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 키 플레이어] (6) '부상 탈출' KIA 양현종

최인준 기자 2013. 2. 22.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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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제국 '좌완 가뭄'은 끝났다

KIA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 체면을 잔뜩 구겼다. 고향 팀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시즌에서 5위를 차지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혔기에 충격이 컸다. 명예 회복을 잔뜩 벼른 선 감독은 시즌 마무리 훈련부터 시작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강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KIA는 FA(자유계약선수)로 김주찬을 영입해 타선 보강에 성공했다. 이범호 · 최희섭 · 김상현 으로 짜인 중심 타선도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올 시즌 키 플레이어로 타자가 아닌 투수 양현종 (25 ·사진)을 꼽았다. 선 감독은 "우리 팀이 우승하려면 양현종이 살아나야 한다"며 "올해 한 시즌 동안 양현종을 붙박이 선발로 내보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완 선발이 득세한 KIA에서는 좌완 선발인 양현종이 제 몫을 해줘야 2013시즌 우승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부활을 준비 중인 양현종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고 있다"며 "그동안의 부진을 올 시즌 한꺼번에 털어버리겠다"고 말했다.

"더 떨어질 곳이 없다"

양현종은 2009년 12승, 2010년 16승을 올리며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고전한 2011년엔 7승9패, 불펜 요원으로 투입된 2012년엔 1승2패에 그쳤다.

2년간 그를 밑바닥으로 끌어내린 것은 어깨 부상이었다. 던질 때마다 견디기 어려운 통증이 찾아왔고,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리면서 평균 이하 투수로 전락했다.

의기소침한 그를 바로 세운 것은 지난해 마무리 훈련 때 선 감독의 따끔한 충고였다. 선 감독은 양현종을 따로 불러 "프로에선 아무리 잘하던 선수라도 3년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2013년에도 못하면 더는 너를 인정해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양현종은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감독님 말이 한참 머릿속에 남아 겨우내 쉬지도 못했다"고 했다. 양현종은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를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소화 중이다. 팀의 공식 훈련 외에도 밤늦게까지 투구 연습을 하며 잃어버린 밸런스를 되찾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야구를 하는 게 즐겁다"

양현종은 "어깨 통증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직구 최고 구속이 150㎞에 육박할 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린 상태다. 하지만 투구 밸런스는 여전히 들쭉날쭉하다. 양현종은 "그래도 선 감독님이 뒤에 버텨주시고 믿음을 주니 조급한 마음이 사라져 공 하나하나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밝은 모습이다.

주위에선 그런 양현종의 정신 자세에 주목하고 있다. 평소 친구와 잘 어울리고 장난기 많은 성격이었던 양현종은 2년간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성적으로 바뀌었다. 인터넷에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투수 코치였던 현 김시진 롯데 감독에게 커터를 배우고 난 뒤 밸런스가 무너졌다' '가족을 떠나 독립해서 그렇다', '여자가 생겨서 해이해졌다'는 등 근거 없는 루머가 난무하자 아예 컴퓨터도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는 "슬럼프 자체도 견디기 어려웠지만, 부진에 대해 억측이 나올 때마다 해명할 곳도 없고 괴로웠다"며 "야구장에 가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흔들리던 그를 부여잡은 것은 역시 야구였다. 양현종은 "2군에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경기장이 아닌 TV를 보는 게 더 큰 고통이고, 내가 돌아갈 곳은 마운드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양현종은 "올해 스프링캠프는 내가 KIA에서 겪은 훈련 중 가장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난 행복하고 야구 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즐겁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4강이 아니라 우승"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서 낙오되지 않고 130이닝 이상 던져 2년간 제대로 던지지 못한 아쉬움을 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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