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베이스볼] 짐싼 오넬리 눈물만 뚝·뚝·뚝

2011. 6. 2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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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버 공시 된다는 소식에 충격라커문 이름표 보다 눈물 주르륵내년 전훈 얘기하며 들떠 있었는데…

아무때나 전화해 월권 행사하는 '그 분'캠프선 격려금 대신 독설 뿜는 '그 분'A구단 코칭스태프, 아∼ 뒷골 당겨요

한국야구 적응력 '짱'인 알드리지김감독 "0-2서 왜 안치냐?" 물으니"한국타자들도 안치던데요" 해요, 헐!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해요. 지난 주말 3연전 12게임 중 단 1경기 밖에 열리지 못했어요. '비 오면 공 친다'는 말이 딱 맞아요. '천연 돔구장'이라던 대구구장에도 비가 연일 쏟아졌으니 더 말하면 뭐해요. 이번 주도 비 소식이 제법 예정돼 있어 '비(雨)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각 팀의 운명을 가를 것 같아요. 굵은 빗줄기 속에 그라운드는 썰렁했지만, 뒷얘기만큼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한주였어요.

○퇴출 예감한 오넬리의 눈물

한 팀의 '소모품'이라는 외국인 선수. 하지만 우리네 정서가 그렇지 않죠. 자기밖에 모르고 한국 야구를 깔보는 일부 용병이라면 모를까, 국내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마음씨 착한 용병들은 어느새 '동료'가 되기 마련이에요. 한화의 '육손 용병' 오넬리 페레즈도 그랬어요.그동안 동료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나 프런트와도 스스럼없이 지내고 잘 어울리면서 정을 많이 쌓았어요. "50세이브를 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잊어버린 게 문제였지만요. 그러니 27일에 웨이버 공시가 된다는 소식은 오넬리에게나 선수들에게나 충격적이었죠.하루 전날인 26일에도 매니저가 차마 "짐 싸라"는 말은 못 하고 "2군에 내려가야겠다"고 통보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오넬리도 대충 상황은 알고 있었겠죠. 사실상의 방출을 앞뒀다는 걸 말이에요.오넬리는 통보를 받은 후 아무 말 없이 라커문에 붙은 자신의 이름표를 하염없이 바라봤대요. 그러다 양쪽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고요. 그 광경을 목격한 건 베테랑 선수 두 명 뿐인데, 오넬리가 눈물을 훔치며 어디론가 사라지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고 해요. 벌써부터 내년 전지훈련 얘기를 하면서 들떠 있었다는 오넬리. 그동안 한국에, 그리고 한화에 정이 많이 들었나 봐요.

○'그 분'의 전화

사장, 단장이 아니에요. 그 윗선이에요. 백번 양보해 야구단에 대한 뜨거운(?) 애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런데 표현 방법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어요. 시도 때도 없이 전화 돌려요. "누구를 왜 써?" "걔 대신 딴 선수를 써 봐." 월권도 이런 월권이 없어요.전화 받는 코칭스태프는 스트레스 '팍팍'이에요. 전화벨 울리면 혹시 '그 분' 전화일까 노이로제 걸릴 정도래요. A구단 이 분에 대한 얘기는 입소문을 타고 다른 구단 사람들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아요. 윗분이 그러니 사장 단장이 받는 압박감도 상상을 초월해요.이런 분위기는 아래로 고스란히 전달돼요. 프런트는 프런트대로, 현장은 현장대로 분위기가 말이 아니에요. 하기야, '그 분'은 원래 독특한 분이에요. 격려차 스프링캠프 방문해요. 다른 구단 '윗분'들은 봉투 내놓고, "열심히 해 달라"고 말도 짧게 해요. 당연히 박수 받아요.선수들은 언제 오시나 기다려요. 하지만 이 구단 '그 분'은 달라요. 격려금 대신 일일이 선수들 손 잡으며 독설 뿜어요. "올해도 지난해처럼 하면, 올시즌 끝나면 방출이다"는 협박성(?) 코멘트는 기본이에요. 칭찬이 열이면 질책은 백이에요. 곁에 있는 사람 듣기 민망한 소리 연달아 쏟아내요. 다른 팀에 있는 격려금은 당연히 없어요. 오래 몸 담은 사람들은 아예 그러려니 하고 포기한 분위기에요. 이러니 팀이 잘 나갈리 있겠어요.

○김시진, '알드리지, 그런 건 적응 안 해도 되는데…'

넥센 용병타자 코리 알드리지에게 한국과 미국야구의 차이점을 물으면, "우천 취소된 날"에 대한 얘기를 꺼내요. 한국에서는 비에 살짝 몸을 적셔가며 훈련을 하지만, 미국에서는 다 집에 간대요. 하지만 어느덧 한국식 야구에 익숙해져서, 이제 언제나 훈련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알드리지의 적응력은 놀라울 정도에요. 한식을 잘 먹는 것은 기본이고, 소맥(소주+맥주)도 문제없어요. 김시진 감독이 브랜든 나이트와 알드리지에게 갈비를 사준 적이 있었는데 '원 샷'으로 '벌컥벌컥' 이었대요.시즌 초반 알드리지는 '용병타자답지 않게 공격적으로 스윙을 하지 않는다'는 평을 들었어요. 그 이유를 김시진 감독이 물었대요. "왜 볼카운트 0-2에서 치지 않느냐"고요. 그랬더니 그것도 '너무 적응을 잘해서'였대요.알드리지 답하길, "한국타자들은 다 투 볼에서 안치던데요." 웃어야 하나요, 울어야 하나요. 김 감독은 "그래도 요즘에는 타격이 좀 나아졌다"며 미소를 지었어요.

○잠실구장 주차장을 노리는 검은손

LG 정의윤은 지난주 잠실에서 경기를 마친 뒤 황당한 일을 겪었어요. 누군가가 자신의 승용차 앞바퀴에 대못을 박아놓았기 때문이에요. 보험회사에 전화해 조치를 했지만, 어두컴컴한 밤에 이런 사실을 모르고 운전했다면 큰일 날 뻔했어요.정의윤은 "야구를 못하는 게 죄인지, 너무 황당해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웃어버리더군요. 이동현은 "올 시즌에는 잠실구장에 주차해놓고 구단버스 타고 지방원정 갔다왔을 때 누군가가 차 유리를 부수고 침입해 귀중품까지 훔쳐갔더라. 간도 얼마나 큰지 차에 놔둔 음료수까지 마시고 빈병만 바닥에 버리고 갔더라"며 웃었어요.그러자 "난 앞이 안 보이게 스프레이 페인트로 유리에 낙서까지 해놨더라"는 등 여기저기서 증언들이 튀어나왔어요. 이는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두산 선수들도 마찬가지래요. 선수의 차량번호를 아는 팬들이 도가 지나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좀도둑들이 활개를 치자 최근 잠실구장은 선수 차량 전용 주차공간을 따로 마련해 CCTV를 설치하기도 했어요.그러나 구장 밖은 어두운 데다 CCTV가 멀리 설치돼 있다보니 거의 무용지물이 되고 있어요.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잠실구장 사용료만 올려 받으려고 혈안이니 기가 찰 노릇이죠.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야구장이 이럴진대 지방구장은 더욱 열악하겠죠?[스포츠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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