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발' 트레이드, 그 3년의 족적

2011. 8. 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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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철 기자] 트레이드 마감 시간까지 3시간을 남겨두고 또 하나의 빅딜이 터져나왔다.

넥센 히어로즈의 베테랑 승리 계투 송신영(35)과 선발진 한 축을 맡은 영건 김성현(22)이 LG 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17연패 불운'에 허덕이던 미남 투수 심수창(30)과 2005년 1차 지명 거포 유망주 박병호(25)가 턱돌이의 응원을 홈 팀 선수로 보게 되었다.

LG와 넥센은 지난 7월 31일 오후 9시 7분 경 "투수 송신영과 김성현이 LG로 이적하고 우완 심수창과 우타자 박병호가 넥센으로 이적하는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라고 발표했다. 사이에 끼인 금액이 없다는 것이 양 구단의 이야기.

2008년 좌초한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을 이어받아 해체 후 재창단 형식으로 출범한 히어로즈. 우리 히어로즈-히어로즈-넥센 히어로즈로 이름을 바꾸며 4년차 시즌을 맞고 있는 히어로즈는 그동안 페넌트레이스서의 경기력보다 무게가 기우는 트레이드로 인해 더욱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다.

시작은 2008시즌 후 좌완 에이스 장원삼이 좌완 박성훈과 현금 30억원의 반대급부로 이적하게 된 것. 물론 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없던 일이 되었지만 1년 여의 시간차 속에 2009년 12월 30일 트레이드가 확정되었다. 금액이 10억원 줄고 우완 김상수가 박성훈과 함께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는 조건으로.

▲ 장원삼 < - > 박성훈+김상수+20억원

장원삼-삼성 2시즌 45경기 17승 9패 평균자책점 4.02(1일 현재)

박성훈-넥센 2시즌 37경기 2패 평균자책점 5.22

김상수-넥센 2시즌 27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95

서울 연고권과 관련해 LG와 두산도 히어로즈 주축 선수들을 데려왔다. 애초 당시 신인 좌완이던 강윤구를 요구했던 LG는 차선책으로 이현승을 택했으나 의견이 엇갈리며 카드를 수정, 중심타자이자 주전 외야수인 이택근을 영입했다.

LG가 이택근을 받는 대신 현금 25억원과 포수 박영복, 외야수 강병우를 히어로즈에 넘겨주었다. 박영복은 이적 후 1군 기록이 없으며 강병우는 지난해 2타수 1안타 기록만을 남긴 뒤 올 시즌 중 방출되었다. 송신영+김성현 영입 이전에는 마무리 손승락 영입을 위해 현금 50억원과 1군급 선수까지 준비했던 LG다.

▲ 이택근 < - > 박영복+강병우+25억원

이택근-LG 2시즌 142경기 2할9푼 15홈런 69타점 21도루

박영복-넥센 2시즌 1군 출장 기록 없음

강병우-넥센 2시즌 11경기 5할(2타수 1안타) ※2011시즌 중 방출

삼성, LG와 함께 두산도 2009년 12월 30일 그해 13승을 올린 좌완 에이스 이현승을 받고 좌완 금민철과 현금 10억원을 넘겨줬다. 그나마 앞선 두 건에 비해 트레이드 무게가 평행을 이루는 트레이드.

당시 두산의 한 구단 관계자는 "이미 삼성과 LG로부터 현금을 확보했기 때문인지 우리와의 거래에서는 1군 필수 전력감 투수를 필요로 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금민철 거래 성사 이전 히어로즈는 이용찬, 고창성 등 두산의 젊은 필승 계투 요원을 언급하며 현금 10~15억원을 요구했다.

두산과 히어로즈의 거래는 결과적으로 쌍방에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두산 이적 후 팔꿈치-어깨-허리로 이어진 부상에 허덕인 이현승은 좌완 주축 선발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 생애 첫 완봉승을 올리는 등 좌완 에이스가 되는 듯 했던 금민철은 올 시즌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되었다.

▲ 이현승 < - > 금민철+10억원

이현승-두산 2시즌 75경기 5승 8패 5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87

금민철-넥센 2시즌 8승 16패 평균자책점 4.59

2010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마지막 남은 '좌완 3인방' 마일영이 한화로 트레이드되었다. 반대급부로 넥센에 둥지를 튼 선수는 사이드암 마정길. 마정길은 현금 3억원을 안고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마일영의 2009시즌 페이스가 좋은 편이 아님을 감안하면 가장 트레이드 가치가 대등했던 이적 거래였다. 그러나 김시진 넥센 감독은 당시 트레이드에 대해 안타까운 한 마디를 던졌다. "사이드암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마)일영이를 내줄 줄이야".

최초의 마씨 트레이드가 된 이 거래를 통해 마일영은 한화에서 왼손 계투로 뛰고 있고 마정길 또한 계투로 활약 중이다. 오히려 현재까지는 마정길의 기록이 더 좋은 것이 이채롭다.

▲ 마일영 < - > 마정길+3억원

마일영-한화 2시즌 85경기 3승 5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6.81

마정길-넥센 2시즌 101경기 4승 6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15

이후 넥센은 시간차를 두고 젊은 주전 3루수와 미래의 에이스를 롯데에 내줬다. 2010년 올스타 휴식기 이전 넥센은 주전 3루수 황재균을 롯데에 이적시키고 내야수 유망주 김민성과 2004년 2차지명 전체 1순위 출신 우완 김수화를 데려왔다. 김민성의 잠재력이 컸으나 네임밸류로는 분명 기울어지는 트레이드였다.

시즌 후에는 우완 유망주 고원준이 계투요원 이정훈, 외야수 박정준의 반대급부로 떠났다. 현재보다 미래 가치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들의 갑작스러운 트레이드에 팬들의 반발도 컸다. 30개 구단 체제인 메이저리그의 스몰마켓팀이 아닌 이상 그 어떤 구단도 팀의 주력이 된 젊은 선수를 쉽게 내주지 않기 때문.

롯데는 히어로즈 덕택에 유격수 수비 소화도 가능한 호타준족 내야수와 잠시 마무리로도 뛴 전도유망한 선발 요원을 얻었다. 넥센에서는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망주 김민성의 미래 가치를 주목할 만 하다.

▲ 황재균 < - > 김민성+김수화

황재균-롯데 2011시즌 71경기 2할8푼6리 6홈런 36타점 2도루

김민성-넥센 2011시즌 76경기 2할4푼3리 2홈런 17타점 7도루

김수화-넥센 2011시즌 1군 기록 없음

▲ 고원준 < - > 이정훈+박정준

고원준-롯데 2011시즌 26경기 4승 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86

이정훈-넥센 2011시즌 19경기 2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5

박정준-넥센 2011시즌 29경기 2할4푼1리 5타점

그리고 또 하나의 트레이드가 터졌다. 이전에도 넥센 주전 선수들에 대한 타 팀의 물밑 작업이 수면 아래 백조의 발놀림처럼 바빴다. 곧바로 팀 전력의 상승을 원하는 다른 구단과 조금 더 수월한 운영을 꾀하는 히어로즈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면 올 시즌 후에도 트레이드 거래가 성사될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

선수들이 지닌 미래가치 등이 아닌 현 시점에서 트레이드를 보자. LG는 개인 17연패 중인 우리나이 서른 한 살 투수와 통산 1할9푼의 스물 여섯 살 오른손 타자를 보내고 넥센의 만 35세 베테랑 승리계투와 3연속 퀄리티스타트 및 당일 선발승을 거둔 만 22세 3선발 투수를 데려왔다. 단순히 현 시점에서 추가 기울어지는 트레이드인지 쌍방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트레이드인지는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판단에 달렸다.

야구는 알 수 없듯이 트레이드 손익의 결과도 알 수 없다. 위에 언급된 트레이드 중에도 사람들의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경우가 있다. 트레이드 시장의 문이 닫히기 직전 몸을 던진 '슬라이딩 도어즈'와도 같은 LG와 넥센의 2-2 트레이드. 완전한 정산이 끝나는 날 어느 팀이 웃음을 지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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