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감독'된 김성근 "나 아직 쌩쌩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하남직 2011. 8. 19.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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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팀 안정 위해 해임" 통보"열두 번째 잘렸네, 허허허 .. "선수들과 마지막 미팅서 "조만간 맥주 한 잔 하자"

[중앙일보 하남직] 프로야구 SK의 김성근(69) 감독은 18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 문학구장에서 선수들을 모았다. "이제 감독과 선수 사이가 아니니까 조만간 맥주 한잔 시원하게 하자." SK 선수들과의 마지막 미팅이었다. 김 감독은 이 미팅 직전에 SK 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그 순간 '전(前) 감독'이 됐다. 김 감독은 이날 오후 민경삼 SK 단장으로부터 "그만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생애 열두 번째 해임 통보였다. 김 감독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열두 번째 잘렸네"라며 웃었다. 그는 "나한테 마지막이란 없다. 나 아직 쌩쌩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라고 말했다.

 올 시즌 남은 기간 이만수(53) 2군 감독이 1군 감독대행을 맡는다.

 김 감독은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올 시즌이 끝난 뒤 SK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구단은 하루 만에 김 감독을 해임했다. 계약 만료를 앞둔 감독이 시즌 중 재계약 포기를 발표하고 구단이 곧바로 해고한 사례는 프로야구에서 찾기 어렵다.

 SK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직 감독이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17일 오전 구단에 사표를 제출했고, 구단의 만류에도 취재진을 대상으로 시즌 종료 후 퇴진을 발표한 점에 대해 구단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당혹스럽게 받아들였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신영철 SK 구단 사장은 "사퇴 표명 후 남은 시즌을 치르는 상황이 오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7년 SK에 부임한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팀을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고 세 차례 우승시켰다. 올 시즌이 끝나면 계약 만료였다. 그러나 SK는 김 감독과의 재계약을 미뤘다. 6월 6일 신영철 사장이 김 감독에게 "7월 중에 재계약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올스타 휴식기(7월 22~25일)에 하자" "시즌이 끝난 뒤에 논의하자"며 미뤘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신 사장으로부터 "이만수 2군 감독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김 감독은 특히 이 부분을 서운해했다. 이만수 감독은 2007년 SK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야구계에서는 '차기 감독 후보로 데려온 것 아닌가'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감독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SK를 강팀으로 만들었다. 다른 구단들로부터는 '승리 지상주의자'라는 비난을 들었다. 김 감독은 "비판받지 않는 패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SK 구단 고위층으로부터도 '깨끗한 야구를 해달라' '우승을 해도 그룹의 이미지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감독을 '야신(野神·야구의 신)'이라 부르는 SK 팬들은 충격을 받았다. 야구 관련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구단을 비난하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삼성의 경기에서는 한 관중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김성근 감독님, 그만두시면 안 돼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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