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없다고 야구 못하나' 롯데, 이제는 팀 야구다

이정호 기자 2011. 12. 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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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시즌은 롯데에게 큰 위기다. 이번 겨울 4번 타자 이대호와 필승조 임경완이 FA(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났고, 15승을 따낸 장원준과 유일한 백업포수 장성우마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속속 전력보강을 이루는 경쟁팀과 비교하면 당장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이대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에 그 공백이 더욱 커 보인다. 롯데는 리그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 이대호가 듬직하게 4번 자리를 지키면서 막강 화력을 뿜어낼 수 있었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이대호를 비롯한 주력선수들이 빠진 롯데가 추락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게 사실이다.

롯데 선수들도 이같은 시선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이는 오히려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있다. 한 고참선수는 "이대호가 빠졌다고 성적이 떨어지는 건 우리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얘기를 듣기 싫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투지넘치는 각오를 말했다.

또 지난달 7일부터 29일까지 사직구장과 상동구장에서 가진 마무리 훈련 열기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주전 선수들의 이탈을 기회로 만들기 위한 비주전 선수들의 분발이 눈에 띄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1일 경남 통영 마리나 리조트서 끝난 납회행사에서 "몸관리가 안된다면 내년 1월 스프링캠프에서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일종의 선전포고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오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음에도 평소 "잘해왔으니 앞으로 더 잘 해보자"며 마치 큰 형처럼 선수들을 이끌던 양 감독이 이례적으로 강한 어투로 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양 감독이 12월 휴식기 동안에도 긴장을 풀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은 롯데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 많은 훈련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더 빠르고 조직적인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내년 주장으로 뽑힌 김사율 역시 달라질 롯데야구를 예고하며 "야구는 스타급 선수 한두명으로 하는게 아니다"면서 "지금 실력에 승부 근성과 프로선수로서 자세가 플러스가 된다면 좀더 단단한 팀이 될 것이다. 고참은 고참답게, 어린 선수는 어린 선수답게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준비하다 보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배재후 단장도 "이대호 공백은 대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수비나 기동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팀은 강해질 수 있다.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대호를 떠나보낸 롯데가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까. 롯데는 내년 1월7일 사직구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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