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1 인터뷰] 조성환 "(진)갑용이형, 타격방해 좀 그만해요"

2010. 9. 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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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동료들의 질문세례를 받은 주인공은 롯데의 주장 조성환이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둔 롯데의 캡틴. 지난해 SK 채병용의 투구에 얼굴을 맞아 수술을 받았던 조성환은 얼마전엔 KIA 윤석민의 공에 머리를 맞아 또한번 병원신세를 졌다. 팬들간의 감정싸움으로 커져 이젠 머리하면 조성환을 떠올릴 정도다. 동료들은 역시 열성적인 팬이 많은 롯데 주장으로서의 고충과 공에 맞은 것에 대해 궁금해했다.

 ―지난번 선수끼리 서베이에서 '프로와서 가장 용된 선수'로 뽑혔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실은 제가 제일 그런 것 같은데요.(KIA 김상현)

 ▶상현이는 내가 원광대시절 군산상고에서 뛸 때 봤어. 그때 난 너를 보고 '저 친구는 프로에 가서 좋은 성적 내겠다'는 생각을 했어. 근데 난 대학생이었음에도 내가 프로에 지명될 거라고 생각못했어. 야구를 정말 못했으니까. 너랑 나랑은 비교가 안돼.(김상현은 2000년 해태 2차 6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됐고, 조성환은 99년 롯데 2차 8라운드 57순위로 입단했다.)

 ―프로에 와서 야구실력 뿐만 아니라 몸도 계속 좋아지는 것 같은데 도대체 비결이 무엇인가요.(LG 이택근)

 ▶롯데에 들어온게 나에게 첫번째 행운이었던 것 같아. 내가 보고 배울 수 있는 선배들, 특히 내야수들이 많았어. 나의 정신적인 지주가 돼 준 공필성 코치님이나 박정태 2군 감독님 등이 계셨는데 나를 예뻐해 주셨지. 그 형들의 장점을 보고 배운게 지금까지 도움이 돼. 힘들거나 지쳤을 때 신인 때를 생각하면서, 그 쟁쟁하던 선배들도 열심히 했던 것을 떠올리며 내 자신을 계속 채찍질할 수 있었어. 프로생활하면서 발전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정체되지 않고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

 ―로이스터 감독님의 어떤 점이든 한 가지만 고쳐주셨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요? (넥센 강정호)

 ▶감독님의 선수들을 아끼는 마음과 경기를 이기려는 마음도 잘 알겠는데 가끔 심판에게 항의하시는 것을 보면 너무 다혈질이란 생각이 들어. 덕아웃 안에서 화를 내시는 것은 괜찮은데 심판에게는 너무 화를 많이 안내셨으면 해. 어떤 때는 퇴장당하시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거든.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예상하신다면.(넥센 김민우)

 ▶일단 상대는 두산으로 정해졌다고 봐야할 것 같아. 김경문 감독님이 코멘트하신 걸 봤는데 나도 굉장히 재밌는 승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지난 2년간 좀 아쉬웠는데(두번 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 그렇다고 올해라고 특별히 바뀔 건 없어. 공격적인 성향의 야구를 할 것이고, 그것을 더욱 밀어부칠 생각이야. 그 야구로 이겨야 상대를 제압했다는 보람이 생길 것 같아. 우리 스타일대로 조금 더 집중하고 즐기면서 하고싶어.

 ―선배가 생각하는 팀을 위한 주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LG 주장 박용택)

 ▶선배들이 주장하던 모습을 보니까 딱히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시대가 변했잖아. 지금 시대에 제일 필요한 것은 소통인 것 같아. 말하는 것보다 몸으로 그라운드에서 실천하고 후배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것이지.

 ―열성팬이 특히 많은 롯데구단의 주장을 맡고 있어서 팀의 승패에 부담이 많을 것 같은데요.(한화 양 훈)

 ▶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이야. 없다면 거짓말이지. 그런데 이 열성팬들이 선수들을 압박하게 만들지 않고 좋은 성적을 통해 선수들에게 더욱 환호하게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다른 팀에서 보면 열성팬이 많은 게 단점일 수도 있겠지. 성적에 따라 팬들의 모습도 달라지겠지만 우리가 열심히 할 때 팬들의 모습을 보면 '참 이분들이 우리팀을 정말 사랑하시는구나'라고 느껴. 그럴 땐 내가 이 팀의 주장인게 너무나 영광스러워. 부담도 되지만 영광이 훨씬 크지.

 ―롯데 주장으로 힘든점이 있다면.(두산 임재철)

 ▶아무래도 팀 성적과 비례되는 부분이지. 팀이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잘 나갈 때는 주장이 필요없어. 모든 선수들이 다 주장의 역할을 하거든. 그런데 좋지 않울 때는 선수들에게 '주장이 뭔가를 해줬으면' 하는 눈빛을 보여. 그 눈빛을 느낄 때. 나도 힘든데 난 의지할 사람이 없고.... 그럴 때 내가 부족하다고 느껴. 올해는 그래도 성흔이나 대호가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지. 난 그저 내 실력을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서 보여줄 뿐이야.

 ―주장을 맡고 있어서 그러신지 게임결과에 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게 표정으로 나타나더라구요. 형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무엇인가요.(SK 박정권)

 ▶내가 음주가무를 별로 안좋아해. 그냥 가족들하고 좋은 시간 보내는 게 가장 힘이 되는 것 같다. 특히 아내가 성적이 안좋을 때일수록 나를 포근하게, 편안하게 해주려고 해. 본인도 힘들텐데 나를 배려해주는게 너무 도움이 돼. 애들도 아빠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아빠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 나와 놀아주고 재롱도 떨어줘. 원정에서 못할 때는 '집에 돌아가면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야. 성적이 안좋은데 주장이 희희낙락한 모습을 보여줄 순 없잖냐. 내가 가벼운 모습을 보이면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줄까봐 무겁게 표정을 짓는 건데, 보이는 것보다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아. 지나간 것은 신경안쓰는 스타일이야.

 ―부산에서 주장으로 야구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넥센 강정호, 롯데 가르시아)

 ▶프로야구팀의 주장인 것은 내 인생에서 큰 일이야, 특히 롯데의 주장을 맡는 것은 내가 두고두고 아들놈한테 자랑거리로 삼을만한 크나큰 사건이다. 스타플레이어들이 내 말 을 따라주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될 때 보람도 느끼고 고마움을 느끼지. 힘든 과정을 겪을 땐 배우는 점도 많아. 한마디로 표현하면 영광스럽고 책임감도 크고 선수들에게 고맙고 배울것도 많은 자리지.

 ―타격 하는데 가장 방해를 하는 포수는 누구인가요.(넥센 강귀태)

 ▶삼성의 (진)갑용이형이야. 다른 포수들은 말을 잘 안거는데 갑용이 형은 전화로 얘기를 해도 될것을 꼭 타석에 섰을 때 누구 안부를 묻는다거나 어제 머했냐고 물어보시지.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타석에 선 채로 '내가 어제 뭐했지?'하고 진짜 생각하고 있더라고. 집중력이 떨어져.

 ―타격에 완전히 눈을 뜬 것 같은데 언제 어떻게 그랬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두산 임재철, 삼성 강봉규)

 ▶내가 생각해도 이것은 타자들이 좀 마음에 담아두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기사로 표현이 될까 모르겠네. 김무관 타격코치님이 하시는 말씀인데 한쪽은 욕심이고 다른 한쪽은 자신감이라고 할 때 손을 펴서 그 중간에 세우는게 중요해. 즉 얼마나 욕심을 버리고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 내가 다른 선수보다 욕심을 버리고 타석에 설 수 있는 것은 야구 외적으로 힘든 일을 겪어서 밑바닥부터 다시 올라오는 힘든과정을 알기 때문인 것 같아. 욕심을 부릴 수도 있지만 타석에 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그 힘든 시절을 보상받는 것 같으니까. 그래서 다른 선수보다 조금 더 타석에서 즐길 수 있지 않나 싶어. 그러다보니 자연히 내 실력 이상으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머리에 공을 맞았을 때 느낌이 어땠냐.(삼성 진갑용)

 ▶멍했죠. 그래도 작년에 큰 일을 당해봤기 때문에 맞는 순간 이번엔 별일 아니라고 느꼈어요. 대신 혹시나 작년의 후유증을 겪지 않을까 걱정이 됐죠. 나름 작년에 큰일이라고 느꼈던게 좋은 경험이구나 하고 생각됩니다.

 ―질문드리면 안될 것 같은 주제인데 꼭 드리고 싶습니다. 공에 맞을까 두려운 투수 한명을 뽑아주세요.(넥센 강귀태)

 ▶글쎄.... 딱히 없는데. 아무래도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좀 그렇고.... 한 명을 뽑기는 힘들어. 작년과 며칠전에 사고도 있었지만 지금도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을 다 극복하진 못한 것 같아. 지금도 그 숙제를 타석에서 풀고 있어. 네 질문에는 모든 투수들에게 그런 마음은 갖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아.

 ―부상이후 복귀했을 때 타율을 보면 상당히 좋다. 몸쪽 공의 두려움을 이겨낸 것 같다. (한화 신경현, KIA 유동훈, 두산 이원석)

 ▶사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힘듭니다. 아까 얘기 한 것과 반대되는 것인데 타석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한편으론 두려움을 같이 느끼고 있거든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지만 이겨내려는 방법은 그냥 그 순간에 집중하는 수 밖에 없더라구요. '혹시 날아오는 거 아냐?' 이렇게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타격에만 집중하는 거죠. 그 순간을 겪어보지 않은 선수들보다 조금 더 집중하는게 이겨내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사고 났을 때 주위로부터 몸에 좋다는 약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그 중 가장 효과가 있었던 제품을 소개해 주신다면요.(넥센 김민우)

 ▶약은 굉장히 많이 받았다. 작년엔 뼈에 좋다는 홍화씨를 많이 받았지. 그런데 무엇보다도 도움이 된 것은 선물을 해주신 팬들의 관심과 주위의 사랑이야. 동료들, 가족들, 친분이 있으신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가장 큰 약이야. 이 자리를 빌어 저를 걱정해주고 도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성실한 자세를 닮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삼성 오정복)

 ▶지금 야구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열정을 유니폼 벗을 때(은퇴)까지 유지하면 걱정안해도 될 것 같으데. 지금 이 열정적인 모습을 초심이라 생각하고 그 초심을 계속 가지고 있다면 성실함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될 거야.

 ―저는 불교신자인데 성환이 형은 기독교 신자시잖아요. 기독교는 어떻게 다른지,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롯데 강민호)

 ▶종교라는게 남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 팀을 위해, 선수를 위해, 가족을 위해서. 나 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둘러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주어지는 것 같아. 불교, 기독교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아. 불교라고해서 차이가 나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해.

 ―제가 던질 때마다 타석에서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셔서 상당히 인상이 깊은데요. 기싸움 차원에서 저를 압도하려고 그러는 건지, 아니면 버릇인지요.(SK 정대현)

 ▶다른 투수에게도 마찬가지로 눈을 부릅뜨긴 해. 그런데 너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은 아닌데 그렇게 부릅뜨지 않으면 네 공을 못 쳐. '이 공을 잡아먹겠다'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그 공을 쳐낼 수 없어. 그래서 네가 더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네 구위가 좋은 거야.

 ―만약 롯데 말고 다른 팀으로 이적할 기회가 있다면 뛰고 싶은 팀이 있는지. 있다면 이유는.(롯데 홍성흔)

 ▶이 얘긴 처음하는 건데.... 난 어렸을 때 이만수 코치님을 좋아해서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삼성팬이었어. 그리고 야구를 하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지. 난 당시 무작정 치고박고만 하면서 선수생활을 했는데 LG의 신바람 야구는 그야말로 충격이었어. '아 저렇게 즐거운 야구도 있구나'하고 처음으로 생각했었지. 김재현 서용빈 유지현 선배들이 야구에 눈을 뜨게 해주셨어. 사실 그때 내가 프로에 간다는 생각을 안했지만 간다면 LG에 가고 싶었어. 그러나 지금은 또 다르지. 롯데를 떠나서 롯데를, 팬들을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면 자신이 없어. 떠나서 그리워할거면 안떠나는게 맞는거 아니냐? 그런 기회가 있지도 않겠지만 말이야.

  <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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