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마무리투수가 MVP 되지 말란 법 있나"

김동현 기자 2011. 9. 9.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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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구했는데".. 프로야구 기록 제조기의 작심 발언

삼성의 마무리투수 오승환 (29)은 기록이나 상(賞) 욕심이 많은 남자가 아니다. 평소 '올해 목표'를 물어보면 "그저 다치지 않고 시즌을 끝까지 마쳤으면 좋겠다"던 선수다.

그런 오승환이 8일 본지 통화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고 싶다"며 "주변에도 그렇게 말하고 다닌다"고 했다. "언젠가는 국내 최고 연봉을 받고 싶다"고도 했다. 이유가 뭘까.

오승환의 올해 활약은 분명 MVP급이다. 8일 광주 KIA전에선 삼성이 비교적 큰 점수차(7대3)로 이기면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구원 단독 1위(39세이브)를 굳게 지키고 있다. 2위 송신영 (LG·17세이브)에 22세이브나 앞서 있다.

각종 세이브 기록도 갈아치우는 중이다. 지난달 한·미·일 프로야구 통틀어 역대 최소 경기(334경기) 만에 통산 200세이브를 올렸고, 국내 연속 경기 세이브 기록(2006년 정재훈·15경기)도 17경기까지 늘렸다. 2006년 자신이 세웠던 한 시즌 최다 세이브(47세이브) 경신도 가시권이다.

그러나 지금껏 구원투수가 정규시즌 MVP를 받은 전례가 없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1996년 구대성 (당시 한화)이 선발과 구원투수를 오가는 활약 끝에 MVP를 수상했지만 전담 구원투수는 아니었다.

오승환이 한 시즌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2006년에도 MVP는 투수 3관왕(다승·방어율·탈삼진)에 오른 류현진 (한화)이 가져갔다. 올해는 윤석민 (KIA)이 다승·방어율·탈삼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승환으로선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MVP가 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오승환은 "마무리뿐 아니라 불펜(구원) 투수 전체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요즘도 젊은 투수들이 선발 보직만 꿈꾼다"며 "처음부터 불펜을 하겠다는 투수는 없다"고 했다.

오승환은 "결국 불펜 투수들이 제 평가를 못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해 6월 역대 최다인 통산 104홀드를 올린 정우람(SK)에 대해서도 "대단한 기록을 세웠는데, 그만한 평가나 관심을 받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홀드는 세이브 상황과 같은 요건을 충족시킨 중간 계투에 주어지는 기록이다.

연봉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오승환은 " 일본 에선 마무리투수들의 연봉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이와세 히토키(주니치·4억3000만엔·전체 3위), 후지카와 규지(한신·4억엔·공동 4위) 등 마무리투수들이 연봉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반면 오승환의 올해 연봉은 2억4000만원이다. 한 해 늦게 데뷔한 류현진(4억원)보다 훨씬 적다. 오승환이 2009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부상으로 '휴업'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낮은 편이다. 그는 "국내에서도 불펜, 마무리 투수들이 최고 연봉을 받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했다.

오승환은 8일까지 통산 204세이브를 올렸다. 은퇴한 김용수(전 LG)의 역대 1위 기록(227세이브)은 내년이면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일본 기록도 노린다. 일본에선 이와세가 이달 초 리그 처음으로 3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은 "40세까지 마무리투수로 뛰면서 300, 400세이브를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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