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살생부' 앤서니의 반전 드라마

2012. 6. 1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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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선호 기자]에이스는 앤서니였다.

지난 5월 18일 흔들리던 KIA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는 롯데와의 사직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 6안타 3볼넷을 내주고 4실점했다. 자책점은 단 한 점이었다. 구위는 뛰어났지만 수비 실책 때문에 억울한 3점을 떠안았다. 그에게 그날은 고별등판이었다.

외국인 투수 교체를 추진한 KIA 코치진은 앤서니의 퇴출을 결정했고 통보까지 했다. 좌완 호라시오 라미레즈는 살아 남았다. 불펜에 좌완투수가 필요했던 것이 이유였다. KIA는 이미 헨리 소사를 설득해 계약을 했고 메디컬 체크를 받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 앤서니는 고별등판에서 온힘을 다해 던졌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선동렬 감독에게 앤서니의 고별전 등판이 마음에 걸린 것이었다. 갈수록 구위가 좋아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버리려는 떡이 갑자기 커보였다. 더욱이 몇몇 팀이 앤서니를 탐낸다는 정보도 들어왔다. 고민에 빠진 선 감독은 결정을 뒤집었다. 더욱이 팀 현실상 선발투수가 필요했다. 살생부의 가위표가 뒤바뀐 순간이었다.

라미레즈는 아쉬움을 표했지만 어쩔 수 없이 조용히 짐을 꾸려 한국을 떠났다. 대신 죽었다 살아난 앤서니는 펄펄 날았다. 5월 24일 한화 광주경기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이후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9일 롯데 사직경기에는 필승맨으로 나서 1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롯데전 12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역할도 했다.

특히 지난 13일 넥센전에서는 또 다시 연패를 끊어주었다. 6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두 개의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불펜진이 실점해 마음을 졸였으나 모처럼 타선이 9점이나 뽑아줘 승리를 안았다. 5승째(팀내 1위)였고 팀은 3연패에서 탈출했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져 3연패를 당했던 팀은 앤서니 덕택에 한 숨을 돌렸다.

살생부에서 살아나면서 구위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150km대 직구와 컷 패스트볼 등 변화구의 힘이 좋아졌다. 제구력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워낙 퀵모션과 투구템포가 빨라 상대 주자들의 발을 묶고 있다. 현재 KIA 선발 가운데 가장 뛰어난 볼을 던지고 있다. 죽었다 살아난 앤서니가 알고보니 에이스였던 것이다. 세상사 참으로 묘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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