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고의였나, 아니면 정말로 우연이었을까.

넥센 김병현(34)이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심판을 향해 공을 던졌다는 이유로 퇴장당한데 대해 고의성 논란이 뜨겁다.

김병현은 이날 선발 등판했으나 제구력 난조 끝에 3.2이닝 5안타 3실점으로 부진,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했다. 마운드에서 내려가 더그아웃에 다다른 김병현은 뒤로 돌아서 가지고 있던 공을 느린 속도로 던졌다. 공은 문승훈 주심의 머리 한참 위를 지나 반대편 1루 더그아웃 옆의 사진기자석 쪽에 떨어졌다. 경기 중 문 심판의 볼판정에 불만족스러워 했던 김병현이 고의적으로 그런 행동을 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장면이다.

교체 등판한 이보근의 연습투구를 지켜보던 문승훈 구심은 이를 몰랐다가 1, 2루심의 이야기를 듣고 고의적인 행동이라고 판단, 퇴장명령을 내렸다. 고의성 여부가 중요한 것은 1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열리는 상벌위원회 때문이다. 상벌위원회에서는 고의성이 징계수위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김병현은 고의성을 부인했다. 김병현은 13일 구단 관계자를 통해 "다른 분들이 보기에 내가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인정을 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맹세코 고의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퇴장을 명령한 문 심판의 견해는 달랐다. 그는 13일 사직구장에서 "상황을 확인하고 나서 김병현에게 '심판에게 공을 던진 것으로 판단해 퇴장이다'라고 얘기했다"며 "그랬더니 김병현이 '예'라고 답했다. 그게 전부다"고 했다.

문 심판은 "김병현이 던진 공에서 고의성을 봤다"고 했다. 그는 "상황을 이야기해주던 1루심이 경고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기에 나에게 던졌다면 퇴장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볼판정에 대한 불만은 어느 투수나 다 가지고 있다. 다만 이번 경우는 그것을 푸는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직|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