌고, 인터넷과 모바일로만 투표가 가능해지며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됐다. 중장년층의 의견이 배제된 채 젊은 세대 팬들의 충성도 싸움으로 변질됐다.

결국 지금 투표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특정팀 올스타 싹쓸이 현상을 막을 길은 없다. 대안은 충분하다. 일본프로야구는 인터넷-모바일 외에도 경기장-유명서점-관광시설-슈퍼마켓 등 다양한 곳에서 공식용지로 투표가 가능한다. 그림 엽서에 의한 투표도 있다. 비용이 많이 들고, 회수 방식에 어려움이 있지만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 투표도 20일간 1인 1회로 제한한다. 메이저리그는 인터넷 투표가 72일간 1인 25회까지 투표가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28일간 총 56회까지 몰표가 가능한 것과 차이가 있다.

▲ 올스타 가치를 높여야 한다일본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경력을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게 바로 올스타 선정 횟수다. 얼마나 많이 올스타에 선정됐는지가 그 선수의 커리어에 빼놓을 수 없는 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올스타라는 걸 중요한 가치이자 잣대로 삼는다. 각 포지션별로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는 것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 프로야구 올스타는 선수 평가 기준이 될 수 없다. 그만큼 가치가 떨어졌다.

한국프로야구도 과거에는 올스타 발탁이 영광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처럼 특정팀 독식으로는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결국 투표 방식을 통해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는 선수간 투표가 올스타 선정에 반영된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올스타에 발탁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선수들에게 인정받아 무척 기쁘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올스타의 가치를 드높여야 한다. 현장의 감독-코치-선수들의 의견을 올스타 투표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게 답이 될 수 있다. 지금 같은 투표 방식이라면 모두가 즐거운 올스타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출전하는 선수도, 지켜보는 팬들도 불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팬들의 지나친 사랑만을 탓할 수 없다. 제도적으로 이를 방지해야 한다. 더 이상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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