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불펜운용..철학도 배려도 없다

2011. 6. 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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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 양승호 감독의 불펜 운용은 실패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 연합뉴스

양승호 롯데 감독이 투수진 개편을 위해 또다시 칼을 빼들었다. 이번에는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코리의 퇴출이다.

코리는 최근 부진으로 2군행을 명받아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양승호 감독 역시 지난 12일 "스카우트팀이 대체선수 물색을 위해 미국에 나갔다. 전문 마무리보다는 롱릴리프 역할의 투수를 선발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생각을 밝혔다.

롯데는 올 시즌도 오랜 고질병 가운데 하나인 '불펜 난조'에 허덕이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을 겪던 타선이 제 자리를 찾았음에도 선두권과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 역시 뒷문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양승호 감독도 부임 이후 불펜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 특히 롯데팬들은 양승호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투수운용을 문제 삼고 있다.

롯데는 시즌 초반, 고원준이라는 깜짝 마무리 카드를 손에 넣었다. 한화와의 개막전에 등판한 고원준은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완벽히 틀어막았고, 전문 마무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고원준이 자리를 잡아갈 때쯤, 양승호 감독은 변칙 투수운용을 지시했다. 바로 마무리 투수에게 긴 이닝을 맡긴 것.

고원준은 4월 12일 두산전부터 19일 한화전까지 일주일간, 4경기에 등판해 11이닝을 소화했고 투구수는 무려 148개에 달했다. 웬만한 선발투수 이상 가는 체력소모였다. 게다가 21살의 프로 2년차 선수가 짊어지기엔 버거워 보이는 등판일정이었다.

결국 혹사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고원준은 바로 다음경기부터 3경기 연속 실점하는 불안감을 노출하고도 1이닝 이상-20개 이상의 투구수 경기가 여전히 이어졌다.

5월 들어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자 양승호 감독은 고원준의 보직이동을 결정했다. 고원준의 빈자리는 선발 요원이었던 코리가 메우기로 했다.

영입 당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코리는 우려와 달리 선발 로테이션에서 어느 정도의 몫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위는 위력적이지 않았지만 코너 곳곳을 찌르는 면도날 제구력이 일품이었다. 코리는 4월 한 달간 1승 2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고, 35이닝동안 볼넷은 고작 4개만을 내줬다.

하지만 불펜으로 보직을 바꾸자 코리는 전혀 다른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5월 들어 3세이브를 챙겼지만 블론세이브도 4개나 내줬다. 그나마 거둔 2승도 승리를 날린 후에 얻은 행운의 승리에 불과했다.

양승호 감독은 코리 기용의 실패를 인정하기까지 한 달의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롯데가 5월에만 14승 1무 8패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결국 코리의 불펜행은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던 팀 상승세에 발목이 잡힌 셈이 되고 말았다.

또한 6개월간의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며 불펜 핵심요원들의 체력도 안배해야 하지만 양승호 감독의 운용은 내일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1이닝 스토퍼 역할인 셋업맨 김사율과 임경완, 강영식 등은 들쭉날쭉한 등판으로 컨디션 잡기에 애를 먹고 있다. 무엇보다 이기는 경기보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오른다는 것이 문제다. 전임인 로이스터 감독이 필승조와 패전 처리의 경계를 분명히 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지난 10일 한화전에서는 굳이 등판하지 않아도 될 셋업맨들이 일제히 모습을 보였다. 7회까지 7-2로 크게 앞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상황.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필승조인 임경완과 강영식을 잇따라 마운드에 올렸고, 김사율은 3실점하는 바람에 투구리듬을 망치고 말았다.

현재 롯데의 구원진은 4.6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리그 7위에 머물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평균자책점 5.95로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 여기에 홀드(13개)와 세이브(9개)를 비롯해 50%에 불과한 세이브 성공률은 리그 최하위다.

양승호 감독의 투수운용 철학은 아직까지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이대로 시즌이 진행된다면, 불펜투수들은 컨디션 난조와 체력적 어려움을 토로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코리 대신 마리아노 리베라급의 특급 마무리를 데려와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을 것 같은 게 롯데 불펜의 현주소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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