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노경은, 실패로 끝난 '국민 노예' 실험

2013. 3. 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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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철 기자] "계투로 나서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서 선발로 전향시켰다".-"팔꿈치 부상 전력이 있으니 연투보다는 선발 쪽으로 고려하셨으면 했다".

대회 전 152km의 광속구를 뽐냈던 우완. 그러나 지난 시즌 계투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선발로 전향 후 성공한 투수였다. 팀에서도 그를 보내기 전 팔꿈치 수술 전력과 계투로서 부담을 감안해 계투로서 승부수보다는 선발로서 출장시킬 수 있길 바랐다. 그러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프로 데뷔 후 첫 주력 대표팀에 승선한 노경은(29, 두산 베어스)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은 너무도 아쉽게 끝이 났다.

노경은은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WBC 1라운드 최종전에서 0-1로 뒤진 4회초 2사 2루 선발 장원준(경찰청)을 구원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첫 타자 양다이강(니혼햄)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 장원준의 실점이 하나 올라갔다. 노경은은 5회 1사 1루에서 박희수(SK)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국은 3-2로 승리했으나 2라운드 진출을 위한 득점 마지노선을 넘기지 못하며 2승 1패로 탈락했다.

지난 2일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도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으나 1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아쉬움을 비춘 노경은이다. 대표팀에서는 노경은의 구위가 워낙 좋아 "경기 두 번째 투수로 활용한다"라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2003년 데뷔했으나 2010년까지 부상과 제구난 등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노경은은 2011시즌부터 계투 추격조로 나오다가 지난해에는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셋업맨으로 출장하던 노경은의 당시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은 1.70 이상이었다. 효율적인 투구는 아니었고 선수 본인도 "주자가 남은 상황에서 등판한다는 것에 심적 부담이 컸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결국 두산은 6월부터 노경은을 선발로 보직 변경시켰고 이는 10승 2패의 탁월한 성적으로 이어졌다. 노경은이 지난해 12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3(2위)의 뛰어난 성적을 올린 것은 계투로서가 아니라 선발 에이스로서 활약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주자가 나가도 내가 책임지는 부분인 만큼 심적으로 편했다"라는 것이 당시 노경은의 이야기였다.

정명원 두산 투수코치도 노경은을 대표팀으로 보내면서 양상문 수석코치에게 "팔꿈치 수술 전력이 있는 데다 계투로는 심적 부담을 갖고 있는 선수다. 만약 중용할 부분이 있다면 경기를 만들어가는 선발로 부탁드린다"라며 '노경은 기용법'의 팁을 주었다. 그러나 양 수석은 "구위가 아까워 선발로 놓기 어렵다"라는 뜻을 밝히며 노경은을 전천후 투수로 놓았다.

구위가 워낙 좋았던 만큼 대표팀은 노경은에게 2009년 정현욱(LG, 당시 삼성)의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나 노경은은 계투가 아닌 선발로서 자신의 이름을 높이고 좋은 활약상을 보여준 선수다. 대표팀이 만약 하나의 잣대가 아니라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노경은의 활용법을 연구했더라면 어땠을까.

farinelli@osen.co.kr

< 사진 > 대만(타이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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