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관중에 들뜬 한국야구, 이두환을 포기해선 안된다

이원만 입력 2012. 12. 9. 15:15 수정 2012. 12. 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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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1월 11일 두산이 실시한 포토데이 때 당시 신인선수였던 이두환이 유니폼을 입은 채 배트를 휘두르는 모습. 이때까지만 해도 이두환은 '제2의 김동주'로 두산의 거포가 되겠다는 희망에 가득차 있었다.잠실=조병관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

세밑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20여 일만 지나면 2012년이 저물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사람들은 성탄과 연말 연시 연휴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 들떠 있다. 올해 처음으로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전성시대를 활짝 연 프로야구계도 마찬가지다. 각종 시상식과 자선행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그런 화려함 뒤에 가려진 그림자가 여전히 짙다. 한때 '제2의 김동주'를 꿈꾸던 미완의 거포 이두환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두환은 지금 병실에서 끈질기게 달라붙는 암과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이미 병마에 왼쪽 다리를 내어줬다. 그러나 이두환과 그의 가족, 그리고 친구들은 '희망'의 끈을 꼭 붙잡고 있다.

▶사라진 왼쪽 다리, 그러나 희망을 버릴 순 없다

지난 8일 낮,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는 젊은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두산 이용찬과 임태훈 김 강, KIA 양현종, 롯데 이재곤 등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 선수권 우승 멤버들이었다. 당시 쿠바에서 세계정상에 올랐던 이들은 이후 매년 모임을 갖고 친목을 도모하는 동시에 봉사 활동도 다니며 독독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이 이날 모인 이유는 한 가지. 6년 전 함께 세계를 정복했던 동료이자 프로에서도 정상에 오르자고 다짐하며 환하게 웃던 이두환의 병문안을 위해서였다. 이두환은 벌써 1년 가까이 서울 원자력병원에 입원해있다. 한창 그라운드를 누벼야 할 25살 장정 이두환은 지금 암과 싸우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22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친정팀 두산을 떠나 KIA 유니폼을 입은 이두환은 왼쪽 다리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미 한 번 아팠던 적이 있었다. 2011년 3월 상무와의 연습경기 도중 타구에 맞은 왼쪽 정강이에 염증이 생기며 봉와직염 증세가 생겼다. 수술을 받았고, 한 달 이상 입원 치료를 했다. 다 나은 줄 알았는 데 통증은 5월부터 잊을만 하면 다시 찾아왔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결국 12월 정밀검진을 받았다. 그리고 나온 결과는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좌측 대퇴골두 육종. 암의 일종이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희망'의 크기가 더 컸다. 암세포는 왼쪽 넓적다리 뼈의 끝부분에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올해 1월 25일에 종양이 있는 관절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았다. 암에 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캐넌히터' 김재현도 과거 대퇴골두를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이두환 역시 재활만 잘 하면 김재현처럼 장타를 펑펑 날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잔인했다. 다 제거된 줄만 알았던 암세포는 은밀히 숨어 자랐다. 올 시즌 내내 병원에서 암세포와 싸웠지만, 끝내 암세포는 왼쪽 다리에 이어 폐로 퍼졌다. 의료진과 이두환은 그래서 힘겨운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냥 놔뒀다간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판단해 왼쪽 다리를 포기하기로 했다. 한쪽 다리와 바꿔 생명을 구하기로 한 것이다. 안타깝기는 해도 손해보는 딜은 아닌 것만 같았다.

그런데 선수로서의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왼쪽 다리를 희생했는데도 이두환은 아직 완전히 암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폐로 전이된 암세포를 없애야 하고, 또 다른 장기에 퍼지지 않도록 항암치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 이두환을 만나고 온 이용찬은 "우리 친구들 모두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많이 된다. 두환이가 꼭 완쾌됐으면 좋겠다. 희망을 잃지 말자고 함게 다짐했다"고 전했다. 동료와 가족, 그리고 이두환 본인 역시 삶에 대한 희망을 붙들고 있다.

▶우리가 이두환을 포기해선 안되는 이유

1988년 3월 16일 생. 우리 나이로 이제 겨우 스물 다섯이다. 그의 야구선수 인생은 피어보지도 못하고 저물었다.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바닥을 힘있게 쾅 내리찍으며, 타구에 힘을 실어주던 왼쪽 다리가 이제 없기 때문이다.

그의 재능을 감안하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장충고 3학년 때인 2006년 고교 동창이자 두산 입단동기 이용찬과 함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우승을 이끌었던 이두환은 2007년 2차 2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이후 2010년 2군 북부리그에서 3할6푼2리의 타율에 21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해 1군 13경기에 나온 이두환은 타율 3할2푼에 8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차근차근 성장해나갔던 이두환은 2011년 말 KIA로 이적하며 '제2의 야구인생'을 여는 듯 했다. KIA 관계자는 "당시 이두환의 각오가 대단했다. '두산이 나를 붙잡지 못한 것을 후회하도록 해주겠다'며 이를 악물던 모습이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병마앞에 이두환의 각오는 무의미해지고 말았다.

이두환을 병문안했던 이용찬은 "오랜 투병생활로 인해 두환이도 상심이 크지만, 무엇보다 가계 상황이 좋지 못하다. 세계청소년 선수권대회 동기들이 두환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두환은 지난 11월 25일 KIA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올해 2군에서조차 단 한 경기도 못 뛰었지만, KIA는 시즌 연봉을 전액 지급하며 이두환의 투병을 도왔다. 그러나 내년까지 책임질 수 있는 입장은 못 됐다. KIA는 다른 식으로 이두환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예정이다.

무적선수가 되면서 이두환은 당장 내년 시즌 수입이 없게 된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팬들은 SNS와 블로그를 통해 일일호프 등으로 이두환 돕기에 나섰다. 선수협도 이두환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로서의 삶이 끝난 것은 이미 일어난 현실이다. 안타깝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인'으로서의 삶마저 위태로운 지경이다. 이것만큼은 지켜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제2의 김동주'를 꿈꾸던 스물 다섯 청년의 삶조차 지켜줄 수 없으면서, '700만 관중'의 성과에 축배를 드는 것은 너무나 염치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한국 야구계는 아까운 인물을 허망하게 떠나보냈다. 레전드 스타였던 고 최동원과 고 장효조를 떠나보낸 뒤 야구계는 아쉬움의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런 일이 또 반복돼서는 안된다. 한국 야구계가 이두환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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