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베이스볼] " 방어율왕은 내 것..라이벌 대결 지지 않겠다" KIA 에이스 윤석민과의 대화

조회수 2012. 4. 17. 15: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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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의 대들보 투수의 반열에 오른 KIA 에이스 윤석민(25)은 이제 지켜야 한다. 2011시즌 4관왕, 페넌트레이스 MVP,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고 당당히 지존의 자리에 올랐다. 입단 7년 만에 이룬 신화다. 이제는 도전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는다.정상을 수성하는 그의 자세는 남다르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 뿐만은 아니다. 그의 눈은 팀의 우승, 그리고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를 향해 있다. 포털사이트 'Daum'을 통해 팬들이 직접 질문한 내용과 답을 추려 윤석민의 마음을 알아본다.

정상 수성

올해는 경쟁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한화의 괴물투수 류현진이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현진은 다승, 방어율, 탈삼진을 비롯해 모든 타이틀에서 강력한 경쟁자이다. 지존의 자리를 놓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대결을 펼쳐야 한다. 뿐만 아니라 SK 에이스 김광현도 5월이면 돌아온다고 한다. 그에게는 정상을 지키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박찬호(한화)와 김병현(넥센)도 리그에 가세해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최고 투수로서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윤석민은 담담했다. 그는 "그동안 (류현진 등을) 경쟁 상대라고 생각한 적 없다. 남들을 의식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내가 할 것만 충실히 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은 언론에서 우리들의 경쟁을 이슈화하면서 솔직히 부담이 됐다. 저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크고 부응을 해야 되는 각오도 하고 있다. 일단 최대한 의식 안하면서 나만의 투구를 할 것이다. 그러나 맞대결이나 타이틀 경쟁이 붙으면 지지 않도록 좋은 승부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체력의 오해

윤석민은 풀고 싶은 오해가 있다. 자신의 체력이 약하다는 세간의 통념이었다. 등판 간격이 길었고 자질구레한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적도 있었다. 실제로 작년은 평균 등판간격을 따져보면 6일 정도였다. 1주일에 한 번씩 등판하는 셈이었다. 4일 또는 5일만에 등판하는 다른 에이스에 비해 체력이 약한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답부터 말하자면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나름의 대책이었다.

그는 "나는 야구를 하면서 부상 방지가 우선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투수는 예민해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슬럼프에 빠지고 다치가 쉽다. 2008년 다승 1위, 방어율 2위를 하면서 처음으로 어깨가 아팠다. 주변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참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엔트리에서 빠진 적이 있었다. 담이 걸려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있지만 힘들어서 로테이션을 거르거나 많은 이닝을 소화 못한 적은 없었다. 130개를 던지면서도 스피드도 시속 150km를 던졌다. 나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몸 관리는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히 밝혔다.

선동렬의 그림자

윤석민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MVP 시상식에서 새로 지휘봉을 잡은 선동렬 감독을 향해 이색 발언을 했다. "선 감독님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실 것이다"고 말한 것이었다. 이 말은 화제가 됐다. 7시즌을 소화한 윤석민은 당시 구단 측에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타진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말은 곧 메이저리그 진출을 2년 동안 미루고 KIA에 남아 함께 우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었다.

어릴 때 선동렬 감독은 우상이었다. 주니치의 소방수로 일본야구를 호령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제는 스승으로 만난 선 감독이 자신을 다시 한번 최고 투수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윤석민은 가을 마무리 캠프에서 선 감독과 면담을 갖고 팀에 잔류하겠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1월 애리조나 캠프, 2월 오키나와 캠프까지 윤석민과 함께 했다.

윤석민은 "그때 발언은 감독님에 대한 존경심이 커서 그렇게 말했다. 언론에서 크게 보도하면서 저에게는 부담감이 컸다. 전지훈련에서 불펜에 들어가 피칭을 하는데 감독님이 뒤에서 보시고 계시면 엄청나게 부담이 됐다. 저 나름대로 최고의 투수다운 피칭을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이 컸던 모양이다. 이제는 그런 마음을 많이 떨쳐냈다. 전지훈련에서 감독님이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투구하는 부분을 미세하게 잘 봐주셨다"고 말했다.

방어율 > 다승 > 탈삼진

윤석민은 지금까지 5개의 개인 타이틀을 땄다. 다승왕을 두 번 차지했고 방어율, 탈삼진, 승률 타이틀을 쥐어보았다. 그 가운데 윤석민이 가장 따내고 싶은 타이틀은 무엇일까. 방어율은 순전히 자신의 능력치가 반영되는 분야이다. 타자들을 옭아매는 탈삼진 역시 마찬가지이다. 반면 다승은 타자들의 득점지원과 수비력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러나 운이 좋으면 못 던지고도 승리를 따낼 수 있다. 어찌 보면 가장 변수가 많아 어려울 수 있다.

윤석민은 탈삼진 타이틀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이유는 류현진의 존재 때문이었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이후 모두 4번이나 탈삼진왕을 차지했다. 윤석민은 "타이틀 가운데 탈삼진이 가장 어렵다.

류현진이 탈삼진 부분에서 워낙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다승은 여러 가지로 운이 따라야 한다. 다만 방어율은 꼭 차지하고 싶은 타이틀이다"고 속내를 밝혔다. 올해도 방어율왕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슬럼프와 징크스

장기 레이스를 펼치다보면 슬럼프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모든 선수들의 숙명이다. 슬럼프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찾아온 슬럼프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도 더욱 중요하다. 윤석민도 매년 슬럼프를 겪었다. 첫 선발투수로 전환한 2007년에는 무려 18패를 당하기도 했다. 윤석민은 "슬럼프에 대한 첫 번째 대비책은 철저한 몸 관리이다. 미세하게 아픈 곳이 생기면 폼이 살짝 변한다. 그걸 잘 모르고 지내오면 이미 투구폼이 변했기 때문에 투구 각도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투수는 예민해서 슬럼프가 자주 오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아프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폼이 이상하면 비디오를 통해 좋았을 때 던지는 폼을 보면 머릿속에 좋은 폼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슬럼프와 빼놓을 수 없는 징크스도 이야기했다. "저는 워낙 징크스도 많다. 특히 경기에 앞서 누군가가(선수, 팬, 동료) 먼저 이길 것이라고 말하면 절대 이긴 적이 없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와 승리 축하를 받으면 그 때도 이긴 경우가 없다. 친한 사람들에게는 '취소해! 퉤!퉤!퉤!'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무튼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고 못들은 척 한다"면서 웃었다.

메이저리그와 싱커

공언한대로 윤석민은 2013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그는 어릴 때 선동렬과 박찬호의 활약을 보면서 자랐다. 그러나 자신이 그들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때는 야구선수, 프로선수가 된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는 "프로 선수가 되면서 최고에 대한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이루자 다음 단계는 메이저리그 진출이었다. 거기에서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나에 대한 평가를 정확하게 받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흥미로운 내용도 밝혔다. 한국에서는 던지지 않는 싱커를 미국에서는 저절로 배울 것이라는 것이다. 답은 야구공에 있었다. 그는 "우리 공은 실밥이 튀어 나왔고 가죽이 얇은데다 끈적끈적하다.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은 유용하지만 투심 패스트볼 등 싱커는 힘들다.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다가 투수들의 공 끝의 움직임이 좋아서 어떻게 던지는지 궁금했는데 공이 미끄러워서였다. WBC 대회에서 그걸 알았다. 체인지업과 싱커 구사가 잘 되는 것 같다. 그런 부분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글. 이선호 OSEN 기자 /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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