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독주, '마무리 부재'의 씁쓸한 현주소

2011. 8. 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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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이경현 객원기자]

◇ 올 스진 구원 타이틀 획득이 유력한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 ⓒ 삼성 라이온스

삼성의 마무리 ´돌부처´ 오승환이 32세이브로 이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오승환은 최근 3일 연속 세이브를 비롯해 등판한 9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챙겼다. 투구내용 역시 평균자책점 0.65,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 0.70에서 보듯 세이브 숫자에 걸맞은 가공할 활약이다.

오승환은 전반기에만 벌써 28세이브를 올렸다. 2009년과 2010년 구원왕을 차지했던 이용찬이나 애킨스의 기록을 이미 전반기만 뛰고도 달성한 것. 지금 페이스라면 40세이브는 물론이고, 꿈의 50세이브도 불가능한 도전처럼 보이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더블 스코어가 넘는 2위와의 격차다. 현재 구원 부문에서 정대현과 송신영을 제외하면 두 자리 수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전무한 상황이다. 정대현이 12세이브, 송신영이 10세이브에 그치고 있어서 오승환과는 적어도 두 배 이상의 큰 격차가 난다.

오승환이 심지어 이대로 시즌을 마감한다 할지라도 이미 구원왕 타이틀은 예약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칫 프로야구 사상 역대 가장 큰 격차로 구원왕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울 수 있다.

오승환의 독주는 사실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 오승환의 구위가 워낙 뛰어난 것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와 겨룰만한 마땅한 경쟁자가 한명도 없다는 현실은 곧 국내 야구계의 마무리 대란과 무난하지 않다. 한국야구가 최근 몇 년간 점점 불펜이 강조되는 추세로 가고 있는 것과 달리, 압도적인 마무리 투수는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오승환은 데뷔 첫해인 2005년부터 전문적인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독보적인 위상을 뽐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마무리 부문에서 오승환의 경쟁자는 없었다. 오승환이 부상으로 주춤했던 2년간 30세이브 이상을 돌파한 마무리 투수는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오승환을 제외하고 꾸준히 2~3년 이상 전담 마무리로 활약하는 투수들 자체를 보기가 힘들어진 게 현실이다. 유동훈이나 손승락 등이 등장했지만 대부분 1년 천하에 불과했고, 임태훈이나 정우람 같은 선수들은 전문 마무리라기보다는 사실상 전천후 계투에 가까웠다. 그나마도 다른 선수들이 잘한 것보다 오승환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덕에 불과했다.

각 팀들은 마무리 투수 부재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지 ´마무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체적으로 불펜의 질이 떨어지는 팀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고민이 깊다. LG나 롯데는 올 시즌 불펜진 때문에 여러 차례 울고 웃어야했다. 심지어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선두권을 호령하는 KIA조차도 불펜 때문에 아직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은 8개구단 중 마무리의 분업화가 가장 잘 이루어진 팀이며 불펜 역시 양과 질에서 모두 최고수준이다. 오승환이 많은 세이브를 수확할 수 있었던 데는 든든한 허리진의 존재로 인하여 오승환이 많은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없었고, 리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었던 것도 한 몫을 담당했다.

오승환이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MVP 후보로 꼽기에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보통 1이닝 정도를 책임지는 전문 마무리가 MVP가 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오승환이 만일 구원부문에서 독보적인 대기록을 세우고, 삼성 역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이룬다면 더 이상 불가능한 꿈도 아니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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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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