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타령' 하던 한화, 박찬호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김식 2011. 12. 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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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식]

박찬호(38)가 한화 입단식을 가졌던 지난 20일 깜짝 놀랄 만한 계약이 발표됐다. 국민 영웅으로 불리며 아시아인 메이저리그 최다승(124승)을 세운 그의 연봉은 프로야구 신인급인 2400만원이었다. 박찬호는 자신의 몸값을 포기하는 대신 최대 6억원, 최소 4억원을 유소년 야구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했다.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불과 전날까지 한화 구단은 마치 '머니게임'을 벌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한화는 박찬호의 몸값 책정이 어렵다며 수 차례 얘기했다. 전날 박찬호가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고 말하자 노재덕 한화 단장은 "원래 생각했던 금액보다 1억원쯤 더 줘야 겠다"고 생색내듯 말했다.

박찬호는 수 년 전부터 국내복귀 의사를 전하면서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갚고 싶다" "한국 야구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 "팬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 등의 코멘트를 했다. 한화는 그의 말을 전해들었다. 그리고 심중을 파악하기도 전에 의심부터 했다.

정승진 한화 사장은 지난 13일 '박찬호 특별법'이 통과될 즈음 "박찬호가 돈을 보고 한국에 오는 게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돈 문제로 잡음이 날까봐 미리 못을 박는 뉘앙스로 비춰졌다.

한화는 박찬호를 만나기도 전에 연봉 가이드 라인이 4억원이니, 6억원이니, 류현진이 기준이니 하는 말들을 흘렸다. 박찬호는 지난 가을부터 단 한 차례도 돈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

어른일수록, 도량이 클수록, 그리고 주도권을 쥔 사람일수록 먼저 행동하고 뒤에 말하는 선행후언(先行後言)의 자세가 필요하다. 협상에서 이는 중요한 전략이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박찬호의 의중을 파악하기도 전에 '머니게임' 분위기로 몰아갔다. 협상 대상인 박찬호가 아닌, 미디어를 상대로 말을 풀어놨다. 행여 계약이 틀어질 경우를 대비해 미리 변명거리를 만드는 것 같았다.

박찬호가 더 진중했다. 수억 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유소년 야구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을 구단에 먼저 얘기했다. 그리고 구단과 함께 '멋지게' 발표했다. 유소년 야구 기금은 상당한 절세 효과가 있다. 따라서 한화는 박찬호를 영입하는데 비용(신인지명권 포기, 박찬호 연봉 등)을 거의 들이지 않는 셈이다. 양측의 계약은 처음부터 끝까지 '머니게임'은 아니었다. 한화가 그렇게 연출했을 뿐이다.

지난 10월부터 한화 구단은 "박찬호 영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지시"라며 의욕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박찬호가 큰 돈을 요구하면 어쩌나'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하면 어쩌나'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등의 걱정을 했다. 박찬호와 공감하지 않으면서, 영입 과정은 '중계방송 하듯' 자랑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박찬호 특별법' 통과 이후까지도 한화 구단과 박찬호 사이에 묘한 냉기류가 흘렀던 걸 상기해보라.

한화 그룹은 시즌 초 사장·단장을 교체하며 야구단에 전면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승리수당 등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어 탈꼴찌에 성공했고, 시즌 후 김태균과 송신영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구단이 돈을 쓰기 시작하니 곧 명문구단이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박찬호 계약 과정을 보면 한화 구단은 아직 멀었다. 구단 최고의 자산은 선수다. 사람이라는 자산은 대개, 돈으로 사는 게 아니라 희생하고 아끼며 만드는 것 아닌가. 처음부터 영입불가 방침을 정했다면 모를까, 데려오기로 했다면 선수의 마음을 품고 그의 가치를 이끌어내려 노력했어야 했다. 한화의 태도는 계약발표 전까지 박찬호의 자존심을 깎아내렸다. 한화의 '돈 타령' 뒷맛은 그래서 씁쓸하다.

스포츠 2팀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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