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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이스볼] 포항 야구시대 개막

더 베이스볼 | 손찬익 OSEN 기자 | 입력 2012.09.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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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도시' 포항에 야구 활성화를 위한, 야구 발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 경북 동해안 지역 야구팬들의 염원이었던 포항 야구장이 건립됐기 때문. 포항야구장은 포항시 남구 대도동 일대 5만3천여㎡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관람석 1만747석 규모로 지어졌다. 그리고 외야 잔디 광장에도 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포항 야구장 개장에 맞춰 8월 14일부터 삼성과 한화의 주중 3연전을 개최했다. 그동안 야구에 목말랐던 동해안 지역 야구팬들의 갈증을 없애는데 한몫을 했다. 한국 야구의 아이콘 박찬호(한화)와 이승엽(삼성)의 투타 대결을 비롯해 TV 중계를 통해 지켜봐야 했던 야구 스타들을 직접 보게 됐으니 말이다.

포항시의 적극성과 순발력이 만든 성과

14일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열리기 전 포항구장에서 만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포항시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포항 야구장 건립에 큰 힘을 보탠 허 위원은 이날 구장을 자세히 살펴본 뒤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KBO 야구발전 실행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허 위원은 "지금껏 야구장 건립과 관련해 수많은 지자체를 다녔어도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곳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 위원은 야구장 건립을 위한 포항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모습에 감동받았다. 그는 "지금껏 이렇게 적극적인 공무원은 처음"이라며 "야구인의 목소리를 최대한 수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포항야구장 건립은 타 지역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포항시는 삼성-한화전이 끝난 뒤 "폴대를 높여야 한다"는 야구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포항 야구장의 폴대 높이를 현재 18m에서 24m로 높이고 외야 잔디 관람석의 잔디 면적을 더 넓힐 뿐 아니라 정자와 파라솔 등 다양한 관람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시의 발 빠른 움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

한국의 리글리필드를 꿈꾸며

포항 야구장은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를 연상케 한다. 백스톱 뒤쪽 벽이 벽돌로 구성돼 있어 더욱 그랬다. 타원형으로 설계된 포항 야구장은 내야뿐만 아니라 외야에서도 경기를 관람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 좌석이 설치되지 않은 외야석(500석)은 천연 잔디로 조성해 가족 단위 관객들이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포항 구장에 첫발을 내디딘 삼성 선수단의 반응은 어땠을까. 류중일 삼성 감독은 포항 야구장을 둘러본 뒤 "외국에 온 것 같다. 박승호 포항시장님을 비롯해 포항 야구장 건설에 힘을 보탠 모든 분께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열악한 대구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삼성 선수들은 포항 야구장에 대한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대구구장 라커룸보다 2~3배 이상 크고 샤워실 등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최형우(외야수)는 "해외 전훈 캠프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구장이 참 좋다"고 부러워했고 박석민(내야수)은 "좋다. 구장도 깔끔하고 좋다"고 반색했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 미치 탈보트 또한 "마이너 구장과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비교적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포항팬의 야구 갈증을 없애다

삼성-한화전을 앞두고 포항 시내 곳곳에서 포항 야구장 개장 경기 홍보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야구 특수를 겨냥한 이벤트를 마련한 상점들도 부지기수였다. 회사원 김희범(29) 씨는 "지금껏 포항에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한껏 고조된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 팬이라고 밝힌 김 씨는 "한 달에 서너 번씩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대구구장을 찾았는데 포항에서 열리게 돼 정말 기쁘다"고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말 그대로 흥행 대박이었다. 평일에도 이틀 연속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삼성은 8일부터 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를 통해 인터넷 예매를 시행했다. 구단 측이 발표한 바로는 예매 시작 20분 만에 3연전 티켓이 모두 팔려나갔다. 예매 문의 전화가 빗발치는 바람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그야말로 티켓 대란이었다. 경기 당일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예매 후 잔여석에 한해 판매했다. 1인당 예매 가능 매수는 인터넷 예매는 9장 이내며 현장은 4장 이내로 제한됐다. 이 또한 순식간이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개막전을 지켜본 뒤 "포항과 동해안 지역 야구 팬들의 뜨거운 열기에 깜짝 놀랐다"고 함박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야구장 건립에 반대 의사를 보였던 일부 시의원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열린 뒤 포항지역의 야구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포항시의 한 공무원은 "후폭풍이 거세다"고 표현했다. 삼성과 포항시는 내년 시즌 프로야구 경기 유치를 놓고 이견을 조율 중이다. 아직 정확히 결정되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건 사실. 포항시 측은 9경기 이상 치를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포항시민의 야구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포항 야구장의 건립을 계기로 다른 지역에도 야구장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주민의 뜨거운 인기와 함께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증명했으니 말이다.

글. 손찬익 OSEN 기자 /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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