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민의 베이스볼 다이어리] 선수들, 종합검진은 받을까요?

2011. 9. 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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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광민 기자] 얼마 전 우리는 최동원, 장효조 두 레전드를 떠나 보냈는데요. 최동원 투수는 58년생 53세, 장효조 타자는 56년생 55세였습니다. 최근, 두 레전드가 나이에 비해 일찍 사망하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건강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장효조 씨가 돌아가셨을 때 김응룡 전 삼성 사장님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김 사장님은 "60이 넘어서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받아봤다"라고 말하면서 "이번 일들을 계기로 선수들의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최동원 투수까지 세상을 떠난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프로야 선수들과 구단들의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길 바랍니다.

OSEN은 지난 17일부터 8개구단 트레이너 및 운영팀 관계자를 통해 구단별 건강검진을 실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LG는 국민체력센터, 한화는 을지대학병원, 넥센은 이대목동병원, 삼성은 대구카톨릭대학병원, 두산은 스포렉스에서 매년 12월 검사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KIA는 광주한국병원에서, 롯데도 부산 좋은삼선병원, SK는 인하대병원, 길병원에서 2년에 한 번씩 종합검진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구단들은 보통 시즌을 마친 12월에 일괄적으로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김용일 LG 트레이닝 코치는 "시즌이 끝난 12월에 선수들 및 코칭 스태프 전원이 검사를 받는다. 2009년부터는 대장과 위 내시경을 2년에 한 번씩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단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1인당 30만원 내외 매년 15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LG 선수들 검사를 맡고 있는 오치민(48) 국민체력센터 운영실장은 "일반인들이 생각할 때 선수들이 운동을 열심히 해서 건강상에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검사를 하면 선수들도 위험한 요인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건강검진의 가장 중요한 점은 병이 미리 발견되고, 치료를 한 경우도 있다는 점입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취재를 갔었는데요. 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캠프 첫날 추신수를 만났습니다. 이날 추신수는 특별한 훈련을 하지 않고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캠프에 합류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건강검진이었습니다. 지난 2000년 초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직원이었던 데니얼 김은 "2003년 벤치 코치도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오치민 실장은 "건강검진은 꼭 선수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선수들 및 코칭 스태프까지도 건강검진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반인들은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지만 선수들에게 있어서만은 아직까지 건강검진의 사각지대다.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고 지적했습니다. 구단들은 매년 꼼꼼하게 검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종합 검진을 통해 선수들의 질병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용일 LG 코치는 "보통 선수들은 B형 간염, 간수치가 높다. 이는 몸의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몇 몇 선수들은 내시경 검사를 통해 용종을 제거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LG 외야수 이진영은 지난 2009년말 LG 이적 후 종합 검진을 통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진영은 "LG에 와서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대장에 조금 큰 용종이 있었다. 만약 종합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조금은 위험한 상황이 됐을 수도 있었다. 지금은 아무런 이상이 없다. 구단에 정말 감사한 일이다"고 떠올렸습니다.

이진영 외에도 두산 신경식 코치는 신장 담석이 발견되어서 지난 7월 올스타 브레이크 때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롯데도 모 선수의 갑상선암을 발견해서 치료를 했다고 하고요. SK도 위암 직전에 있던 선수를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운동 선수가 더 건강이 안 좋게 보이는지 궁금합니다. 분명,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영양섭취도 일반인보다 좋을 텐데 말이죠.

일단 선수들의 불규칙한 식습관을 꼽고 싶습니다. 보통 오후 6시 30분 경기일 경우 선수들은 야구장에 오후 1~2시 사이에 도착합니다. 특타가 있는 선수는 더 일찍 오기도 합니다. 오전 11시에 온 이들도 있습니다. 와서 밥을 먹고 또 휴식을 취하고 훈련을 하다가 오후 4시에서 5시 정도에 저녁을 먹습니다. 그런데 경기 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햄버거, 짜장면, 냉면 등 가볍게 먹습니다. 그리고 나서 경기가 끝난 뒤 밤 11시를 넘겨서 다시 저녁을 먹습니다.

여기에 선수들은 힘을 쓰기 위해서라면 고단백과 지방 섭취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육류를 주로 섭취하다 보니 대장 등 암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것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꼽고 싶습니다. 선수들은 경기 중에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 속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만약 이날 잘 한다면 몸에 좋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못할 경우 진짜 스트레스가 되는 거죠.

오치민 운영실장도 "일단 선수들이 불규칙적인 식사, 폭식, 육류 식단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과도한 스트레스가 큰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선수들의 야구 생명을 위해서도, 한 집안의 가장을 위해서도, 또 은퇴 후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건강검진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건강 검진이 구단 별로 좀 더 보완되어서 미리미리 선수들의 건강을 점검하고, 예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레전드가 될 우리 스타들을 오랫동안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아, 선수들 여러분. 경기 중에 사용하는 씹는 담배가 구강암 원인이라고 합니다. 선수들 여러분 건강에 해롭습니다. 팬들은 여러분을 오랫동안 보고 싶어합니다다. 이 기회에 과감하게 끊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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