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붕괴직전, '불펜이 고민이네'

2013. 4. 19.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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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어느 한 팀의 고민이라고 하기에는 전염병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최근 프로야구의 트렌드 중 하나였던 '불펜야구'가 곳곳에서 뚫리고 있다. 각 팀의 불펜 재정비 속도가 올 시즌 프로야구 성적표를 좌우할 가능성도 보인다.

최근 마운드의 중심은 선발에서 불펜으로 넘어가는 추세가 완연했다. 몇몇 거대한 성공사례들이 있었던 까닭이다. 2005년과 2006년 삼성이 시발점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 2007년부터 SK가 '벌떼야구'로 불리는 불펜야구를 선보이며 야구판을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그 반대편의 두산은 'KILL' 라인으로 맞불을 놨다. 최근 2년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 역시 든든한 불펜의 힘을 등에 업었다.

지난해에는 롯데까지 '양떼불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이 추세에 동참했다. 반대로 불펜이 약했던 KIA와 LG 등은 한계를 드러내며 포스트시즌 문턱에서 좌절했다. 각 팀의 겨울에 불펜 구성이 중대한 키워드로 떠오른 것은 당연했다. 기존의 불펜 강팀들은 그들 나름대로 유지에 힘썼고 약팀들은 이를 따라잡기 위해 팀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은 지난해 불펜 순위와 관계없이 거의 모든 팀들이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 막판까지 본의 아니게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광주에서는 LG와 KIA가 모두 불펜이 리드를 지키는 데 실패하며 5시간의 피말리는 레이스가 벌어지기도 했다. 롯데는 16·17일에 걸쳐 넥센에 역전패했고 포항에서 맞붙은 삼성과 SK도 주중 3연전 내내 나란히 문제점을 노출했다. 어느 불펜이 덜 못하느냐의 싸움이었다.

지난해 '불펜 3강'이라고 부를 만했던 삼성·SK·롯데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예전의 위용과는 멀어진 모습이다. 삼성은 정현욱(LG)의 이적과 권오준의 수술로 불펜 전력이 약화됐다. 이들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은 아직 긴박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팔꿈치 수술을 받은 필승맨 안지만도 아직은 제 구위가 아니다. 활화산 같은 타격으로 아직은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분명 불안요소가 도드라진다.

정우람의 군 입대, 그리고 박희수 엄정욱 박정배 등 지난해 필승맨들의 이탈이라는 악재가 겹친 SK는 아예 불펜 전력이 평균 이하라는 평가다. 임시 마무리였던 송은범 마저 손톱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선발진에 분투와 부상자들의 복귀만 바라보고 있다. 정대현을 위시로 양적인 측면에서는 최강을 자부했던 롯데는 벌써 5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고민에 휩싸였다. 그 사이 팀은 7연패의 늪에 빠졌다.

거칠 것 없는 기세로 치고 올라갔던 KIA 또한 불펜의 고민이 크다. 전지훈련 내내 심혈을 기울였지만 지난해에 비해 아주 큰 발전을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다. 베테랑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음에도 역부족인 모양새다. 18일 광주 LG전에서는 불펜 난조로 주중 3연전 싹쓸이를 놓쳤다. KIA에 비하면 그나마 사정이 나은 두산도 마무리 홍상삼의 전력 가세가 늦었던 탓에 아직은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다.

LG와 넥센은 불펜 전력이 좋아졌다고 자체 진단하고 있으나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원래부터 불펜이 약했던 한화와 NC는 기존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휴식일 효과가 불펜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력동원은 한결 수월해졌으나 그 인해전술이 불펜 안정화와 직결되지는 않는 경향이 있다.

불펜에서 확실한 계산이 서지 않으면 벤치로서는 당연히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선발을 좀 더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이는 대개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때문에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는 타자들이 좀 더 힘을 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다. 18일 현재 리그 전체 타율은 2할7푼1리로 지난해 팀 타율 1위였던 삼성(.272)의 수치와 비슷하다. 당분간은 불펜 재정비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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