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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이스볼] 홈런왕 레이스 막판 스퍼트
더 베이스볼 | 신명철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 입력 2012.09.20 10:15
올 시즌 홈런왕은 누가 될 것인가. 페넌트레이스가 막바지에 접어든 8월 말 현재 여전히 안갯속이다. 시즌 초반 넥센 강정호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갔으나 레이스 중반 처졌고 생애 첫 홈런왕 타이틀에 도전하는 넥센 박병호와 삼성 박석민의 양자 대결 구도가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몰아 치기의 고수 삼성 이승엽이 2003년 이후 9년 만에 홈런왕을 노리고 있어 최후에 웃는 자가 누가 될지 팬들의 관심을 쏠리고 있다.
마라토너는 출발 신호와 함께 100m를 17초대 중반의 엄청난 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한다. 100m를 17초에 달리는 게 뭐 그리 빠른 거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마라톤 레이스를 한번이라도 보기를 권한다. 아마도 선수들이 순식간에 휙 지나갔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여고생이 체력장에서 100m를 17초에 끊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마라토너들은 이런 스피드로 골인 지점까지 계속 달리는데 이따금 골인 지점 100~200m를 앞두고도 순위가 가려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때 마라토너들은 마지막 스퍼트를 하는데 100m를 10초대에 뛰는 선수도 있다.
야구 기사에 웬 마라톤 레이스 얘기? 올 시즌 프로 야구 홈런왕 레이스가 마라톤 레이스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8월 30일 현재 전체 일정의 79.5%를 치른 가운데 홈런왕 싸움은 마지막 몇 경기에서 100m 달리기 하듯 펼쳐질 가능성이 보인다. 이럴 경우 몰아 치기에 강한 타자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초반 홈런 레이스 이끈 강정호
이날 현재 홈런 5걸은 넥센 박병호(24개)와 삼성 박석민(22개), 삼성 이승엽^넥센 강정호(이상 20개), SK 최정(19개)다. 18개의 SK 이호준을 비롯한 6위 이하 타자들은 선두와 6개 이상 벌어져 있어 얼마 남지 않은 레이스에서 뒤집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홈런 1위 삼성 최형우는 13개로 10위에 턱걸이하고 있다. 시즌 초반 2군으로 내려갈 정도로 부진했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가 싶은데 어느새 시즌 막바지다. 아차 하는 순간 페이스를 놓치면 순식간에 후위 그룹으로 밀리는 초고속화 시대에 접어든 마라톤 레이스와 꼭 닮았다.
올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는 강정호가 이끌었다. 4월 한 달 동안 7개를 몰아 치며 이 부문 1위로 나선 강정호는 6월 16일 목동 구장 롯데전 이후 8월 29일 대전구장에서 20호 홈런을 기록하기까지 74일, 49경기동안 홈런포 가뭄에 시달렸다. 7월에는 타율 3할2푼8리(58타수 19안타)에 6개의 2루타 등 타격 컨디션은 좋았지만 하나의 홈런도 보태지 못했다.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여서 홈런 생산에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도 있지만 역대 홈런왕 가운데에는 김성한과 장종훈, 김성래, 김상호, 이대호 등 수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내야수 출신들이 많아 설득력이 그리 높지 않다. 강정호는 포지션에 따른 부담보다는 6월 말 봉와직염 때문에 열흘간 결장하면서 페이스를 잃은 게 홈런 경쟁에서 밀린 요인으로 보인다. 이 또한 마라톤 레이스와 비슷하다. 급수대에서 물을 집다 발이 꼬여 넘어진 마라토너가 페이스를 다시 찾아 상위권에 드는 일은 흔치 않다.
맹렬한 홈런포 뿜으며 선두 질주 중인 박병호
강정호가 페이스를 잃은 사이 팀 동료 박병호가 5월 한 달 사이 7개를 몰아 치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더니 8월 1일 문학 구장 SK전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경기 3홈런을 터뜨리는 등 맹렬하게 홈런포를 뿜으며 선두로 올라섰다. 박병호는 LG 시절 출전 기회가 적긴 했지만 4시즌에 24개의 홈런에 그쳤다. 올 시즌 이날 현재 기록하고 있는 24개와 같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2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발동 걸린 박석민
강정호와 박병호로 이어지던 올 시즌 홈런 레이스는 박석민이 8월 4일 사직 구장 롯데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려 박병호에 이어 20홈런 고지에 올라서며 판도가 크게 흔들렸다. 최근 2년 연속 15홈런을 기록한 박석민은 올 시즌엔 1경기 2개 이상 홈런을 3차례나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 현재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인 24개(2009년)에 2개 차로 다가섰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막판 박병호와 박석민이 홈런왕 싸움을 하게 되면 지난 4, 5년 사이 홈런 생산성에서 앞서는 박석민의 역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홈런왕 최대 복병 이승엽
그러나 아직 변수는 있다. 8월 30일 현재 선두 박병호와 4개 차인 이승엽이다. 한·일 통산 500홈런을 이루며 부담을 던 이승엽은 이른바 한 방에 판세를 뒤엎을 힘을 갖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과 8월 타격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지만 이날 현재 3할1푼2리의 타율(4위)로 여전히 좋은 타격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언제든 특유의 몰아 치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1997년 32개로 처음으로 홈런왕에 오른데 이어 1999년 국내 프로 야구 사상 처음으로 50개의 벽을 넘어선 54개로 두 번째 홈런킹이 됐고 2001년부터는 내리 3년 홈런 1위를 차지한 저력이 여전히 살아 있다. 2003년 기록한 56개의 홈런은 올해 홈런 경쟁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기 수가 늘어나지 않는 한 당분간 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와 최정도 수치로 보면 추격권에 있지만 치열한 상위권 순위 싸움과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걸려 있는 각각의 소속 팀 사정으로 볼 때 홈런왕 싸움에 끼어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병호와 박석민의 양자 대결이냐, 이승엽이 뛰어든 3파전이냐.
42km 이상 달려 온 주자들이 펼치는 마지막 100m 스퍼트 싸움이 눈앞에 펼쳐지기 직전이다.
글. 신명철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 사진. OSEN
※ 이 기사는 KBO가 만드는 월간 야구 매거진 [더 베이스볼] 9월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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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기사에 웬 마라톤 레이스 얘기? 올 시즌 프로 야구 홈런왕 레이스가 마라톤 레이스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8월 30일 현재 전체 일정의 79.5%를 치른 가운데 홈런왕 싸움은 마지막 몇 경기에서 100m 달리기 하듯 펼쳐질 가능성이 보인다. 이럴 경우 몰아 치기에 강한 타자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초반 홈런 레이스 이끈 강정호
이날 현재 홈런 5걸은 넥센 박병호(24개)와 삼성 박석민(22개), 삼성 이승엽^넥센 강정호(이상 20개), SK 최정(19개)다. 18개의 SK 이호준을 비롯한 6위 이하 타자들은 선두와 6개 이상 벌어져 있어 얼마 남지 않은 레이스에서 뒤집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홈런 1위 삼성 최형우는 13개로 10위에 턱걸이하고 있다. 시즌 초반 2군으로 내려갈 정도로 부진했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가 싶은데 어느새 시즌 막바지다. 아차 하는 순간 페이스를 놓치면 순식간에 후위 그룹으로 밀리는 초고속화 시대에 접어든 마라톤 레이스와 꼭 닮았다.
올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는 강정호가 이끌었다. 4월 한 달 동안 7개를 몰아 치며 이 부문 1위로 나선 강정호는 6월 16일 목동 구장 롯데전 이후 8월 29일 대전구장에서 20호 홈런을 기록하기까지 74일, 49경기동안 홈런포 가뭄에 시달렸다. 7월에는 타율 3할2푼8리(58타수 19안타)에 6개의 2루타 등 타격 컨디션은 좋았지만 하나의 홈런도 보태지 못했다.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여서 홈런 생산에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도 있지만 역대 홈런왕 가운데에는 김성한과 장종훈, 김성래, 김상호, 이대호 등 수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내야수 출신들이 많아 설득력이 그리 높지 않다. 강정호는 포지션에 따른 부담보다는 6월 말 봉와직염 때문에 열흘간 결장하면서 페이스를 잃은 게 홈런 경쟁에서 밀린 요인으로 보인다. 이 또한 마라톤 레이스와 비슷하다. 급수대에서 물을 집다 발이 꼬여 넘어진 마라토너가 페이스를 다시 찾아 상위권에 드는 일은 흔치 않다.
맹렬한 홈런포 뿜으며 선두 질주 중인 박병호
강정호가 페이스를 잃은 사이 팀 동료 박병호가 5월 한 달 사이 7개를 몰아 치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더니 8월 1일 문학 구장 SK전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경기 3홈런을 터뜨리는 등 맹렬하게 홈런포를 뿜으며 선두로 올라섰다. 박병호는 LG 시절 출전 기회가 적긴 했지만 4시즌에 24개의 홈런에 그쳤다. 올 시즌 이날 현재 기록하고 있는 24개와 같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2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강정호와 박병호로 이어지던 올 시즌 홈런 레이스는 박석민이 8월 4일 사직 구장 롯데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려 박병호에 이어 20홈런 고지에 올라서며 판도가 크게 흔들렸다. 최근 2년 연속 15홈런을 기록한 박석민은 올 시즌엔 1경기 2개 이상 홈런을 3차례나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 현재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인 24개(2009년)에 2개 차로 다가섰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막판 박병호와 박석민이 홈런왕 싸움을 하게 되면 지난 4, 5년 사이 홈런 생산성에서 앞서는 박석민의 역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아직 변수는 있다. 8월 30일 현재 선두 박병호와 4개 차인 이승엽이다. 한·일 통산 500홈런을 이루며 부담을 던 이승엽은 이른바 한 방에 판세를 뒤엎을 힘을 갖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과 8월 타격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지만 이날 현재 3할1푼2리의 타율(4위)로 여전히 좋은 타격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언제든 특유의 몰아 치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1997년 32개로 처음으로 홈런왕에 오른데 이어 1999년 국내 프로 야구 사상 처음으로 50개의 벽을 넘어선 54개로 두 번째 홈런킹이 됐고 2001년부터는 내리 3년 홈런 1위를 차지한 저력이 여전히 살아 있다. 2003년 기록한 56개의 홈런은 올해 홈런 경쟁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기 수가 늘어나지 않는 한 당분간 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와 최정도 수치로 보면 추격권에 있지만 치열한 상위권 순위 싸움과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걸려 있는 각각의 소속 팀 사정으로 볼 때 홈런왕 싸움에 끼어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병호와 박석민의 양자 대결이냐, 이승엽이 뛰어든 3파전이냐.
42km 이상 달려 온 주자들이 펼치는 마지막 100m 스퍼트 싸움이 눈앞에 펼쳐지기 직전이다.
글. 신명철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 사진. OSEN
※ 이 기사는 KBO가 만드는 월간 야구 매거진 [더 베이스볼] 9월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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