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나는 선동열에게 진 게 아니라 해태에 1점을 내줬을 뿐이다"
최동원 전 감독이 별세한 뒤 많은 야구계 선후배들이 고인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고 있는 가운데 원조 홈런왕 김봉연 극동대 교수는 최 전 감독을 남다른 자부심의 소유자로 평가하며 25년 전 인터뷰를 소개했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 1986년 최동원과 선동열이 첫 맞대결을 벌인 경기에서 해태가 롯데를 1대 0으로 이겼는데 당시 최동원 투수가 인터뷰에서 '내가 던져서 선동열한테 진 건 아니다. 단지 해태 타자한테 1점을 내줬을 뿐이다'라며 가슴 아프지 않다고 얘기하는 걸 보고 대단한 투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프로 생활을 통틀어 최동원에게서는 단 하나의 홈런밖에 치지 못했다"는 김 교수는 "선배인 내가 안타를 치면 최동원은 돌아서서 나한테 박수를 보내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며 "그건 '형이 내 볼을 아직 치는구나'라며 내 타격을 인정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만큼 최동원은 당당하고 자신 있게 볼을 던졌다"고 회상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선동열과 비교했을 때 최동원은 무엇보다 연투 능력이 뛰어났고 선동열은 직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공 위주였던 데 비해 최동원은 브레이킹 볼, 흔들리는 볼, 커브, 슬라이더 등 정통파이면서도 다양한 구질을 가지고 있어서 투수로서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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