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묻은 유니폼이 멋진 넥센 정수성의 '열정'

2012. 5. 1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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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 정수성(34)의 끈기를 보여주는 일화가 하나 있다.

정수성은 지난달 24일 잠실 LG전에서 팀이 6회 3-3 동점을 허용한 뒤 다시 한 점을 앞선 연장 12회 2사 2루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발목을 맞고 쓰러졌다. 그는 툭툭 털고 일어나 적시 2루타를 쳐냈다. 팀은 점수차를 크게 벌려 7-3으로 승리했지만 정수성은 경기가 끝난 뒤 업히다시피 부축을 받으며 야구장을 나갔다.

넥센 고위 관계자는 당시 정수성을 보며 "트레이너들에게 물어보니 몸이 성한 데가 없다더라. 그래도 요즘 자기가 팀에서 해야 할 일을 찾아 신이 난 모습이다. 해결사보다는 치고 달리는 게 자신의 역할임을 이제 안 것 같다. 수성이가 열심히 뛰니 후배들이 저절로 따라 집중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수성은 올 시즌을 백업으로 시작했지만 무조건 뛰었다. 땅볼을 쳐도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갔고 도루에 실패하면서도 매 번 뛰었다. 매 경기 그의 유니폼은 성할 날이 없었다. 그의 열정은 곧 성적으로 이어졌다. 4월 출루율이 4할2푼9리에 이르면서 김시진(54) 감독은 1번타자 걱정을 덜었다. 정수성은 현재 주전 1번타자로 나와 2번타자 장기영과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정수성은 지난 10일 목동 LG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종합 선물 세트처럼 보여줬다. 3회 투수 앞 땅볼을 친 뒤 간발의 차이로 슬라이딩을 성공시키며 내야안타를 만들더니 팀이 1-1로 맞선 5회 2사 1,3루 위기에서는 이대형의 큼지막한 타구를 전력 질주해 잡아내는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6회에는 상대 실책을 이용해 2-1 승리의 결승점을 일궈냈다.

2010년 A형 간염에 발목 잡히며 주전 기회를 잃었던 그는 올해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타율 3할, 출루율 4할1푼1리, 장타율 4할3푼3리. 실책 0개. 숫자 만으로도 그를 칭찬하기에 충분하겠지만, 매 경기 그의 더럽혀진 유니폼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직접 보지 않고 그의 열정을 섣불리 짐작할 수는 없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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