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웅의 야구 기록과 기록 사이]땅볼타구 페어,파울 구분의 포인트는 어디?

2011. 8. 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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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270도에 해당되는 광범위한 대부분의 그라운드 공간(파울지역)을 버리고 단지 90도의 직각 안으로 이루어진 좁은 공간(페어지역)만을 주무대로 해 기량을 겨루는 운동경기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탓에 파울과 페어를 가름하는 국경선(?) 부근은 언제나 시비가 끊이질 않는 분쟁지역이 되곤 한다.

지난 7월 30~31일, 대전구장에서 SK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 한화의 한대화 감독은 이틀 연속으로 수비도중 심판원(3루심)의 페어타구 선언에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타구가 파울로 인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고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30일에는 5회초 SK 최동수의 땅볼타구가 투 바운드 이후 3루 캔버스 백 공간 위를 지나 외야 파울지역으로, 31일에는 역시 5회초 SK 이호준의 땅볼타구가 크게 원 바운드 되면서 3루수 이여상의 머리 위를 넘어 외야 파울지역으로 떨어진 각각의 상황이 모두 페어로 선언되면서 결과적으로 둘 다 좌익선상 2루타로 처리된 것에 대한 일종의 이의제기였다.

다른 포지션도 아니고 프로야구 30년 레전드 3루수 부문 올스타에까지 선정된 경험 많은 한대화 감독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3루 부근에서 일어난 파울, 페어타구 판정에 거듭 어필을 나온 이유와 논쟁의 중심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일반적인 파울과 페어타구의 구별은 야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그라운드 위에 'ㄴ'자 형태로 하얗게 그어진 선을 기준으로 90도 안으로 타구가 들어가면 페어볼, 그 밖으로 나가면 파울볼이다. 또한 하얀 선이 끝나는 외야 관중석 지점에도 노란 기둥(파울 폴)을 세워 페어와 파울의 경계를 명확히 가르고 있다.

규칙에 파울과 페어의 구별에 관해 복잡한 그림과 설명이 첨부되어 있지만, 굳이 다 읽어보지 않아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땅볼타구가 파울이냐 페어냐의 가름에 있어선 아주 중요한 기준이면서도 팬들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있는 포인트가 하나 자리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1루와 3루 캔버스 백 위쪽 공간에 자리한 모서리 지점의 존재다.

규칙상 땅볼타구의 파울과 페어 구별에 있어 1루와 3루는 판별의 도구인 동시에 명암을 가르는 기준점 구실을 한다.

1루와 3루를 기준으로 파울과 페어를 판단하는 기준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진 참조)

1) 땅볼타구가 1루와 3루를 지나기 전에 파울지역으로 나가 멈추면 파울볼이다. 그러나 처음 파울지역으로 나간 땅볼이라도 페어지역 안으로 들어와 멈추면 페어볼이 된다.

2) 땅볼타구가 1루와 3루를 지난 다음 파울지역으로 나가면 페어볼이다. 반대로 1, 3루를 파울지역 쪽으로 구른 타구가 나중에 외야쪽에서 페어지역으로 굴러들어오면 파울볼이다.

3) 1루와 3루에 타구가 맞았다면 당연 페어볼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땅볼타구의 방향이나 성질보다 1, 3루의 위치가 파울, 페어 판단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문제는 이것이 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알면 쉽지만 모르면 어려운 핵심 포인트가 한가지 더 있다.

1루와 3루 위쪽 공간을 땅볼타구가 할퀴고 지나간 경우, 타구가 지나간 궤적의 위치에 따라 타구의 신분은 판이하게 갈린다.

양일 간 한대화 감독의 어필을 불러온 상황 역시 땅볼타구가 3루 위쪽 공간을 물고 지나간 것으로서, 그 해석에 있어 심판과 생각이 달랐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눈으로 볼 때 1루와 3루가 페어지역 안으로 들어와 설치되어 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 (그래서 루에 타구가 맞으면 페어볼로 간주된다) 그리고 1, 3루의 한 쪽 면은 반드시 하얀색의 파울라인과 일치하도록 놓여져 있다.

여기에 파울라인과 겹쳐진 1, 3루 한 쪽 면의 양 끝인 90도 직각지점(모서리) 두 곳도 보일 것이다. 모서리 하나는 홈 플레이트 쪽에 가깝고, 다른 모서리 하나는 외야 쪽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바로 여기에 해법이 들어있다.

땅볼타구가 1, 3루 위쪽 공간을 타고 흐른 다음 외야의 파울지역으로 나갔을 때, 이 타구가 페어인지 파울인지를 구분 짓는 기준점은 1, 3루의 홈 플레이트 쪽이 아닌 외야 쪽의 90도 꺾어진 직각지점(모서리)이 된다. (이를 규칙에서는 A < 1루 외야쪽 모서리 > , B < 3루 외야쪽 모서리 > 지점이라고 부른다)

땅볼타구는 규칙상 A, B 지점을 지날 때 페어지역 안쪽을 통과해야 페어볼로 인정 받는다. 31일 SK 이호준의 바운드 타구가 크게 튀기면서 외야 파울지역으로 나갔으면서도 페어볼로 선언된 이유도 B(3루 외야쪽 모서리) 지점을 기준으로 타구가 페어지역 안을 통과한 다음 외야로 빠졌다는 3루심의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만일 B 지점을 지나기 이전, 타구가 파울지역 쪽으로 휘었다고 판단을 했다면 3루심의 콜은 파울볼이 되었을 것이다.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홈런타구의 비디오 판독에 실시에 이어, 페어와 파울타구의 판별까지 리플레이 화면을 이용한 판정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외야 선상에 뜬 플라이타구가 선을 물고 떨어졌는지 아닌지를 가려낼 수는 있어도, 지금까지 살펴본 유형(땅볼타구가 선을 물고 외야 파울지역으로 굴러간 경우)의 파울, 페어 구분은 비록 비디오 판독 과정을 거친다 해도 시시비비를 가려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가상의 공간인 스트라이크 존에 투구가 걸쳤느냐 아니냐를 가지고 갑론을박이 일곤 하는 것처럼, 가상의 루 위쪽 공간 모서리인 A,B 지점 안쪽이냐 바깥쪽이냐 하는 선택은 전적으로 심판원의 시야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인간적(?) 문제인 것이다.

윤병웅 KBO 기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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