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KIA, 선두 질주가 불안해 보이는 까닭

2013. 4.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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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준목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시즌 초반 리그 선두를 달리며 순항하고 있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예고한 KIA는, 정규리그 개막 이후에도 탄탄한 투타 밸런스를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개막 열흘째를 넘기며 초반의 폭발적인 상승세에 가려진 KIA의 불안요소들도 조금씩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KIA는 이번주 들어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여전히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개막 첫 주에 비하면 폭발력이 다소 떨어진 것이 눈에 띈다.

시즌 초반 KIA가 압도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타선의 힘이 컸다. KIA는 시즌 개막 6경기에서 무려 56점(평균 9.3점)을 뽑아냈다. 팀 타율은 지난주까지 3할 6리에 육박했다. FA 김주찬의 부상공백에도 불구하고 신종길이 폭발적인 활약으로 빈자리를 메웠고,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타선의 고른 응집력이 돋보였다. 특히 초반 7경기에서 2사 이후에만 팀 전체 득점이 절반이 넘는 34점을 뽑아내며 찬스에서의 집중력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KIA 타선은 최근 3경기에서는 총 11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롯데와 두산을 상대로 각각 3-4-4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고 팀타율도 삼성(.288)에 선두를 내주고 2위로 한 걸음 내려앉았다. 타격이란 것은 물론 어느 정도 흐름이 있기 때문에 초반의 상승세가 내내 유지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단순히 안타나 타점이 감소했다는 것보다, 시즌 초반 보여준 찬스에서의 응집력이 떨어졌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다.

타선이 처음 하향세로 돌아선 지난 7일 롯데전에서 비록 경기는 3-1로 이겼지만 KIA는 고비마다 여러 차례 득점권에 주자를 만들고도 후속타 불발로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두산과의 올시즌 첫 맞대결이던 9일 1차전에서는 4회 2사 만루와 5회 1사 2루의 결정적인 찬스를 연이어 놓쳤고, 지난 10일 경기에서도 6회 1사 만루의 대량득점 찬스에서 추가득점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부진한 공격력은 올시즌 최다실점 패배(4-11 패, 9일)와 힘겨운 연장접전(4-3 승, 10일)으로 어려운 승부를 치르는 빌미를 제공했다.

장기레이스에선 안정적 마운드가 필수... '선동열의 숙제'

또한 강타선의 '우산 효과'가 사라진 진짜 후유증은 KIA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불펜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KIA는 9일 경기에서 초반 강판된 선발 임준섭의 뒤를 이은 두 번째 투수 양현종이 4.2이닝간 무실점으로 역투했으나 4-4로 팽팽하게 맞선 8회 '필승조' 박준표와 진해수가 홈런 3방을 허용하며 무려 7실점을 내주는 난조 끝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10일에는 3-2로 앞선 9회 마무리 앤서니 르루가 2사후 아웃카운트에 스트라이크 하나를 남겨두고 양의지에게 통한의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소사의 승리를 날려버렸다. 앤서니에게는 올시즌 첫 블론세이브이기도 했다. 비록 12회 나지완의 결승타로 KIA가 어렵게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불필요하게 투수력을 낭비하는 소모전을 치러야 했다.

막강한 선발진에 비하여 KIA는 계투진이 강한 팀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박준표와 진해수는 아직 경험이 많지않은 선수들이고, 노장인 최향남과 잠수함 유동훈은 연투가 어렵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박지훈은 컨디션 난조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고질적인 마무리투수 부재로 선발투수였던 앤서니를 부득이하게 마무리로 돌려야 했을 정도다.

시즌 초반에는 강력한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고, KIA 투수진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투입될 기회가 적었다. 앤서니는 아예 등판 기회 자체가 없어서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을 정도였다. 그러나 개막 첫주의 놀라운 상승세가 불펜투수들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데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 경기 후반까지 1점차 내외로 박빙의 승부가 오고 갔던 두산전에서 KIA 계투진의 안정감 부족은 다시 한번 여지없이 드러났다.

장기레이스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역시 마운드가 버텨줘야 한다. 타선이 초반 상승세의 도화선 역할을 해줬다면, 이제는 1~2점차 박빙의 승부에서도 KIA가 충분히 강팀의 저력을 보여줄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차례다. 지난해에 비하여 두터워진 선수층으로 확실한 포지션 경쟁구도를 갖춘 야수진에 이어, 선동열 감독의 다음 숙제는 바로 계투진의 재정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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