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151km-심동섭 148km 비결은?

2011. 8. 1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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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광민 기자] '문성현 151km, 심동섭 148km'. 20살내기 '좌완 영건' 심동섭(좌완, KIA 타이거즈)과 문성현(우완, 넥센 히어로즈)의 깜짝 강속구가 화제였다.

문성현은 지난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최고구속 151km 강속구를 바탕으로 삼진 6개를 곁들여 2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심동섭의 호투도 놀라웠다. 심동섭은 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6회 구원 등판해 최구 구속 148km 직구를 힘차게 뿌리며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삼진은 무려 7개나 솎아냈다.

무엇보다 심동섭과 문성현은 상대적으로 유창식, 임찬규 등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유망주였다. 그러나 이 둘이 뿌린 강속구와 구위는 특급 유망주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문성현-심동섭이 누구?

흥미로운 사실은 문성현과 심동섭 모두 2009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리스트에 있었다는 점이다.

먼저 문성현은 지난 2010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31번)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 3월 황금사자기대회에서 충암고 에이스였던 문성현은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상(MVP)을 수상했다. 당시 문성현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2∼143km에 머물렀다. 그러나 슬라이더가 138km까지 나와 스카우트들은 매력을 느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고3 때 문성현은 키가 180cm에 못 미쳤다. 2009년 한국을 방문해 목동구장에서 직접 문성현을 관찰하던 휴스턴 애스트로스 국제 스카우트 팀장이던 글랜 바커는 "공은 좋다. 성실하다는 보고도 받아 가능성도 느껴진다. 그런데 키가 작다"고 말하며 스카우트를 하지 않았다.

2009년 광주일고 에이스였던 심동섭은 2010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 3번)로 KIA에 지명됐다. 심동섭은 2학년 때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2학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키가 180cm 이상이었으며 공 끝의 움직임도 좋은 편이었다. 그런데 3학년에 올라서는 '고3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의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시즌 내내 140km 초반에 머물렀다. 제구도 그리 좋지 않았다. 성장 잠재력은 어느 정도 평가를 했지만 1년 내내 구속이 나오지 않자 부상을 의심하며 그를 리스트에서 지웠다.

그렇다면 불과 두 시즌 만에 문성현과 심동섭이 어떻게 150km에 가까운 공을 뿌릴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서 넥센 히어로즈 노춘섭 스카우트는 "나 역시도 문성현과 심동섭이 이렇게 빠른 공을 던질 줄 몰랐다"고 말한 뒤 "안정된 투구 밸런스를 바탕으로 마운드에서 자신있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151km-148km'는 자신감-밸런스-웨이트 트레이닝의 결과물

문성현과 심동섭은 이제 프로 2년차로 아직 팀 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지 못하다.

문성현은 올 시즌 선발 투수로 21경기에 등판해 4승8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 중이다. 선발로는 꾸준히 던지고 있지만 확실한 선발은 아니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김시진 감독의 신임을 얻고 꾸준히 등판하고 있다.

151km를 던진 지난 7일 두산전에서도 문성현이 경기 초반부터 151km를 던진 것은 아니다. 문성현은 1회 이종욱과 정수빈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동주에게 우전안타,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줘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양의지를 잡아내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위기를 넘기며 안정을 되찾은 문성현은 매 이닝 구위가 더 좋아졌다.

노춘섭 팀장도 "문성현만 놓고 봐도 초반에 위기를 넘기면서 직구 구속이 더 빨라졌다. 내가 봐도 놀라울 정도로 스피드가 올라갔다"면서 "아직 젊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면서 자신감이 붙어 만들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심동섭은 올 시즌 중간 계투로서 44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 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 중이다. KIA 막강 선발진에 막혀 선발로 뛰지 못하고 있지만 불펜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이제는 불펜의 핵이 됐다.

심동섭은 지난 9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김희걸에 이어 6회에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6회 심동섭이 뿌린 직구 구속이다. 최고 구속이 140km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닝을 거듭할 수록 구속이 빨라지면서 9회 윤상균을 상대로는 148km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조범현 KIA 감독은 심동섭의 호투를 놓고 "그는 아직 어리다. 마운드 위에서 별다른 생각 없이 무조건 사인대로 던진다. 그 자신감이 그의 가장 큰 무기"라고 설명했다.

심동섭 역시 "마운드에 서면 무조건 타자를 잡아낸다는 생각밖에 없다. 유명한 타자든, 처음 듣는 타자든 특별한 차이가 없다. 다 같은 타자라고 생각하며 자신있게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성현과 심동섭의 공통점은 이 두 경기에서 직구를 많이 던졌다는 점이다. 직구는 모든 투수들이 던져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구종이다. 최고의 무기가 되기도 하지만 가장 던지기 어려운 공이기도 하다. 직구는 상하체 밸런스가 공의 위력을 결정한다.

간베 도시오(68) 전 KIA 투수 코치는 밸런스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다. 지난 4월 잠시 한국에 들러 KIA에서 잠시 머물렀던 그는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체와 하체 밸런스다. 볼은 손 끝으로 던지지만 사실은 하체 밸런스로 던지는 것이다. 밸런스 잡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성현과 심동섭은 이날 경기에서 투구 밸런스가 좋았기에 직구를 많이 던졌고, 공 끝에 힘도 있었다. 덕분에 스피드까지도 자연적으로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성현과 심동섭은 프로 입단 후 키가 조금씩 자랐다. 몸무게도 불었다. 가장 큰 비결은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1년 내내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한다. 즉, 신체 조건이 더 좋아짐과 동시에 몸에 붙어 있는 큰 근육 뿐 아니라 잔 근육까지도 발달시키면서 체력을 키운 것이 구속을 증가시킨 비결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성현과 심동섭은 151km와 148km를 던진 다음 경기에서 동반 부진했다. 문성현은 13일 문학 SK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5피안타 3사사구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심동섭도 11일 광주 LG전에서 한 타자를 상대로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간 데 이어 13일 삼성전에서는 두 타자 모두 볼넷을 내줬다. 14일에는 ⅓이닝 동안 홈런 한 개를 포함 2피안타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서 노춘섭 팀장은 "이들은 아직 젊기 때문에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잘 던지다가도 그 다음 경기에서 부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부진이 아니라 성장을 하는 과정"이라면서 "앞으로 3∼4년을 반복하면서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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